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법정에서 소란을 일으키고 감치명령을 받은 변호인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사법부 제재 수단의 실효성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특히 법원이 내린 감치 명령조차 집행되지 못한 채 소멸되면서 제도적 공백에 대한 지적이 커지고 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이지영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달 21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측 변호인 권우현 변호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피의자의 주거와 가족관계, 사회적 유대,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 심문 과정에서의 진술 태도 등을 종합할 때 현 단계에서 구속 필요성과 상당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권 변호사는 지난해 11월 한덕수 전 국무총리 내란 사건 재판 과정에서 재판장의 퇴정 명령에 불응하고 “이게 대한민국 사법부냐”고 고성을 지르는 등 법정 질서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재판부는 즉시 감치 가능성을 경고한 뒤 총 20일의 감치 명령을 내렸다. 감치는 법정 질서를 침해한 경우 재판장이 즉시 발할 수 있는 제재로, 최대 20일까지 구금이 가능하다.
그러나 권 변호사는 감치 집행 과정에서 신원 확인을 거부했고 이후 법정에 출석하지 않으면서 소재가 파악되지 않았다. 현행 규정상 감치는 선고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만 집행할 수 있는데, 이 기간 내 신병 확보에 실패하면서 결국 집행이 무산됐다.
이후 법원행정처는 해당 변호인을 법정모욕 등 혐의로 고발했고 수사기관은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법정 질서 훼손 행위에 대해 즉각적 제재도, 사후적 형사조치도 모두 제한적으로 작동한 구조가 드러났다.
현행 제도상 감치 집행은 법원 직원이나 교도관, 경찰이 수행할 수 있으나, 대상자가 소재를 감추는 경우 신병을 강제 확보하는 절차는 명확하지 않다. 특히 경찰의 개입 범위와 권한이 구체적으로 정리되지 않아 집행 과정에서 혼선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이어진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사례가 단순한 개별 사건을 넘어 사법질서 유지 체계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정 내 위법 행위를 통제하기 위한 수단이 실제로 집행되지 못할 경우 재판 권위와 절차적 신뢰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청의 곽준호 변호사는 “감치 명령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신병 확보 절차를 보다 명확히 하고, 집행 권한과 책임 주체를 구체화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사법권의 권위는 선언이 아니라 집행에서 완성되는 만큼, 제재 수단이 현실에서 작동하도록 하는 장치 마련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