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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망의 그때 그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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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판부 분석
  • [박진규의 수사반장] 천사의 도시 앙헬레스로 떠난 L 경감 ⓵

    L 경감은 경찰이 된 이후 거침없는 승진 가도를 달려온 엘리트였다. 2015년 30대 초반의 나이에 경감으로 승진한 후 주변의 부러움을 받았지만 정작 본인의 마음은 공허하였다. 그의 대학 동기들은 국정원에서 근무하거나 대기업에서 승승장구하고 있었고 가끔 그들이 부러울 때도 있었다. 하지만 외향적이고 적극적인 성격의 L 경감은 늘 도전과 모험을 꿈꿨다. 경찰이 된 후엔 승진과 성과가 최대의 모험이라 생각했지만 너무 이른 성공은 오히려 그의 갈증을 키웠다. 더 크고, 낯선 세계로의 도전이 필요해졌다. 새로운 목표를 찾아 나선 L 경감은 대학원 석사과정에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학문 속에서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 보고자 했던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눈길을 끄는 공고 하나를 발견했다. 필리핀 코리안데스크 공고였다. 코리안데스크는 필리핀 현지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벌어지는 강력범죄를 전담해 필리핀 경찰과 공조수사를 펼치는 곳이었다. 2000년대 들어 필리핀에선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강력범죄가 급증했고, 이에 2010년부터는 마닐라에 코리안데스크를 설치하고 경감급 베테랑들이 현지에 파견되어 직접 사건 수사에 뛰어들고 있었다. 하지만 L 경감이 본 공고는 마닐라 쪽이 아닌

    • 박진규 작가
    • 2025-04-11 15:49
  • [박진규의 수사반장] 김해 중부 경찰서 K 형사의 X-mas 산불

    2018년 12월 25일, 사람들은 연인, 가족, 친구와 함께 크리스마스의 설렘을 만끽하고 있었다. 도심은 캐롤로 가득했고 거리마다 반짝이는 전구와 붉은 리본이 도시를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가득 채웠다. 하지만 평화로움도 잠시, 하늘이 하얗게 변하고 있었다. 그건 하얀 눈이 아니라 연기였다. 김해시청 뒤편으로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하더니 점점 진해졌고, 어느덧 붉은 불길이 치솟았다. 깜짝 놀란 사람들의 시선이 멈춘 곳은 시내에서 불과 500미터에서 떨어진 김해시 구산동 분성산이었다. 다행히 헬기 6대가 곧바로 출동해 불길을 잡았지만 갑자기 발생한 산불은 시가 2,200여만 원 상당의 소나무를 소훼시켰다. 분성산은 형사 K가 근무하는 김해중부경찰서에서도 멀지 않은 곳이었다. 그리고 닷새 후, 분성산에서 또다시 불길이 올라왔다. 야간 산불은 낮보다 훨씬 더 치명적이었다. 헬기와 소방차 출동이 어려웠고 두 번째 산불의 피해는 더욱 커졌다. 겨울철 건조한 날씨에 산불이 나는 일이 드문 것은 아니었지만, 형사 K는 같은 장소에서 닷새 간격으로 벌어진 산불에 방화를 의심했다. 형사 K는 팀원들과 시청 공무원과 함께 분성산 일대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잿더미 속에서

    • 박진규 작가
    • 2025-04-04 17:00
  • 술통에서 발견된 여고생 사체… 잘나가던 ‘백화양조’ 어떻게 망했나

    1945년, 전북 군산에 한 주류회사가 설립되었다. 회사의 이름은 ‘백화양조’. 이 업체는 청주, 인삼주 등을 생산하면서 성장하기 시작했다. 이후 소주 공장을 신설하며 사세가 점점 커진 백화양조는 1970년대에 이르러 계열사도 여럿 거느리게 되는 지역의 대표적인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때는 1978년 5월, ‘백화양조’가 한참 전성기를 구가할 때였다. 그날도 보통날과 다름없이 공장 직원이 출근했고, 양조장을 둘러보던 중 직원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될 것이 술통 안에 들어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것은 바로 여고생의 사체였다. 군산 소재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던 B 양(당시 18세)이었다. 이 충격적인 사건으로 백화양조는 물론 지역이 발칵 뒤집혔다. 어떻게 된 일일까. 사체가 발견되기 한 달 전인 1978년 4월 8일, 백화양조 계열사 사장의 아들이었던 A군은 4시 30분쯤 오전 일찍 과외를 받으러 가는 B양을 불러 세웠다. 가난한 집안의 딸이었던 B양은 상당한 미모를 가지고 있어 주변 남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았고, A군은 군산 지역 재력가의 아들로 알려지며 또래들 사이에서 선망의 대상이었다. 이 둘은 초등학교를 나온 동갑내기로 서로 교제하던 사이였다. 그

