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앞두고 자녀 숨긴 약혼녀… 중형차·명품 사줬는데 돌려받을 수 있나“

결혼을 앞두고 약혼녀가 자녀가 있다는 사실을 숨긴 경우, 법적으로 어떤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한 청취자(A 씨)가 "약혼녀가 자녀가 있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돼 혼란스럽다"는 사연을 보냈다.

 

A 씨는 "바쁘게 살다 보니 어느새 마흔을 넘겼다. 이 나이에 새로운 인연을 만나는 게 쉽지 않았는데 지인의 소개로 한 여성을 만났다"고 밝혔다.

 

그는 "막상 만나보니 너무 괜찮은 사람이었고, 서로 금세 가까워져 결혼 얘기도 오갔다"며 "부모님도 마흔 넘은 아들이 결혼한다니까 너무 좋아하셨다. 상견례를 하자마자 그녀에게 중형차와 명품 가방을 선물해 주셨고, 저도 예비 장인어른께 명품 시계를 받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새 차를 타고 첫 드라이브 도중 약혼녀의 휴대전화에 "이번 달 양육비는 왜 안 보냈냐"는 문자가 도착했고, 약혼녀에게 전 남편 사이에서 낳은 세 살 아들이 있었고, 전남편이 양육 중이었다. 이에 A 씨가 따지자 약혼녀는 "물어보지 않아서 말하지 않았다"고 답했다고 한다.

 

A 씨는 . A 씨는 약혼녀가 일부러 숨긴 게 아닌가 싶어 믿음이 확 깨졌다며 "이 결혼을 없던 일로 하고 싶다. 한 가지 걱정되는 건 우리가 피임 없이 관계를 가진 적이 있는데, 혹시라도 약혼녀가 임신하게 되면 제가 그 아이를 책임져야 하는 거냐"고 물었다.

 

이어 "만약 결혼하게 된다면 그녀가 전남편 사이에서 낳은 아이를 제가 키우게 되는 거냐? 법적으로 어떻게 되는 건지 궁금하다.

 

이런 상황에서 약혼자에게 뭔가 책임을 물을 수 있냐? 요즘 잠도 못 자고 정신과 상담까지 받고 있다"고 도움을 요청했다.

 

이준헌 법무법인 신세계로 변호사는 "이 경우 약혼을 파기할 수 있다"며 "자녀 유무는 혼인 결정에 중요한 요소로, 상대방에게 고지 의무가 있다. 약혼 해제 시 상대 여성의 과실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또 "혼인을 전제로 주고받은 예물(중형차, 명품 가방 등)은 돌려받을 수 있으며, 과실이 있는 쪽은 반환 청구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신적 손해에 대해서도 "정신과 상담 기록을 증거로 제출하면 위자료 청구 시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이 변호사는 약혼자의 임신과 출산에 대해 "혼인신고 전이기 떄문에 A 씨의 혼외자가 된다.

 

약혼자 측에서 먼저 인지 청구의 소를 제기해 A 씨를 자녀의 아버지로 인정되게 하고, 양육비를 청구한다면 A 씨는 양육비를 지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혼인이 성립한 날부터 200일 후에 태어난 자녀가 친생자로 추정받기 때문에 혼인신고를 언제 하느냐에 따라 인지 절차를 거쳐야 할지, 그냥 자녀가 A 씨의 친생자로 추정될지 결정된다.

 

약혼자의 전혼 자녀는 복리 상 양육자가 변경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