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원대 휴대전화 대리점 투자 사기 사건과 관련해 불법자금 모집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모집책들이 1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법원은 이 사건에서 투자 모집 과정에 원금이나 확정 수익을 법적으로 보장하는 약정이 존재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유사수신행위죄 성립을 인정하지 않았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1단독(공성봉 부장판사)은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50대 A씨 등 16명에게 전원 무죄를 선고했다.
이들은 2018년 7월부터 2021년 4월까지 B씨가 운영한 휴대전화 판매점 공동점주 사업, 이른바 ‘셀모바일 판매점 사업’에 참여해 투자자를 모집한 혐의를 받았다.
검찰은 B씨가 고수익을 미끼로 289명으로부터 약 220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았고, A씨 등이 이에 공모해 불법자금 모집에 가담했다고 보고 2024년 이들을 기소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유사수신행위죄의 구성 요건인 ‘원금 또는 이를 초과하는 금액을 지급하겠다는 약정’이 있었다는 점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봤다.
재판부는 “일부 홍보 행위가 투자자에게 장기간 고수익이라는 착오를 일으킬 여지는 있지만, 이를 금전적 권리로서 원금이나 수익을 법적으로 보장한 약정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소사실에는 투자금 환불이나 지급 약정의 구체적 내용이 명확히 기재돼 있지 않아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2조는 인허가 없이 불특정 다수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면서 장래에 원금 또는 이를 초과하는 금액을 지급할 것을 약정하고 금전을 받는 행위를 유사수신행위로 규정한다. 이에 따라 수사기관은 ‘원금 보장 약정’의 존재를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입증해야 한다.
실제 판례도 단순한 고수익 홍보나 투자 권유만으로는 유사수신행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2023년 수원지방법원 여주지원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과 온라인 카페에 투자자 모집 글을 게시한 사건에서 “수익금을 지분만큼 나눈다”는 표현만으로는 원금이나 확정 수익을 보장한 의미로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2020년 의정부지방법원 역시 광고팩 구매 후 매일 광고를 시청하면 고수익이 난다고 홍보한 사건에서 “원금 보장을 언급한 적은 없고 매월 5% 수익이 난다고만 설명했다”는 피해자 진술을 근거로 무죄로 판단했다.
법무법인 태율 김상균 변호사는 “유사수신행위죄는 ‘원금 보장 약정’이 핵심 구성요건이기 때문에 단순한 고수익 홍보나 장밋빛 설명만으로는 처벌이 쉽지 않다”며 “법원은 실제로 원금이나 확정 수익을 지급하겠다는 법적 구속력 있는 약정이 있었는지를 중심으로 엄격하게 판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모집 과정에서 해당 약정이 계약서·문자메시지·녹취 등 객관적 자료로 남아 있지 않다면 형사책임을 묻기 어렵다”며 “투자자 입장에서도 분쟁에 대비해 원금 보장 관련 발언이나 문구를 증거로 남겨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