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당 혁신위원장직을 수락한 지 닷새 만인 7일 전격 사퇴를 선언하고, 8월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혔다.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안 의원은 “합의되지 않은 날치기 혁신위원회를 거부한다”며 “이제 직접 칼을 들겠다. 당 대표가 돼 진짜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당 지도부가 혁신위 구성과 관련한 인사안을 일방적으로 처리했고, 자신이 요구한 대선 후보 교체 논란 관련자(일명 ‘쌍권’)에 대한 정치적 책임론을 외면했다는 게 핵심 불만이다.
안 의원은 “최소한의 인적 쇄신안을 제안했지만 비대위가 끝내 받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당이 진짜 보수의 얼굴을 찾기 위해선 이대로 갈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그가 겨냥한 대상은 대선 후보 교체 당시 비대위원장이었던 권영세 의원과 원내대표였던 권성동 의원으로 해석된다.
혁신위원 인선을 둘러싼 갈등도 있었다. 안 의원 측은 일부 인선안이 사전 협의 없이 비대위에서 처리됐다고 반발했고, 비대위는 “안 위원장의 제안을 전폭 수용했다”는 입장이었지만 양측의 인식 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결국 야심차게 띄운 혁신위는 좌초됐고, 당 지도부는 후임 위원장을 빠르게 선임하겠다고 밝혔지만, 전당대회까지 한 달도 채 남지 않아 실질적인 성과는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선 당 차원의 혁신위 없이 전당대회로 직행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 사태로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리더십에 상처를 입었고, 안 의원은 전당대회 출마 명분을 확보했다. ‘혁신’을 둘러싼 당내 갈등은 향후 당권 경쟁에서도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