    • 이소망 기자
    • 2025-04-04 16:43
  • [박진규의 수사반장] 당진 경찰서 형사 C의 자매 살인범 추적기 ⓶

    7월 2일 오전 충남 당진경찰서, 강력2팀의 형사 C는 긴급통신영장을 작성하고 있었다. 살해당한 두 자매 A 씨와 B 씨, 그리고 동생 A 씨의 연인이자 살인 용의자인 D 씨의 휴대폰에 대한 것이었다. 그 시각까지도 형사들은 D 씨의 행방을 전혀 알지 못했다. 형사들은 두 자매의 카드내역 확인을 위해 금융계좌 압수수색영장도 신청했다. 형사들은 세 사람의 통화내역과 자매의 카드 사용기록을 확인하면서 범인의 동선을 추적할 계획이었다. D 씨가 두 자매의 신용카드를 훔쳐 간 상태였기 때문에 도피 중 해당 카드로 현금을 인출하거나 결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베테랑 형사들의 직감은 틀리지 않았다. 6월 26일 새벽 4시경 당진시의 한 편의점 ATM 기계에서 언니 B 씨 명의의 체크카드에서 30만 원이 인출된 기록이 확인됐다. 그리고 같은 날 대전에서 D 씨는 또 다른 ATM 기계에서 300만 원을 인출했다. 범인이 당진에서 범행 직후 곧바로 대전으로 도주했다는 증거였다. D 씨의 움직임은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7월 1일 밤 11시경에 D 씨는 다시 당진시의 한 은행으로 돌아와 129만 원을 추가로 인출해갔다. 당진경찰서 강력2팀 형사들은 재빨리 움직였

    • 박진규 작가
    • 2025-03-28 18:31
  • 커서 베풀고 싶다던 ‘러브하우스’ 그 소녀, 20년 후 살인범으로

    2002년 3월 당시 인기리에 방영 중이던 MBC 예능 프로그램 ‘신동엽의 러브하우스’에 한 소녀가 출연했다. 초등학교 6학년이었던 아이는 어려운 형편에 장애를 가진 부모를 도우며 살면서도 밝은 미소를 잃지 않았다. 방송국의 도움으로 허름했던 집이 화사하게 변신하자 “나중에 커서 어려운 사람에게 베풀며 살고 싶다”고 감사의 인사를 남기며 보는 이들에게 큰 감동을 안겼다. 그로부터 20년이 흐른 2022년 3월 29일, 착하기만 했던 소녀의 이름은 엉뚱하게도 인천지검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에 올라왔다. 인천지검은 도주한 두 명의 용의자를 공개수배 하는 방안에 대해 심의위에 의견을 물었고, 심의위는 피의자의 신상과 사진을 공개하기로했다. 공개된 용의자는 30대의 남녀로 그중 한 명이 바로 러브하우스에 나왔던 그 아이, 이모씨였다. 놀랍게도 이 씨가 받고 있던 혐의는 “살인”이었다. 불우한 환경에도 구김살 없이 자라던 소녀는 어쩌다 살인범이 되었을까. 사건 경위를 들여다보면 이렇다. 2019년 6월, 이씨는 자신의 남편 윤모씨에게 자신의 친구들과 계곡에 가자고 했다. 물놀이 멤버에는 이씨의 내연남 조모씨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씨의 남편은 수영을 할 줄 몰라 물놀이가

