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마항쟁 참가 10대 구류 처분…60대 되어서 ‘무죄’ 판결

즉결심판…法 “교통방해 인정 증거 없어”
47년 만에 무죄…부마항쟁 재심 잇따라

 

1979년 부마민주항쟁 당시 시위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즉결심판을 받아 10일간 구류 처분을 받았던 당시 10대 청소년이 60대가 된 47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았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12단독은 1979년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구류 처분을 받았던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당시 경찰이 시위 참가를 이유로 도로교통법 위반을 적용했으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A씨는 1979년 10월 17일 오후 부산 중구 한 극장 앞 도로에서 열린 시위에 참여했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이후 즉결심판에 회부돼 10일간 구류 처분을 받았다. 당시 A씨는 미성년자 신분이었다.

 

A씨는 2022년 부마민주항쟁 진상규명 및 관련자 명예회복 심의위원회로부터 부마민주항쟁 관련자로 인정받은 뒤 재심을 청구했다. 그러나 당시 수사 및 재판 기록이 상당 부분 소실돼 적용된 정확한 죄명조차 특정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경찰이 A씨에 대해 교통 방해를 이유로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를 적용한 것으로 보면서도 실제 차량 통행 상황 등을 종합하면 교통에 지장을 줬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시위 참여 사실만으로 형사 책임을 인정할 수 없고 도로교통법 위반을 뒷받침할 증거도 없다고 밝혔다.

 

당시 부마항쟁 과정에서 경찰은 시위 가담 정도에 따라 참가자들을 A B C 등급으로 분류해 구속 기소 즉결심판 회부 훈방 조치 등을 달리 적용했다. A씨는 이 가운데 즉결심판 대상인 B등급으로 분류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지난달 부산지법 형사6단독은 같은 해 부산대 인근에서 부마항쟁 집회에 참여했다가 3일간 불법 구금됐던 B씨에게도 무죄를 선고했다. 부산지법 형사11단독은 같은 날 남포동 시위에 참여해 10일간 구류 처분을 받았던 C씨에 대한 재심을 현재 심리 중이다.

 

이들 사건을 포함해 부산지법에 접수된 부마민주항쟁 관련 재심 사건은 약 20건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