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개혁 3법 통과…박준영 변호사 “사법 기능 위축 가능성”

법 왜곡죄 도입에 고소·고발 남용 될수 있어
사법개혁 3법 통과에 수사·재판 독립성 우려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추진된 이른바 ‘사법개혁 3법’ 입법이 지난 2월 28일 국회를 통과하면서 1987년 헌법 개정 이후 유지돼 온 사법 체계가 약 39년 만에 큰 변화를 맞게 됐다.

 

이번 입법에는 ▲재판소원 제도 도입 ▲대법관 정원 확대 ▲판사·검사의 법 왜곡 행위 처벌 규정 신설 등이 포함됐다. 사법 통제 구조 전반이 바뀌는 만큼 제도 시행 이후 파장에 대한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먼저 헌법재판소법 개정으로 재판소원이 가능해지면서 대법원 판결 이후에도 헌법재판소에서 재판의 위헌 여부를 다툴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은 확정된 재판을 대상으로 하며 △헌재 결정에 반하는 취지로 재판해 기본권을 침해한 경우 △헌법과 법률에서 정한 적법절차를 거치지 않고 기본권을 침해한 경우 △법원 재판이 헌법·법률을 위반해 기본권 침해가 명백한 경우 등이 해당된다.

 

재판소원은 판결 확정일로부터 30일 이내 제기해야 하며 헌재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할 경우 최종 결정 전까지 해당 판결의 효력이 정지될 수 있다. 정부는 위헌 여부 검토와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법을 공포할 예정이며 시행 이후 접수되는 사건부터 적용된다.

 

법조계에서는 제도 시행 초기부터 재판 결과에 불복한 당사자들이 판결 집행을 지연하기 위한 수단으로 재판소원을 활용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민사 명도소송이나 강제경매 사건에서 패소 당사자가 헌법소원을 제기할 경우 판결 효력과 후속 절차가 지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행정소송을 통해 확정된 징계나 영업정지 처분 역시 재판소원 대상이 될 수 있어 공공기관 인사와 행정 집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헌재가 판결을 취소한 이후 법원이 어떤 절차로 재심리를 진행할지에 대한 구체적 규정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도 혼란 요인으로 꼽힌다.

 

헌재의 사건 부담 증가 역시 과제로 제시된다. 재판소원 도입으로 심판 사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재 인력 구조로는 대응이 쉽지 않다는 평가다. 헌재도 연구관과 심판 지원 인력 확충을 위한 예산 확보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함께 통과된 법원조직법 개정안은 현재 14명인 대법관을 26명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증원은 법 공포 후 2년이 지난 시점부터 매년 4명씩 3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이뤄진다.

 

이에 따라 재판연구관 등 보조 인력 확충과 시설·예산 부담 증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원합의체 운영 방식과 심리 구조 개편 역시 향후 과제로 남았다.

 

특히 새로 도입되는 ‘법 왜곡죄’를 둘러싼 논쟁도 이어지고 있다. 판사와 검사 등의 직무 판단을 형사처벌 대상으로 삼을 경우 재판과 수사 과정에서 재량 판단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다.

 

 

국무총리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회 소속 박준영 변호사는 제도 도입 과정에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변호사는 지난 2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수사나 재판 결과에 불만을 가진 개인이나 세력이 고소·고발을 반복할 경우 ‘법 왜곡’ 혐의가 정치적 압박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정권에 불리한 수사나 판결이 내려질 때마다 왜곡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면 결국 위축되는 것은 수사기관과 법관의 소신과 양심일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재판소원 제도와 관련해 “헌법재판소가 재판을 취소할 경우 기존 확정 판결의 효력이 어느 시점에서 상실되는지 명확하지 않다”며 “형사 재심 제도와의 정합성 문제 등에 대한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 변호사는 “입법의 속도는 정치적 성과가 될 수 있지만 형벌 규정은 한번 도입되면 되돌리기 어렵다”며 “제도 도입 과정에서 구조적 공백과 혼란 가능성을 충분히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