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세 미만 아동을 강제추행한 경우 5년 이상 유기징역만을 규정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최근 의정부지법이 “성폭력처벌법 제7조 제3항은 과도한 처벌일 소지가 있다”며 제청한 위헌법률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 일치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문제가 된 조항은 ‘13세 미만의 사람에 대해 형법 제298조의 강제추행을 범한 경우 징역 5년 이상’으로 규정돼 있다. 의정부지법은 두 건의 아동 강제추행 사건을 심리하면서 “강제추행의 행위 유형은 매우 넓게 구성되어 있고, 벌금형 없이 최소 징역 5년만을 허용하는 현행 체계는 과도할 수 있다”며 직권으로 위헌 제청을 했다.
해당 사건의 피고인 A씨는 2021년 3월 학교 화장실에서 6세 아동의 얼굴을 양손으로 잡고 눈가에 입맞춤하는 등의 행위로 기소됐고 B씨는 엘리베이터에서 처음 본 7세 아동의 손을 쓰다듬듯 만지고 잡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헌재는 “13세 미만 미성년자 대상 강제추행의 법정형이 지속적으로 상향됐음에도 범죄 발생은 감소하지 않고 있다”며 “정신적·신체적으로 미성숙한 아동의 성적 정체성과 가치관 형성을 보호하기 위해 유기징역형만을 규정한 입법자의 판단은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아동의 보호 능력이 낮고 겉보기에는 경미한 접촉이라도 발달 과정에 중대한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행위 형태를 불문하고 비난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가 지난 26일 발표한 ‘2024년 성폭력 피해자 지원현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성폭력 상담소에 접수된 전체 피해자는 2022년 1만5416명, 2023년 1만5542명, 2024년 1만4874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19세 미만 아동·청소년 비율은 같은 기간 27.6%, 28.1%, 28.6%로 꾸준히 증가했으며, 2024년 피해자 1만4874명 중 13세 미만 피해자는 1405명으로 나타났다.
한편 2020년 5월 19일 이전 구 성폭력처벌법 제7조 제3항은 ‘징역 5년 이상 또는 3000만~5000만 원의 벌금형’으로 규정돼 있었다. 당시에는 사안의 경중에 따라 실형 대신 벌금형을 선택할 수 있었고 실제로 벌금형이나 집행유예가 선고된 사례가 존재했다.
그러나 2010년대 후반 이후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의 재범률, 범죄 건수 증가, 국민적 공분, 국제 기준에 부합한 피해자 보호 필요성이 함께 제기되면서 입법 논의가 급격히 강화됐다.
법무법인 청 곽준호 변호사는 “‘경미한 접촉’의 범위와 아동 보호 법익의 취약성 사이 간극이 오래전부터 문제로 지적되면서 벌금형이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다수 제기돼 왔다”며 “입법자가 강력한 처벌 체계를 도입했음에도 범죄가 감소하지 않는 현실은 아동의 취약성과 성적 자기결정권 보호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법정형 강화는 당연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또 “헌재는 과거 벌금형이나 낮은 형량이 아동 보호에 충분하지 않았다는 사회적 평가도 간접적으로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