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비 3년째 끊겼는데… 밀린 양육비 외에 손해배상까지 가능할까

 

이혼 후 3년 넘게 양육비를 받지 못한 한 싱글맘이 전 남편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한지 도움을 요청했다.

 

지난 3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중학교 3학년 아들을 홀로 키우고 있는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씨는 이혼 당시 여덟 살이던 아들의 양육비로 전 남편과 매달 80만 원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혼 후 약 3년간은 약속된 양육비가 정상적으로 지급됐지만 이후 전 남편이 경제적 사정을 이유로 지급액을 줄이기 시작했고 결국 3년 전부터는 양육비 지급이 완전히 중단됐다는 설명이다.

 

양육비 미지급의 부담은 고스란히 아이에게 돌아갔다. A씨는 “아들은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야구선수를 꿈꾸며 야구클럽에서 훈련을 받아왔다”며 “하지만 양육비가 끊긴 뒤 훈련비를 감당하지 못해 6학년이 되면서 야구를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최근에는 아이가 영어에 관심을 보이며 학원에 다니고 싶다는 뜻을 밝혔지만 현재 다니는 학원비조차 빠듯해 추가로 보내주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A씨는 “아이에게 ‘안 된다’고 말해야 하는 현실이 너무 화가 나고, 모든 책임을 회피하는 전 남편이 원망스럽다”며 심경을 전했다.

 

A씨는 밀린 양육비를 받는 것은 물론 양육비 미지급으로 인해 아이의 꿈이 좌절되는 과정을 지켜봐야 했던 자신의 정신적 고통에 대해서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 법적 가능성을 문의했다.

 

이에 대해 우진서 변호사는 “미지급된 양육비를 지급받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다만 양육비 미지급 사실만으로 교육 기회가 상실됐다고 곧바로 연결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단순히 학원을 다니지 못했다거나 교육 기회가 줄었다는 사정만으로는 구체적인 손해가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우 변호사는 먼저 가정법원에 양육비이행명령을 신청할 것을 권했다. 그는 “이행명령이 있음에도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을 경우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나 30일 이내의 감치 처분이 가능해 실무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실제 법원도 양육비나 면접교섭과 관련한 분쟁에서, 단순한 미이행이나 갈등만으로 곧바로 불법행위 책임을 인정하는 데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창원지방법원은 면접교섭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사정이 있더라도 이미 가사소송법상 이행명령과 과태료 등 이행확보 수단이 마련돼 있고 당사자가 이를 활용해 조정까지 이른 경우라면, 위자료를 청구할 정도의 불법행위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창원지법 2020.5.28. 선고 2019나63024 판결).

 

법률사무소 로유 배희정 변호사 역시 “이미 판결이나 조정조서 등 집행권원이 있는 상태에서 양육비 미지급이 계속된다면, 이행명령과 감치, 담보제공명령, 일시금 지급명령 등 가사소송법상 수단을 단계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양육비이행관리원을 통한 소득·재산 조사와 추심 지원도 병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손해배상, 특히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청구는 문턱이 높다는 것이 공통된 설명이다. 양육비 미지급은 기본적으로 금전채무 불이행의 성격이 강해 이행명령이나 강제집행을 통해 해결하도록 제도가 설계돼 있다는 것이다.

 

단순한 미지급 사실만으로 불법행위가 성립했다고 보기는 어렵고 재산 은닉이나 고의적 회피, 법원 명령의 반복적 위반, 모욕적 언행 등 추가적인 위법 사정이 입증돼야 위자료 인정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야구를 그만두게 된 사정이나 학원 등록이 어려워진 상황 역시, 양육비 미지급과의 직접적인 인과관계와 손해액을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하는 만큼 법적 다툼의 여지가 크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실무적으로는 “손해배상을 먼저 따지기보다, 이행명령과 추심 절차를 통해 실제로 양육비를 받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고 조언한다.

 

그 과정에서 상대방의 고의적 회피나 위법 행위가 명확히 드러난다면, 그때 별도의 손해배상 청구를 검토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인 접근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