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 청소년 유인해 간음한 30대...일부 혐의 무죄 왜?

아동복지법 위반 성립에 ‘고의’ 핵심
유사 판례와 동일한 판단 흐름

 

가출한 여성청소년을 유인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다만 재판부는 피해자가 만 18세 미만이라는 사실을 피고인이 인식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일부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 형사2단독(판사 최승호)은 미성년자 유인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씨(30)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법정에서 구속하고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A씨는 지난 2024년 3월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알게 된 가출 여성청소년 B양(17)을 강원 원주시로 오도록 한 뒤 모텔로 데려가 간음하는 등 미성년자를 유인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A씨가 피해자가 가출 상태의 미성년자임을 알면서도 접근했다고 봤다.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피해자의 나이를 정확히 알지 못했고 유인 행위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모텔 객실에서 녹음된 대화 내용과 두 사람이 주고받은 메시지 등을 근거로 해당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가출로 보호가 필요한 미성년자를 생활 근거지와 숙박업소로 불러내 보호자의 감독권과 피해자의 자유를 침해했다”며 “범행을 부인하는 태도를 보이고 피해 회복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별도로 판단했다. 아동복지법은 만 18세 미만을 아동으로 규정하고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거나 성적 학대에 해당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형사처벌을 위해서는 피해자가 실제로 미성년자라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피고인이 해당 연령 사실을 인식했거나 최소한 그 가능성을 인식·용인했다는 점까지 검사가 입증해야 한다.

 

실제로 2021년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은 당시 17세 피해자와 성적 접촉을 한 사건에서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실제 아동에 해당하더라도 외관상 연령을 명확히 구별하기 어려웠고, 피해자가 스스로 ‘18세’라고 말한 정황 등이 존재한다면 피고인이 만 18세 미만임을 인식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만 18세 이상만 가입 가능한 것으로 인식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만남이 이뤄진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에게 아동 인식에 관한 고의가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A씨와 변호인 역시 “피해자가 18세 미만이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고, 합의에 따른 성관계 과정의 일부만을 문제 삼아 기소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도 피해자의 외관과 당시 상황만으로 피고인이 피해자가 법률상 아동에 해당한다는 점까지 인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가출 당시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종합해도 피해자의 연령이 18세 미만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의 연령 인식을 합리적 의심 없이 입증했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