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MS 피해자 메이플, 정의를 외치다… '이제 새 출발'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총재 정명석 징역 17년 확정

더시사법률 김혜인 기자 |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총재 정명석 씨가 성폭행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17년형을 확정받은 9일, 피해자 중 한 명인 홍콩 국적의 메이플(30)이 "드디어 정의가 살아있음을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메이플은 "이제는 더 이상 피해자가 나오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마음이 한결 가볍다"고 말했다. 그녀는 "홍콩에서 이 문제로 인해 정신적으로 매우 힘들었고, 뉴스가 퍼지면서 직장도 구하지 못해 앞날이 막막했다"며 "이제 모든 것이 끝났으니 새롭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그녀는 또 "다른 피해자들에게 '저도 이겨냈으니 여러분도 힘내세요'라고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JMS 피해자 지원 단체 '엑소더스'를 이끌어온 김도형 단국대 교수와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의 연출을 맡았던 조성현 PD도 참석해 JMS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함께 나눴다.

 

김 교수는 2심에서 정 씨의 형량이 23년에서 17년으로 감형된 점을 지적하며 "성폭행범이 범죄를 저질렀는데 증거가 하나 줄었다고 형량이 낮아지는 것이 말이 되냐"고 비판했다. 그는 재판부가 디지털 증거의 무결성을 문제 삼아 일부 증거를 배제한 점을 언급하며, 이 과정에서 피해자가 제시한 녹음 파일이 원본이 아닌 복사본으로 제출된 탓에 증거 능력이 일부 제한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JMS와 관련된 다른 피해자 10명의 사건도 대전지법에서 재판이 진행 중이다. 김 교수는 "아직도 9명의 피해자가 남아 있으며, 이 중 7~8건이 기소 의견으로 송치될 예정"이라며 수사와 재판의 신속한 진행을 촉구했다.

 

조성현 PD는 기자회견에서 "왜 외국인 여성이 이런 싸움의 중심에 서야 했는지 우리 사회에 질문을 던지고 싶다"며, "성적 피해를 입은 여성이 낙인찍히는 현실이 얼마나 그들을 힘들게 했는지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메이플은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에 직접 출연해 자신의 피해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그녀가 당시 공개한 녹취록은 정 씨의 재판에서 핵심 증거로 사용되었다.

 

한편, 김 교수는 JMS 신도들에 의한 2차 가해 문제를 언급하며 "피해자들에게 고소 취하를 강요하거나 협박하는 행위가 계속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피해자들이 가장 괴로운 점은 수사와 재판이 늦어지는 것"이라며, 절차가 더 신속하게 진행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