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남편의 정서적 학대를 견뎌온 여성이 딸의 가출을 계기로 이혼을 결심했다. 오랜 시간 억눌러온 감정이 한꺼번에 터지며 더 이상 혼인 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7일 방송된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따르면 A 씨는 어린 시절 부모를 여의고 이모 집에서 자란 뒤 독립을 위해 서둘러 결혼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첫 소개팅에서 만난 남성과 연애를 이어가다 임신까지 하며 가정을 꾸렸지만 결혼 생활은 기대와 달랐다.
남편은 강력계 형사로 연애 시절부터 강압적인 말투를 보였고 결혼 이후에도 태도는 달라지지 않았다. 사소한 일에도 고성을 지르고 A 씨와 아이에게 지속적으로 잔소리를 이어갔다.
A 씨는 “아이를 위해 참고 살았지만 남편의 차갑고 폭력적인 성향은 바뀌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특히 남편은 욕설과 언어적 폭력을 반복하면서도 신체적 상해가 남지 않도록 행동을 조절하며 “증거가 남을 짓은 하지 않는다”고 말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갈등이 생길 때마다 침묵을 택한 채 결혼 생활을 이어왔다.
전환점은 딸의 가출이었다. 대학생이 된 딸이 아르바이트로 번 돈으로 명품 지갑을 선물하자 이를 알게 된 남편이 크게 분노하며 두 사람에게 고성을 질렀고 결국 딸은 집을 떠났다.
A 씨는 “딸이 떠난 뒤 그동안 억눌러왔던 감정이 한꺼번에 터졌다”며 “평생 눈치만 보며 살아온 시간이 너무 억울했다”고 말했다.
이후 A씨가 이혼을 요구하자 남편은 재산 분할을 거부하며 사실상 “몸만 나가라”는 취지로 대응했다. 자신이 재산을 형성했다는 이유로 분할을 인정할 수 없고 법적으로도 이혼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A씨는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해왔지만 본격적인 경제활동은 하지 못했다”며 “이혼이 가능한지, 재산분할을 받을 수 있는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법률사무소 로유 배희정 변호사는 “배우자의 반복적인 폭언과 정서적 학대는 경우에 따라 재판상 이혼 사유로 인정될 수 있다”며 “혼인 관계가 사실상 회복 불가능한 상태라면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서적 학대는 객관적 입증이 중요하다”며 “녹음, 메시지, 주변인 진술 등을 통해 장기간 반복성과 혼인 파탄 경위를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재산이 남편 명의로 형성됐더라도 혼인 기간 동안의 가사와 양육, 생활 유지 기여는 충분히 고려된다”며 “20년 혼인 기간과 기여도를 감안하면 분할 자체가 배제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분할 비율은 소득, 재산 형성 경위, 경제활동 여부 등을 종합해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배 변호사는 “반복적인 폭언과 모욕으로 정신적 고통이 인정될 경우 이혼과 함께 손해배상이 인정될 수 있다”며 “혼인 파탄에 이르게 된 경과 전반이 함께 고려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서적 폭력도 경우에 따라 가정폭력에 해당할 수 있다”며 “상황이 심각하다면 접근금지나 분리 조치 등 보호 절차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