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잼민이’, 그리고 친구들(울산구치소)

 

우연히 지인의 친구인 너를 만났어. 너는 내 옆자리에 앉았었지. 다시 볼 일이 있을까 싶었던 나는 너를 멀리했지만, 한 번 두 번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다시 마주쳤고 그렇게 우린 친해지게 됐어.

 

성격도, 음식 취향도 모든 게 너무나 많이 닮아서 자주 함께 일상을 보냈는데 어느새 1년이라는 시간을 서로의 옆에 있게 됐네. 눈부시게 반짝이는 윤슬을 머금은 바다와, 그 바다의 수평선 위로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구름을 배경 삼아 이야기를 나누며 너의 웃는 모습을 보는 게 너무나 행복했었어.

 

하지만 나는 다가올 시련을 마주할 용기가 없었고, 애써 외면하고 멀리하려 했어. 힘듦을 둘로 나누면 힘든 사람이 둘이 되는 것뿐이라 생각해 너를 속였고, 혼자 모든 걸 짊어지고 너에게는 숨기는 게 옳은 거라 생각하며 나를 달랬어.

 

하지만 너를 힘들게 하기 싫어 했던 행동들이 오히려 더 큰 시련을 불렀고, 결국 나는 여기 구치소에 수감되어 너를 수없이 울리고 말았어. 변함없이 행복할 줄만 알았던 너의 일상을 아무런 준비도, 계획도 없이 무너뜨려 버려서 미안해.

 

겨울엔 유달리 남들보다 손이 차가워지는 너인데, 올 겨울에는 그 손을 잡아주지 못해 마음이 아파. 주고받은 수많은 편지 속에서, 또 면회 때 이야기한 것처럼 앞으로 다가오는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고 의미있게 사용하도록 할게. 나도 모르게 하루에도 수없이 너의 이름을 입 밖으로 내뱉곤 해.

 

너무 보고 싶지만 잘 참고, 올 한 해를 잘 버티고 이겨내 볼게. 그러다 보면 다시 함께 웃을 날이 분명히 올 거라고 믿어. 다시 너에게 돌아가서 옆에 있어 주지 못한 시간만큼 더 잘할게. 장애물이 나타나도 우리가 함께 손잡고 있다면 이겨낼 수 있다는 확신을 주고, 네가 혹시 스스로 보잘것없다고 느낄 때도 그 순간을 다시 빛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그런 남자가 될게.

 

그리고 현지, 대연, 모두들. 나와 함께 지내며 의심이 찾아오는 순간이 많았을 텐데, 그저 나를 믿으려고 애써줘서 고맙고 미안해. 나는 내 잘못을 숨기기에만 급급했고, 거짓으로 무마하려 들었고, 결국 모두에게 상처와 피해를 남겼어. 이 글을 빌려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전하고 싶어.

 

모두들 2026년 새해 복 많이 받고, 아프지 말고 좋은 일들만 가득하길 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