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뢰인의 공사이행보증금과 형사합의금을 보관하던 중 이를 사적으로 사용한 변호사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3단독 황지영 판사는 횡령 혐의로 기소된 변호사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모 법무법인 대표변호사로 재직하던 2019년 1월, 건축공사 및 부동산 개발업을 영위하는 B씨 사건을 맡으면서 범행에 이르게 됐다.
당시 A씨는 부산 동구 소재 병원 재건축 사업과 관련해 시행대행사 실질 대표 C씨와 함께 B씨 회사를 시공사로 선정하고 공사이행보증금을 법무법인 계좌에 예치하기로 합의했다.
세 사람은 해당 보증금을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없다는 내용의 이행합의서를 작성했고, 이에 따라 A씨는 같은 달 두 차례에 걸쳐 총 2억5000만 원을 보관하게 됐다.
그러나 A씨는 이 가운데 약 2억4290만 원을 개인적 용도로 임의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별도로 A씨는 2020년 2월 준강간 사건을 수임하면서 피해자와의 형사합의금 명목으로 받은 2000만 원 역시 보관 중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합의가 결렬됐음에도 해당 금액을 반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행위에는 사기가 아닌 횡령 혐의가 적용됐다. 특정 목적을 위해 맡겨진 금원을 보관하다가 임의로 사용한 경우 형법 제355조에 따른 횡령죄가 성립할 수 있으며, 변호사가 수임 업무 과정에서 의뢰인 자금을 유용한 경우에는 형법 제356조의 업무상횡령으로 가중 처벌된다.
또한 위임 사무 처리 과정에서 제3자로부터 받은 금전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임자에게 귀속되며, 이를 보관하는 지위에 있는 자가 그 취지에 반해 사용하면 횡령이 인정된다는 것이 확립된 법리다.
재판부는 A씨의 행위가 변호사로서의 신뢰를 중대하게 훼손했다고 판단했다.
황 판사는 “횡령 금액이 상당한 규모임에도 피해 회복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며 “재판 과정에서 도주까지 한 점을 고려할 때 죄질이 무겁다”고 밝혔다. 이어 “의뢰인의 사건 수행 과정에서 받은 합의금을 반환하지 않은 행위는 변호사와 의뢰인 사이의 신뢰관계를 정면으로 침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일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의사를 밝힌 점, 피고인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점 등은 양형에 반영됐다. 재판부는 피해 회복의 기회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보석 취소는 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