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저는 현재 사기 사건으로 1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받았습니다. 피해자는 12명이고 피해 금액은 약 14억 원입니다. 그중 1명과만 합의를 했습니다. 1심 재판은 불구속 상태로 진행됐습니다. 그런데 재판 기간 중 추가 범행이 발생해 사건이 병합되었고 피해자 수도 늘었습니다. 저는 동종 누범 상태였습니다. 제가 궁금한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재판 기간 중 추가 범행을 저질렀고 선고일에도 출석하지 않아 이른바 괘씸죄로 구형과 같은 형을 받은 것인지 궁금합니다. 항소심에서 단순히 형량이 너무 무겁다는 이유만으로 감형이 가능한지 알고 싶습니다. 피해 금액 변제 외에 항소심에서 감형을 기대하려면 어떤 사정이 필요할까요. 공범은 5년을 선고받았는데 항소심에서 공범과 비슷한 형으로 감형될 가능성도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질문의 취지는 1심에서 구형과 동일한 형이 선고된 이유가 무엇인지 그리고 항소심에서 감형 가능성이 있는지에 관한 것으로 보입니다. 먼저 이른바 괘씸죄라는 개념은 형법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재판에서는 피고인의 범행 이후 태도와 반성 여부가 중요한 양형 사유로 고려됩니다. 따라서 재판 기간 중 동종 범행을 다시 저지른 경우
PD: 변호사님 얼마 전 대법원에서 “신빙성 없는 피해자 진술조서 법정 진술 없으면 증거로 못쓴다”는 2024도20973 판결이 나왔습니다. 이 판결의 핵심은 무엇인가요? 윤변: 이 사건은 성폭력이나 절도처럼 피해자 진술이 중요한 사건에서 법정에 직접 나오지 않은 피해자의 진술 조서가 증거로 인정되기 위한 기준을 다룬 판결입니다. 대법원은 피해자가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고 조서가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에서 작성됐다고 보기 어렵다면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 결과 무죄가 확정됐습니다. PD: 그렇다면 앞으로 피해자가 법정에 나오지 않으면 진술 조서는 사용할 수 없는 건가요? 윤변: 그렇지는 않습니다. 형사소송법 제314조는 예외적으로 진술 조서를 증거로 사용할 수 있는 경우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피해자가 사망했거나 질병 등으로 출석이 어려운 경우 또는 해외에 있는 경우처럼 현실적으로 출석이 곤란한 상황에서는 조서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번 사건처럼 출석이 가능한 상황에서 법정에 나오지 않은 경우라면 조서만으로는 증거로 인정되기 어렵다는 취지입니다. PD: 이번 판결이 갖는 의미는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윤변: 진술 중심 사건에서 피해
이변: 오늘은 병보석 청구가 어떤 기준에서 인용되는지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보석 제도의 구조와 함께 실제 판단에서 고려되는 요소를 중심으로 정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변: 수용자 중에는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구금 환경에서는 활동이 제한되기 때문에 기존에 지병이 있거나 고령인 경우 건강이 더 악화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다만 단순히 건강이 좋지 않다는 사정만으로 병보석이 쉽게 인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변: 보석의 요건을 보면 어떻습니까. 정변: 형사소송법 제95조는 보석이 허가되지 않는 사유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중범죄 해당 여부, 누범이나 상습범 여부, 도주 우려, 증거 인멸 가능성, 주거 불명, 피해자나 증인에 대한 위해 가능성 등이 그 기준입니다. 법문상으로는 이러한 사유가 없으면 보석이 허가되는 것이 원칙이지만 실제 재판에서는 제한적으로 인용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변: 실제 판단에서는 어떤 요소가 가장 중요하게 작용하나요. 정변: 법원은 도주 가능성과 증거 인멸 가능성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보석 이후 재판에 출석하지 않거나 증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는 허가가 어렵습니다. 반대로 재판에 성
