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방송법 필리버스터 돌입…민주당은 ‘소수 응수–퇴장 전략’ 맞불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편을 골자로 한 이른바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의 본회의 상정을 두고 4일 여야가 정면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돌입해 본회의 처리를 저지하려 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소수 의원만 남겨 응수한 채 본회의장을 집단 퇴장하는 방식으로 맞섰다.

 

이날 충돌은 더불어민주당이 방송 3법을 포함한 쟁점 법안의 의사일정을 변경해 상정하겠다고 나서며 시작됐다. 민주당 문진석 의원이 “국민에게 방송을 돌려주기 위한 법”이라고 발언하자, 국민의힘 강명구 의원은 “민주노총에 넘기는 법”이라고 반박하며 고성이 오갔다.

 

방송법이 상정되자 국민의힘 신동욱 의원이 첫 번째 토론자로 나서 1시간 30분가량 무제한 토론을 이어갔다.

 

신 의원은 발언 도중 “반미 성향의 대통령·총리·당대표가 여권을 이끌고 있다”고 주장했고, 민주당 의원들은 “비방하지 말라”고 항의했다. 관세협상을 언급하며 정부를 비판하던 중엔 민주당 이소영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이 술만 마셨다는 말보다 낫다”고 맞받아치는 등 여야 간 날 선 공방이 벌어졌다.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에 돌입하자, 민주당은 곧바로 토론 종결 동의안을 제출했다. 국회법상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이 동의하면 개시 24시간 이후 필리버스터를 표결로 중단시킬 수 있다.

 

한편 신 의원의 토론이 길어지면서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은 본회의장에서 졸음을 참지 못한 채 조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