    • 이소망 기자
    • 2025-03-28 18:15
  • ‘인간극장’이 만든 스타, 강원도 산골소녀 영자의 비극

    강원도 삼척시 신기면의 깊은 산골, 첩첩산중 사무곡.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이 오지에서 영자양과 그녀의 아버지는 세상의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한 채 화전과 약초 캐기로 생계를 이어갔다. 영자는 초등학교에 입학해 1주일을 다닌 것이 전부였다. 1997년, 오지 전문 사진작가 이지누 씨가 이들을 찾아갔다. 이후 몇 차례 방문하며 부녀와 친분을 쌓았고, 1999년 한 잡지에 영자 부녀의 삶을 소개하는 기고문을 실었다. 이 글은 예상치 못한 파장을 일으켰다. 방송국들이 영자 부녀를 찾아 나섰고, 결국 2000년 7월, KBS 2TV의 ‘인간극장’에서 ‘그 산골엔 영자가 산다’라는 제목으로 5부작 다큐멘터리가 방영됐다. 도시인들은 산속에서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부녀의 모습에 열광했다. 영자의 순박한 미소와 소박한 삶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렸고, 전국에서 후원금과 선물이 쏟아졌다. 한 이동통신사의 광고에도 출연하며 영자는 하루아침에 스타가 되었다. 영자의 삶은 급격히 변했다. 초등학교조차 제대로 다니지 못했던 그녀는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서울에 상경하여 검정고시를 준비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녀의 아버지는 이러한 변화를 반기지 않았다. 그는 방송을 통해 “영자가 산골을 떠

    • 이소망 기자
    • 2025-03-21 16:59
  • [박진규의 수사반장] 당진 경찰서 형사 C의 자매 살인범 추적기 ⓵

    충남 당진경찰서 강력2팀 형사 C에게 2020년 7월 2일 자정에 걸려 온 전화 한 통은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전화를 걸어온 건 송산면 변사 현장으로 출동한 형사팀이었다. 현장에서 두 자매의 사체가 발견됐다며 빨리 현장으로 와달라는 요청이었다. 살인사건이었다. 형사 C는 강력2팀 팀장과 막내 형사와 함께 서둘러 현장으로 이동했다. 강력2팀이 있던 당진경찰서와 사건 현장이 있던 송산면까지는 차로 15분 정도의 거리였다. 짧은 이동 거리가 그날따라 유난히 길게 느껴졌다. 형사 C는 수십 가지의 가능성을 떠올렸고, 쉽지 않은 심각한 사건이 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에 휩싸였다. 형사 C는 사건이 벌어진 아파트 주차장에 주차한 뒤 동료 형사들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탔다. 엘리베이터는 7층에 멈췄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순간부터 숨이 턱 막혀왔다. 끈적한 공기와 함께 강렬한 악취가 밀려들었다. 변사 사건을 많이 겪어본 형사들도 속이 울렁거릴 만큼 견디기 힘든 냄새였다. 악취는 열려 있는 현관문 안쪽에서 뿜어져 나오는 냄새였다. 형사 C는 아파트 주차장에 차를 대고 동료 형사들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형사 C는 그 냄새만으로 사체의 부패가 심하다는 걸 알

    • 박진규 작가
    • 2025-03-21 15:16
  • “옆에 있는 사람은 죽거나 실명한다"… 죽음 부르는 희대의 악녀

    비극의 시작은 23년 전 봄이었다. 2002년 3월, 알 수 없는 이유로 실명이 된 한 남자가 뇌진탕, 화상, 자상을 연이어 입다 합병증으로 결국 사망했다. 그에게는 170cm의 키에 시원시원한 이목구비를 가진 아내가 있었다. 그녀는 남편의 이름으로 든 세 개의 보험에서 총 2억8천여만원의 큰돈을 58회에 걸쳐 수령했다. 2002년 3월 남편이 사망한 이후, 그녀의 주변에선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친어머니, 오빠, 남동생 모두 실명을 하거나 화상을 입었고, 첫 번째 남편이 사망한 지 한 달 만에 만나 재혼한 두 번째 남편 역시 골절상, 실명, 화상 등의 상해를 입고 결혼한 지 9달이 채 되지 않았던 2003년 2월 사망했다. 2002년부터 2005년까지 그녀와 관계된 사람 중 5명이 사망하였고, 친어머니와 오빠, 남동생, 가사 도우미 등은 화상을 입거나 실명하는 등의 사고를 당했다. 잇단 상해, 사망 사건의 중심에 있는 이 여인이 바로 단군 이래 최악의 악녀로 불리는 엄모씨다. 엄씨가 2005년 4월 경찰에 검거되며 그녀 주변에서 끊이지 않고 일어나던 사건 사고도 멈췄다. 모든 사건의 범인이 바로 그녀였기 때문이다. 범죄 심리학자들 사이에선 엄씨가 역대 최악