Q. 안녕하세요. 마약류관리법 위반 사건으로 현재 검사로부터 구약식 청구된 상태인데 아직 약식명령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 상태에서 그냥 기다리면 되는 건지, 아니면 그 사이에 따로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혹시 구약식으로 진행된 사건이 중간에 정식재판으로 넘어가는 경우도 있는지, 있다면 어떤 경우에 그런지 알고 싶습니다. 또 약식명령이 나오기 전에 갑자기 연락이 오거나 추가 절차가 진행되는 경우도 있을까요? A.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로유의 배희 변호사입니다. 질문하신 내용으로 볼 때, 검사의 구약식 청구가 있었다는 처분결과 통지를 받으시거나 그러한 내역을 확인한 것으로 짐작됩니다. 구약식 청구의 정의와 대상검사는 폭행·상해사건이 벌금, 과료 또는 몰수의 형벌에 해당하여 공판절차 없이 약식명령(구약식)으로 하는 것이 적당하다고 인정될 때, 지방법원에 공소 제기와 동시에 서면으로 구약식을 청구합니다. 벌금 또는 과료에 처할 사건이라면 지방법원 단독재판부는 물론 합의부 관할에 속하는 사건도 청구 대상에 포함되며, 피고인이 공소사실에 대해 자백하는 사건뿐만 아니라 부인하는 사건에 대해서도 구약식 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상태에서는 검
4. 1. 만우절 아침에 일어나서 휴대폰을 보니 장제원 전 국회의원의 사망 소식이 곳곳에서 올라오고 있었다. 장 의원은 10년 전 부친이 이사장이던 부산 모 대학 부총장 시절 여비서를 성폭행했다는 혐의로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었다. 장제원 의원은 내가 일면식도 없고 특별히 호감을 가졌던 정치인도 아니다. 그런데도 만우절 오전 내내 유쾌하지 않은 거짓말에 속기라도 한 것처럼 우울해졌다. 피해자도 걱정된다. 성폭력으로 인해 10년간 트라우마에 시달리다가 이제 어렵게 용기를 내서 법적, 사회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는데, 이제 장 의원 사건으로 더 큰 정신적 충격과 스트레스를 받을지도 모른다. 부디 불필요한 죄책감과 못난 사람들의 입길에 마음을 다치지 않기를 바란다.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보니 이제는 변호사 일의 본질이 무엇인지, 변호사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를 생각하는 것도 마음을 무겁게 만든다. 내가 장 의원의 변호인이었다면 어떤 조력을 했어야 했을까. 의뢰인이 사실은 범죄를 저질렀고 증거도 상당히 있지만 솔직하게 범죄를 저질렀다고 말할 수 없는 처지에 있는 경우도 있다. 추측이지만 장 의원도 그런 경우가 아니었을까. 현 정권의 실세이자 국회의원으로 전국적으로
Q. 저는 현재 사업 문제로 징역 5년 형을 받고 교도소에 수감 중입니다. 밖에는 재혼한 아내가 있고 혼인신고를 한 지는 1년 정도 되었습니다. 아이는 없습니다. 재산은 제 명의의 집과 차가 있고 전셋집을 포함하면 시세 약 7억 원 정도 됩니다. 대부분 제가 결혼 전부터 가지고 있던 재산입니다. 아내가 이혼을 요구하고 있는데 제가 특별히 귀책사유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제가 수감되어 있다는 이유로 이혼이 가능한지 궁금합니다. 제가 이혼을 거부하면 어떻게 되는지도 알고 싶습니다. 또 혼인 기간이 짧고 재산 형성에 배우자의 기여가 없더라도 재산 분할을 해야 하는지도 궁금합니다. 마지막으로 교도소에 수감 중일 때 이혼 소송이나 법원 출석은 어떻게 진행되는지도 알고 싶습니다. A. 먼저 구속이나 복역 자체가 이혼 사유가 되는지에 대해 설명드리겠습니다. 민법 제840조는 재판상 이혼 사유를 규정하고 있으며 그중 하나로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를 들고 있습니다. 배우자가 실형을 선고받아 장기간 복역해야 하는 경우 부부 공동생활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될 수 있어 이 조항에 해당한다고 인정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따라서 상대방이 이 사유를 근거로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우리는 흔히 이렇게 말한다. “저 사람은 원래 나쁜 사람이다.” 이 말은 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도덕적으로 나쁜 사람이라고 단정하고, 그 사람의 인격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교정 현장에서 수용자들을 상담해 온 경험을 돌아보면, 범죄는 단순히 ‘나쁜 사람’이라는 말만으로 설명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오히려 많은 범죄는 특정한 사고방식의 반복과 왜곡된 판단 구조 속에서 형성된다. 실제로 많은 범죄자는 스스로를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상당수는 자신을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놓였던 사람” 혹은 “운이 나빴던 사람”으로 이해한다. “그 정도는 큰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다들 그렇게 하길래 괜찮은 줄 알았습니다”, “설마 이렇게까지 될 줄은 몰랐습니다”. 이 말들에는 공통된 특징이 있다.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거나 책임을 축소하려는 사고방식이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인지 왜곡'이라고 부른다. 범죄와 관련된 인지 왜곡은 몇 가지 전형적인 형태로 나타난다. 첫째는 합리화다.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이유로 포장하는 것이다. 둘째는 책임 전가다. 상황이나 타인의 행동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믿는다.
