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특검, 임종득 의원실 압수수색 시도…국민의힘 반발

국회 의원실 압수수색 놓고 여야 격돌
특검팀 "수사 필요", 국민의힘 "망신주기식 보복"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조사 중인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11일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의 국회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했으나, 국민의힘의 집단 반발로 영장 집행이 지연됐다.

 

특검은 이날 오전 임 의원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909호)을 압수수색하려 했으나, 국민의힘 의원들과 당직자 10여명이 사무실 앞을 막아서면서 한동안 진입이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이후 오전 11시 4분쯤 사무실에 진입했다.

 

앞서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특검의 압수수색 시도가 알려지자, 의원들에게 긴급 메시지를 보내 “모두 임종득 의원실 앞으로 모여 달라”고 요청했다.

 

현장에는 유상범 원내운영수석부대표, 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 장동혁 법사위 간사, 군 출신 한기호·강선영 의원 등을 포함해 나경원, 조정훈, 임이자, 엄태영 의원 등 다수의 국민의힘 인사들이 집결해 항의에 나섰다.

 

임 의원은 2023년 7월 31일, ‘VIP 격노설’이 불거진 당시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회의에 안보실 2차장 자격으로 참석한 인물이다. 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해병대 수사단의 ‘과실치사 혐의 송치’ 방침에 격노해 사건 이첩이 무산됐다는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압수수색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이를 “야당 탄압”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나경원 의원은 “의원직 수행 전 일로 의원실을 압수수색하는 것은 명백한 정치적 망신주기”라며 “절차대로 하라는 요구”라고 말했다.

 

송 위원장 역시 “임 의원에 대한 수사는 대통령실 근무 당시의 일”이라며 “압수수색이 필요하다면 국회가 아니라 대통령실을 먼저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검의 무차별적 압수수색은 정치보복이며, 국민과 함께 분노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한 “국회의원은 헌법기관”이라며 “국회 사무처가 아무런 조건도 없이 영장 집행을 허용한 점에 대해서도 정치적 책임을 따지겠다”고 경고했다.

 

특검팀은 이번 압수수색이 채 상병 순직 사건의 진상 규명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여야 간 갈등이 고조되며 특검 수사에 대한 정치적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