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형편이 어려워 사선변호인 선임이 곤란한 피고인을 위해 마련된 국선변호 제도는 형사재판에서의 방어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헌법적 장치다. 그러나 국선변호인과 국선전담변호인, 그리고 피해자를 지원하는 국선변호사 등 제도 간 구분이 명확히 알려져 있지 않고, 제도 운영 과정의 정보도 제한적이어서 혼선을 겪는 경우가 많다. <더시사법률>은 6일 대법원 법원행정처에 질의를 통해 국선변호 제도의 구조와 문제점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국선변호 제도는 필요적 국선변호와 청구에 의한 국선변호로 나뉜다. 필요적 국선변호는 형사소송법 제33조 제1항에 따라 피고인이 변호인 없이 다음 사유에 해당할 경우, 법원이 피고인의 의사나 경제적 사정을 불문하고 직권으로 국선변호인을 선정해야 한다. 그 사유로는 피고인이 구속된 경우, 미성년자, 70세 이상, 농아자, 심신장애 의심자, 사형, 무기 또는 단기 3년 이상 징역·금고형 해당 사건 등이 포함된다. 청구에 의한 국선변호는 피고인이 경제적 곤궁 등을 이유로 법원에 선정을 신청하는 방식이다. ‘국선변호에 관한 예규(재형 2003-10)’ 제6조에 따라 월평균 수입이 270만 원 미만이거나 국민기초생
장애인시설에서 근무하던 60대 생활지도교사가 지적장애인을 폭행한 혐의로 약식기소된 뒤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으나, 항소심에서 무죄 판단을 받았다. 춘천지방법원 제1형사부(심현근 부장판사)는 지난달 26일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60)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5일 밝혔다. 앞서 A 씨는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3단독 재판부에서 벌금 100만 원을 선고받았으나, 이에 불복해 항소했다. A 씨는 강원 원주의 한 장애인생활시설에서 생활지도교사로 근무하던 중, 1급 지적장애를 가진 거주자 B 씨(39)가 다른 사람의 과자를 빼앗아 입에 가득 물자, 그의 볼을 꼬집고 뺨을 세 차례 때린 혐의로 약식기소됐다. A 씨 측은 1심 재판에서 “B 씨가 과자를 입안에 가득 물고 있어 기도가 막혀 질식할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한 정당행위였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목격자가 피고인이 피해자의 오른쪽 뺨을 꼬집은 상태로 왼쪽 뺨을 아주 강하게 세 차례 가격하는 장면을 봤고, 피해자는 당시 소리를 질렀다고 진술했다”며 “피해자가 입 안에 과자를 물고 있었다 하더라도 등을 두드리는 등의 다른 방법을 시도하지 않고 곧
서울 집값이 상승 흐름을 이어가자 2030세대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다시 거세지고 있다. 공급 부족과 금리 인하 기대감, 과거 문재인 정부 시절 급등 경험이 맞물리며 젊은 층의 '패닉바잉(Panic Buying)' 성향이 강화되는 모습이다. 4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 등) 생애 첫 매수자는 총 3773명으로, 전월보다 47명 늘었다. 전체 생애 첫 매수 건수는 600건가량 줄었지만, 2030세대만큼은 거래량이 오히려 증가했다. 연령별로 보면 20대 매수 건수는 651건으로, 월 기준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594건)보다 9.5%, 전년 동기(566건)보다 15.2% 증가한 수치다. 30대 역시 3116건으로 집계돼 6월 이후 3개월 연속 3000건대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40대 이상은 확연한 위축세를 보였다. 40대는 1105명으로 전월 1569명보다 크게 줄었고, 50대는 449명(전월 668명), 60대는 206명(전월 282명), 70대는 91명(전월 98명)도 모두 전월 대비 줄었다. 20~30대 매수세는 인기 입지에 집중됐다. 특히 강남권이 아님에도 '한강벨트'로 불리는 성동구가 247건으로
여야 지도부가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2일 각기 다른 일정으로 국민들에게 명절 인사를 전하며 풍요롭고 안전한 한가위를 기원했다. 정치적 입장은 달랐지만, 민생 안정과 국민 화합을 바라는 마음만큼은 공통된 메시지였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김병기 원내대표, 전현희·한준호·김병주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와 함께 서울 용산역을 찾아 귀성객들을 만났다. ‘더불어 풍요로운 한가위’라는 문구가 적힌 어깨띠를 두른 지도부는 기차에 오르는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며 안전한 귀향길을 당부했다. 