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국적 취득으로 한국 국적을 상실한 사람이 국적 회복을 신청할 때, 병역 기피 의심만으로 이를 불허할 수 있을까.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는 A씨가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국적 회복 불허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법무부의 불허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단했다.
A씨는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상태에서 해외에서 학업과 연구 활동을 이어오다 2022년 7월 만 35세에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면서 한국 국적을 상실했다. 이후 같은 해 12월 국적 회복을 신청했다.
국적법은 외국 국적을 취득한 경우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법무부 장관의 허가를 받아 국적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A씨는 미국 입국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2차 심사를 받는 등 불이익을 겪어 시민권을 취득하게 됐으며,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연구기관에서 근무할 계획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법무부는 병역을 기피할 목적으로 국적을 상실한 것으로 의심된다며 국적 회복을 불허했다. 국적법은 병역을 기피할 목적으로 국적을 상실하거나 이탈한 경우 국적 회복을 허가하지 않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A씨는 행정심판에서도 받아들여지지 않자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국적 회복 허가가 원칙적으로 법무부 장관의 재량에 속하는 사항이라고 보면서도, 병역 기피 목적을 이유로 불허하려면 객관적 근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외국 체류 목적과 국적 취득 및 상실의 경위, 취득 이후의 행태 등을 종합해 국적 상실 당시 병역 기피 목적이 인정될 만한 사정이 있어야 한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A씨가 청소년 시절부터 해외에서 학업과 연구를 이어온 점과 2016년 미국 영주권 취득, 2021년 시민권 신청 경위 등을 함께 고려했다. 미국 입국 과정에서 불이익을 겪어온 사정도 반영됐다.
특히 A씨가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시점에는 이미 병역 의무가 면제되는 연령을 지난 상태였다는 점을 중요하게 봤다. 병역법은 일정 연령이 지나면 현역 입영 의무가 면제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국외여행허가 기간 중 국내 체류가 있었던 사정은 병역 의무 이행 의사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면서도 “그 사정만으로 병역 기피 목적이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병역을 기피할 목적으로 국적을 상실하거나 이탈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막연한 의심만으로 국적 회복을 불허한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