    • 이소망 기자
    • 2025-03-14 17:29
  • [박진규의 수사반장] 형사 J 가 잊지 못하는 불쌍한 보험살인 피해자

    경기도 성남시 수정경찰서 강력반에서 형사 생활을 시작해 어느덧 30년 차 베테랑이 된 형사 J는 90년대 막내 형사 생활을 했던 때를 잊을 수 없다. 눈앞에 있던 살인범에게 칼부림을 당했던 기억 때문이다. 사건의 시작은 성남시 종합시장 인근의 한 허름한 모텔에서 시작됐다. 당시 감식 교육을 받기 위해 경찰중앙학교에 있던 형사 J는 반장의 다급한 연락을 받고 현장으로 복귀했다. 형사 J가 마주한 현장은 처참했다. 모텔방 한가운데 피투성이가 된 남자가 쓰러져 있었다. 칼로 38군데를 찔린 시신에서 흐른 피가 방바닥을 넘어 신발장까지 적시고 있었다. 살인의 이유는 금방 밝혀졌다. 해당 모텔은 단순한 숙박업소가 아니었다. 불법 도박장을 함께 운영하던 이곳에서 판돈을 잃어버린 도박꾼이 모텔 주인에게 돈을 꾸려다가 주인이 거절하자 무자비하게 난도질을 했던 것이다. 막내 형사였던 형사 J는 팀원들과 함께 범인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추적 끝에 형사들은 살인범이 의정부의 한 지인 집에 숨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수사팀 전원은 곧바로 의정부로 향했다. 검거작전을 앞둔 형사들은 고민에 빠졌다. 살인범이 칼을 들고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기 때문이다. 형사들이 들이닥친다

    • 박진규 작가
    • 2025-03-14 17:22
  • “가출 남편에 복수”… 아들 서울법대 집착한 엄마, 패륜 비극 불러

    2011년 3월 서울, 광진구의 한 다세대 주택에서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벌어졌다. 당시 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A군이 부엌에 있던 흉기로 어머니 B씨를 살해했다. 존속살해였다. A군은 어머니를 살해한 뒤 시신을 안방에 방치하고, 사체 부패 시 냄새가 집 밖으로 빠져나갈 것을 우려해 공업용 본드로 안방 문틈을 밀폐했다. 당시 집안에는 A군과 B씨밖에 없었다. 군의 아버지이자 B씨의 남편은 2006년경부터 별거 상태였다. 어머니를 살해한 뒤에도 A군은 평소와 같은 생활을 이어갔다. 오히려 B씨가 살아있을 때보다 생활 자체는 더욱 자유롭고 편안했다. B씨가 살아있을 땐 상상도 못했던 영화 감상을 했고, 온라인 게임에 빠져들었다. 친구들을 집으로 불러 라면도 끓여 먹고 여자 친구와 강릉으로 여행도 다녀왔다. B씨를 찾는 이웃과 친지들에겐 ‘어머니와 따로 살기로 했다’, ‘해외여행을 갔다’ 등으로 둘러댔다. 그 사이 A군은 수능시험도 치렀다. A군의 범행이 발각된 건 범행 시점으로부터 반년이 훌쩍 지난 11월이었다. 가족과 별거 중이었던 A군의 아버지가 이혼을 결심하고 B씨를 찾았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고, A군이 B씨가 해외여행을 갔다고 얼버무리자 광진구의 자택을 직

    • 이소망 기자
    • 2025-03-07 14:57
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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