최근 몇 년간 음주 운전에 대한 법원의 처벌이 지속적으로 강화되어 왔다. 특히 반복적으로 음주 운전을 하다 적발되어 ‘삼진아웃’에 걸리게 되면 법원은 강력한 처벌 의지를 표명하면서 대부분 실형을 선고한다. 그렇다면 음주 운전 삼진에 해당하면 무조건 실형이 내려지는 걸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반드시 실형이 선고되는 것은 아니다. 형사 사건은 각 사건의 구체적 사실과 피고인의 상황에 따라 다르게 판단된다. 법원은 단순히 ‘삼진아웃’이라는 형식적인 기준만으로 실형을 결정하지 않고 여러 가지 정황과 요소들을 판단 근거로 삼는다. 즉, 집행유예의 가능성도 존재하는 것이다. 법원이 집행유예를 선택하는 기준은 명확하다. 피고인의 진정한 반성, 재범 방지에 대한 구체적인 노력, 사회적 환경과 가족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한다. 실제 재판 과정에서 중요하게 고려되는 요소는 여러 가지다. 먼저 과거 음주 운전 전력의 횟수와 시기 그리고 범행 사이의 기간이 검토된다. 이전 처벌 이후에도 다시 음주 운전을 반복했는지 여부는 재범 가능성을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 사건 당시 상황도 중요한 판단 요소다. 혈중알코올농도 수준, 운전 거리, 사고 발생 여부 등은 사건의 위
Q. 안녕하세요. 성범죄 사건으로 1심에서 징역 3년 6월을 선고받았습니다. 피해자와는 지인을 통해 알게 되었고 몇 차례 만나며 연락을 주고받던 사이였습니다. 사건 당일 함께 술을 마신 뒤 제 집으로 와서 맥주를 더 마셨습니다. 저는 공황장애로 졸피뎀을 처방받아 복용하고 있었는데 피해자가 먹어보고 싶다고 해 주었습니다. 이후 성관계를 했고 다음 날 헤어졌습니다. 그런데 며칠 뒤 피해자가 제가 졸피뎀을 몰래 먹이고 강제로 성관계를 했다며 고소했습니다. 저는 피해자가 스스로 약을 먹었고 관계도 합의였다고 생각합니다. 피해자 진술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재판에서는 일관된 진술로 인정되었습니다. 현재 항소심을 준비 중인데 무죄를 주장하며 다투는 것이 가능한지 궁금합니다. 이런 사건에서 어떤 점을 중심으로 방어해야 하는지도 알고 싶습니다. A. 질문 내용만을 기준으로 보면 사건의 핵심은 피해자가 당시 정상적인 의사 판단이 어려운 상태였는지 그리고 피고인이 그 상태를 이용해 성관계를 했는지 여부에 있습니다. 특히 술과 약물이 함께 언급된 사건에서는 피해자가 이른바 블랙아웃 상태였는지 여부가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됩니다. 피해자가 술을 마신 뒤 기억이 끊긴 상
박변: 오늘은 미성년자와 관련된 성관계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미성년자의 나이에 따라 적용되는 법이 다르고, 합의 여부나 강제성 여부에 따라 성립하는 범죄도 달라집니다. 우선 의제 강간과 아동·청소년 성보호법상 강간의 차이를 중심으로 보겠습니다. 오변: 네. 먼저 강간죄와 의제 강간죄의 차이를 보면, 강간은 폭행이나 협박 등으로 강제로 간음한 경우에 성립합니다. 반면 의제 강간은 미성년자가 온전한 성적 자기결정권을 행사하기 어렵다는 점을 전제로, 합의가 있더라도 강간으로 간주하는 개념입니다. 오변: 아청법상 강간과 일반 형법상 강간의 차이는 보호 대상과 처벌 수준에서 나타납니다.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범죄는 보다 강하게 처벌하도록 입법이 이루어져 있습니다. 박변: 그렇죠. 즉 의제 강간은 합의가 있더라도 미성년자의 경우 이를 유효한 동의로 보지 않는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반면 아청법상 강간은 실제로 폭행이나 강제성이 수반된 경우를 의미합니다. 박변: 이처럼 강제성이 있는 경우에는 아청법상 강간으로 처벌되는데, 형량 차이도 상당합니다. 의제 강간은 형법상 3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규정되어 있고 벌금형은 선택할 수 없습니다. 반면 아청법상 강간은 무기징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