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 신고하겠다”…조건만남 미끼로 금품 요구한 20대 실형

미성년자 이용 협박…위법성 무겁게 봐
공동 가담 인정…처벌 수위 높아져

 

'조건만남'은 그 자체로 처벌 대상은 아니지만, 금품 제공을 전제로 성관계가 이뤄질 경우 성매매에 해당할 수 있다. 이를 악용한 범죄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미성년자를 이용하거나 이를 빌미로 협박하는 방식이 반복되면서 단순 만남을 넘어 형사 사건으로 번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실제로 조건만남을 미끼로 피해자를 유인해 금품을 빼앗으려 한 20대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청주지방법원 형사3단독(지윤섭 부장판사)은 특수절도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공갈) 혐의로 기소된 A씨(20대)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공범인 10대 2명은 소년부에 송치됐다.

 

A씨는 지난 6월 청주의 한 모텔에서 미성년자인 공범들과 함께 채팅 애플리케이션으로 피해자를 유인한 뒤 “미성년자인데 돈을 주지 않으면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요구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가 도주해 일부 범행은 미수에 그쳤지만, 이후 같은 수법으로 또 다른 피해자를 불러내 협박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이 사건은 조건만남 형식을 이용해 상대방의 처벌 가능성을 빌미로 금품을 요구한 공갈 범행이다.

 

형법상 공갈죄는 협박으로 재산상 이익을 취득할 때 성립한다. 여러 명이 역할을 나눠 가담하면 공동공갈로 처벌 수위가 높아질 수 있다. 특히 이 사건처럼 미성년자를 내세워 신고를 언급하는 방식은 피해자에게 현실적인 공포를 유발해 위법성이 크게 인정된다.

 

조건만남을 둘러싼 법적 쟁점은 성매매 여부뿐 아니라 ‘알선·유인·권유’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은 금품을 전제로 성교 또는 유사성교가 이뤄질 경우 성매매로 보고, 이를 알선하거나 권유하는 행위도 처벌 대상으로 규정한다.

 

다만 온라인에서 조건을 제시했다고 해서 곧바로 알선이나 광고로 인정되지는 않는다.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공개성, 중간자 개입 여부 등이 판단 기준이 된다.

 

법원도 이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다. 2023년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채팅 애플리케이션에서 성매매 조건을 제시한 사안에서, 성매매 의사가 있는 상대와의 1대1 대화에 그친 경우 ‘광고’나 ‘알선’으로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반면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반복적으로 게시물을 올리고 연결을 주선한 경우에는 알선 행위가 인정돼 처벌된 사례도 있다.

 

특히 상대가 아동·청소년인 경우 법적 위험은 더욱 커진다. 금품을 약속하고 성관계를 한 경우 중형이 선고될 수 있고, 실제 만남이나 성관계가 없더라도 유인이나 권유 단계만으로 처벌될 수 있다.

 

온라인 대화 과정에서 성적 착취 목적이 인정되면 별도의 처벌 규정이 적용될 가능성도 있다.

 

조건만남 관련 사건에서는 금전 약속, 성관계 여부, 대화의 공개성, 중간자 개입 여부, 상대방의 연령 등이 중요한 기준이 된다. 겉으로는 단순 만남처럼 보이더라도 협박이나 금품 요구로 이어지면 공갈 범행이 성립할 수 있고, 미성년자가 관련되면 형사 책임은 더욱 무거워질 수 있다.

 

법률사무소 로유 배희정 변호사는 “조건만남을 미끼로 상대를 유인한 뒤 ‘미성년자이니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요구하는 경우 공갈죄가 성립할 수 있다”며 “여러 명이 역할을 나눠 가담하면 공동공갈이나 특수범 형태로 처벌 수위가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온라인 채팅을 통한 조건만남은 협박이나 금품 요구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유사한 상황에서는 즉시 자리를 벗어나고 경찰에 신고하는 등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