정 대표는 “지난 명절은 불안한 시기였지만 이번 추석은 한층 안정된 분위기 속에서 국민들이 여유와 풍요를 느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추석을 계기로 국민 삶이 더 나아질 수 있도록 국회에서 민생 입법을 서두르고, 서민 가계와 직결된 현안을 챙기겠다는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같은 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송언석 원내대표 등 지도부와 함께 서울 동대문구 노인종합복지관을 찾아 송편 빚기 봉사활동을 했다. 장 대표는 행사에서 “경제가 어렵지만 더 나은 내일을 바라는 마음으로 함께 송편을 빚는다”며 “국민 모두가 따뜻한 명절을 보내시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이어 경동시장 청
윤석열 전 대통령이 내란 사건 관련 재판에서 보석으로 풀려나고자 했으나 법원이 이를 불허했다. 법원은 증거인멸 우려가 크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재판장 백대현)는 윤 전 대통령이 청구한 보석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형사소송법 제95조 제3호에 해당하는 증거인멸 염려가 인정된다”며 “같은 법 제96조가 규정한 보석 허가 사유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형사소송법상 제95조는 ‘필요적 보석’ 규정을 두고 있으나, 죄증 인멸의 염려가 있을 경우 보석을 허용할 수 없다고 정한다. 제96조는 재판부 재량에 따른 ‘임의적 보석’을 규정하고 있으나, 이번 사건은 그 요건에도 맞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가 3월 법원의 구속취소 결정으로 석방됐다. 그러나 지난 7월 내란 특별검사팀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넉 달 만에 재구속됐다. 이후 그는 지난달 19일 “방어권 보장과 건강상 이유”를 들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보석을 청구했다. 지난달 26일 열린 보석 심문에서 윤 전 대통령 측은 “주 4회 재판이 진행돼 증인신문을 준비하기 어렵다”며 “방어권이 무
윤석열 전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재판에 또다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22차 공판에서도 윤 전 대통령은 불출석했고, 재판부는 궐석재판으로 절차를 이어갔다. 이번 불출석은 지난 7월 재구속 이후 13회째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스스로 출석을 거부하는 경우, 재판 지연을 막기 위해 예외적으로 궐석재판이 가능하다”며 “출석 거부로 발생하는 불이익은 본인이 감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형사소송법 역시 정당한 사유 없는 불출석 시 궐석 상태 재판을 허용하고 있다. 특검팀은 강제구인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했다. 특검 측은 “윤 전 대통령은 최근 다른 재판에는 출석하면서 내란 재판에는 13회 연속 불출석했다”며 “선택적으로 출석 여부를 정하는 것은 국민 감정을 우롱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세 달간 정당한 사유 없이 불출석한 만큼 구인장 발부 등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주당 1회, 많게는 2주일에 3회씩 열리는 재판에 건강상 이유로 모두 참석하기 어렵다”며 “현재 진행 중인 재판은 위헌 요소가 다수 존재한다. 그 문제가 해소돼야만 출석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후 첫 국군의 날을 맞아 강력한 군 개혁 의지를 공식화했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를 정면 겨냥하며 “계엄의 잔재를 말끔히 청산하겠다”고 선언하고, 자주국방을 화두로 내세우며 군의 전면적 변화를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1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일부 군 지휘관들이 본연의 임무를 망각한 채 최고 권력자의 편에 서서 국민을 향해 총부리를 겨눴다”며 “그 결과 민주주의가 퇴행하고 민생경제가 파탄 났고 국격이 추락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로 인해 국민이 떠안은 피해는 헤아리기조차 어렵다”며 “헌법과 국민을 수호하는 군대로 재건하기 위해 민주적, 제도적 기반을 더욱 단단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직접 ‘계엄 잔재 청산’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취임 초기에는 계엄 사태에 소극적으로 대응했던 군인들을 특진시키며 민주적 시민의식을 에둘러 강조했으나, 이번에는 내란의 잔재를 뿌리 뽑겠다는 강도 높은 개혁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정부가 국정 안정기에 접어든 만큼 신임 국방부 장관과 군 수뇌부를 축으로 개혁 드라이브를 본격화하겠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이 대통령은 또 “군이 헌법 정신과 민주주의 가치로 무
