16년 전 경남 창원에서 발생한 택시기사 살인 사건으로 무기징역이 확정돼 복역 중인 우즈베키스탄 국적 보조로브 아크말씨의 재심 사건 네 번째 심문기일이 열렸다.
창원지법 형사2부(부장판사 김성환)는 16일 강도살인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아크말씨 측이 청구한 재심 사건 4차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이번 재판에서는 범행 도구로 지목된 흉기 판매 여부와 자백 경위를 둘러싼 수사 과정의 적정성이 핵심 쟁점으로 다뤄졌다.
증인으로 출석한 대산마트 운영자 A씨는 “가게에서 공업용 커터칼을 취급하거나 판매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A씨는 “10평이 채 되지 않는 마트에서 담배와 라면, 과자 등 생활용품을 주로 팔았고, 칼이나 가위 같은 공구류는 취급하지 않았다”며 “바로 옆 철물점에서 관련 물품을 판매해 별도로 들여놓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업용 커터칼을 본 적도 없고, 외국인에게 판매한 사실도 없다”고 말했다.
검찰이 당시 상황을 묻자 A씨는 “사건 자체를 최근에서야 알았고, 수사기관의 조사 여부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함께 출석한 A씨의 딸 역시 “당시 상황을 알지 못하며 공업용 커터칼을 판매한 사실도 없다”고 밝혔다.
아크말씨 측 박준영 변호사는 “범행 도구 구매 여부와 같은 핵심 진술이라면 별도의 진술조서로 남겨져야 하는데 관련 기록이 확인되지 않는다”며 수사 절차의 적정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당시 중부경찰서 형사였던 B씨에 대한 증인신문에서는 자백 경위를 둘러싼 수사 방식이 쟁점으로 부각됐다.
B씨는 조사 과정에서 다른 사건의 DNA가 확보된 것처럼 언급하며 추궁한 사실이 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는 “자백을 이끌어내는 과정에서 그런 말을 한 것은 맞다”면서 “수사를 하다보면 그런 경우가 있다”고 주장했다.
물리적 강압 여부에 대해서는 “폭행은 전혀 없었다”고 부인했다. 반면 아크말씨 측은 폭행과 협박, 회유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자백의 임의성을 문제 삼았다.
아크말씨는 법정에서 “시간이 지나면 돌아가게 된다는 취지의 말을 들으며 진술했다”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이에 대해 B씨는 “직접적인 물증은 없었지만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는 취지로 말했다”며 “지금도 피고인이 진범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수사 기록 관리와 관련해서는 일부 자료 누락 가능성도 제기됐다. B씨는 “서부경찰서에서 넘겨받은 기록을 검찰에 전달한 것으로 안다”면서도 구체적인 경위에 대해서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당시 수사에 참여했던 또 다른 중부경찰서 형사 C씨의 증언에서는 통신 기록의 한계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C씨는 통화내역 분석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 “통신 기록만으로는 정확한 위치를 특정할 수 없다”고 진술했다. 이는 통신 기록이 통화 시점과 기지국 접속 정보를 확인하는 데 그쳐 특정 장소에 있었는지를 직접 입증하기는 어렵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 사건은 2009년 3월 창원시 명서동 주택가에 주차된 택시에서 50대 기사 박모씨가 숨진 채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아크말씨는 이후 다른 사건으로 체포돼 조사받던 중 해당 사건을 자백해 기소됐고,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재판부는 다음 달 7일 심리를 이어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