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와의 성관계는 당사자 간 합의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위법성이 부정되기 어렵다. 현행 법은 연령을 기준으로 보호 범위를 설정하고 있어 일정 연령 이하의 경우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이 같은 기준이 적용되는 상황에서 현직 경찰관이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고 파면 처분까지 받았다.
7일 경찰에 따르면 충북 충주경찰서는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한 혐의로 기소된 A경장을 파면했다. 파면은 경찰 징계 가운데 가장 무거운 처분이다.
A경장은 지난 7월 충주의 한 모텔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알게 된 여중생과 성관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경장은 합의에 따른 관계였다고 주장했지만, 피해자 측 신고로 수사가 진행됐다. 경찰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징계위원회를 열고 파면을 결정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미성년자와의 성관계는 단순한 합의 여부로 판단되지 않는다. 형법 제305조는 13세 미만 아동과의 성관계를 폭행이나 협박이 없더라도 의제강간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경우 피해자의 동의는 범죄 성립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13세 이상 16세 미만 청소년의 경우에도 성인이 위계나 위력을 이용해 성관계를 한 것으로 인정되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벌될 수 있다.
법원 역시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에서 동의 여부만으로 책임을 판단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2023년 서울고등법원은 SNS를 통해 미성년자에게 성적 행위를 요구하고 성착취물을 제작한 사건에서 피고인의 “자발적 참여였다”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아동·청소년 대상 성착취 범죄는 피해 회복이 어렵고 장기간 영향을 미친다”며 범행의 중대성을 지적했다. 또 미성년자의 의사 형성 과정 자체가 취약하다는 점도 고려했다.
공무원의 경우 형사 처벌과 별도로 징계 책임이 문제된다. 이번 사안에서도 형사 재판과 별도로 경찰 내부 징계 절차가 진행됐고, 그 결과 파면 처분이 내려졌다.
경찰공무원은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성실의무와 복종의무, 품위유지의무 등을 준수해야 한다.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는 공직자에 대한 신뢰를 크게 훼손하는 행위로 평가돼 중대한 징계 사유로 인정된다.
경찰 내부 징계 기준에서도 성비위는 해임이나 파면 등 조직에서 배제하는 수준의 처분이 내려지는 경우가 많다.
또 형사 재판에서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로 유죄가 확정될 경우 공무원 신분 유지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관련 법령에 따라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임용 결격 사유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미성년자 보호 규정의 취지를 고려할 때 성인과 미성년자 사이의 성적 관계를 단순한 합의 문제로 볼 수 없다고 설명한다.
김형민 변호사는 “미성년자와의 성관계는 합의 여부만으로 판단되는 문제가 아니라 연령 기준에 따라 형사 책임이 발생할 수 있는 영역”이라며 “특히 공무원 신분일 경우 형사 처벌과 별도로 징계 책임도 동시에 따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