취약계층을 위한 통신비 감면 제도가 시행되고 있지만, 여전히 5명 중 1명은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제도의 취지가 무색하게 신청 과정이 복잡해 노인과 중증장애인 등 실제로 도움이 절실한 이들이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황정아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통신비 감면 대상자는 총 1023만8384명이었다. 그러나 실제 혜택을 받은 인원은 818만9073명으로 79.9%에 그쳤다. 20%가 넘는 204만9311명이 지원을 받지 못한 셈이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놓친 혜택 규모는 상당하다. 1인당 월평균 감면액이 약 1만3000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이들이 6개월 동안 받지 못한 지원액은 1673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은 전기통신사업자의 보편적 역무 의무로 장애인과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에 대한 요금 감면을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 제도를 이용하려면 당사자가 직접 대리점이나 주민센터를 찾아가거나, 홈페이지 및 통신사 고객센터를 통해 신청해야 한다. 정보 접근성이 낮은 고령층과 이동이 어려운 중증장애인에게는 사실상 장벽이
검찰청 폐지와 기획재정부 분리 등을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30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이로써 내년 10월 2일부로 검찰청은 설립 78년 만에 문을 닫게 된다. 이에 대해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특별검사팀 파견 검사 40명은 “검찰청 폐지로 직접 수사 권한이 사라진 상황에서 특검 활동이 모순된다”며 일괄 복귀를 요청하고 나섰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정부조직법 개정안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설치법 공포안을 비롯한 법안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편에 따라 검찰청은 내년 10월 1일 법률 공포 이후 하루 뒤인 10월 2일 폐지되고, 수사 기능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으로, 기소는 공소청으로 이관된다. 기획재정부는 내년 1월 2일부터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로 분리되고, 환경부는 기후에너지환경부로, 여성가족부는 성평등가족부로 명칭이 바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폐지되고 방송미디어통신위가 신설돼 이진숙 위원장이 자동 면직된다. 한편 정부조직법 개편으로 검찰청이 폐지되자, 김건희 특검팀에 파견된 검사 40명은 이날 민중기 특별검사에게 입장문을 제출했다. 이들은 “정부조직법 개정으로 검사의 직접 수사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사태를 언급하며 전 부처와 산하기관의 보안·안전 시스템을 전면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특히 대통령은 “생각보다 엉터리인 경우가 많다”며, 재난 대비 ‘이중화’ 장치 미비 등 근본적 문제를 다시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각 부처는 조속히 시스템 정상화를 이루고, 행정망 공백을 악용한 해킹·피싱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이번 화재를 반면교사 삼아 국민 안전과 보안과 관련된 미비 사항을 선제적으로 점검·보완하라”고 언급했다. 이어 “대전 국정자원처럼 당연히 이중운영 장치가 있어야 하는데, 민간기업도 하는 걸 국가기관이 ‘하겠다’고만 하고 실제론 안 해온 것”이라며 “그걸 몰랐던 건 내 책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점검 방향도 구체적으로 주문했다. 그는 “매뉴얼대로 되고 있는지, 매뉴얼이 제대로 갖춰져 있는지 최대한 신속하게 철저히 점검하라”며 “문제가 되거나 점검 필요성이 있는 중요한 시스템은 전부 점검해 국무회의 전에 서면 보고하고, 다음 회의에서 점검 결과를 보고하라”고 했다. 또 “취임 직후 장마철 배수구·우수관 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