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고층 아파트단지 화재가 발생해 최소 44명이 사망하고 279명이 실종된 초대형 재난으로 번졌다. 이번 화재는 1997년 반환 이후 최악의 참사로 기록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27일 외신에 따르면 전날 오후 홍콩 북부 타이포 구역의 32층 아파트단지 ‘웡 푹 코트’에서 발생한 화재 사망자는 44명까지 늘었으며 45명이 위중한 상태다. 또 내부에 갇힌 것으로 추정되는 279명은 실종 상태다.
화재가 난 아파트 단지는 8개 동으로 구성됐고, 2000가구에 약 4800여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8개 동 중 7개 동에 화재가 났고, 이중 4개 동은 약 10시간 만에 겨우 진화됐다.
3개 동은 16시간이 지난 현재까지도 불길이 계속돼 수색 작업이 아래층부터 진행 중이다. 소방당국은 고온으로 인해 고층부 접근 자체가 제한돼 진화 활동이 어려운 상태라고 전했다.
화재 당시 아파트는 지난해 7월부터 대규모 보수공사를 진행 중이었다. 원인 모를 화재가 난 이후 외벽에 설치된 대나무 비계와 안전망, 방화포 등으로 불길이 타고 올라가면서 화염이 7개 동으로 급속히 확산된 것으로 추정된다. 화재경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점도 피해를 키웠다.
홍콩 경찰은 과실치사 혐의로 공사업체 이사 2명과 엔지니어링 컨설턴트 1명 등 3명을 체포했다. 52세에서 68세 남성으로 확인된 이들은 보수공사 총괄 책임을 맡고 있었다.
홍콩 행정수반 존 리 장관은 이번 참사를 “대규모 참사”로 규정했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소방관과 희생자들에 대한 위로를 표했다. 또한 당국은 화재 직후 경보 단계를 최고 등급인 5급으로 올렸다. 이 등급은 2008년 몽콕 나이트클럽 화재 이후 처음이다.
이로 인해 다음달 7일 예정된 홍콩 입법회 선거도 불확실성이 커졌다. 참사 이후 모든 선거 관련 활동이 중단됐고, 존 리 장관은 선거 연기 가능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대형 인명사고로 번진 홍콩 아파트 화재로 인한 한국인 피해는 아직 파악된 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현재까지 파악된 우리 국민 피해는 없다”며 “현지 우리 공관은 홍콩 관계 당국과 소통하며 우리 국민 피해 여부를 지속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