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내 동생 지니 (청송교도소)

 

To. 내 동생 지니

 

안녕하세요. 늘 신문을 구독만 하다가 오늘은 용기 내어 편지를 써봅니다. 저와 제 여동생은 두 살 터울입니다. 동생이 늘 제게 없어지지만 말아달라고 했는데, 울면서 저를 만류했는데 끝내 저는 범법자가 되고 말았습니다.

 

저의 그리움과 미안함을 동생에게 전할 방법이 없어 이렇게 편지로나마 제 진심을 담아봅니다. 네 얼굴을 보지 못한 지도 어느새 2년 가까이 흘렀어. 내가 구속된 이후로는 한 번도 못 봤으니까 기간이 정확 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치?

 

평생 10대일 것만 같았던 우리가 벌써 20대의 끝자락에 서있네. 나는 지난 9월에 생일이 지나서 이제 30대에 진입하게 되었어.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아픈 곳은 없는지, 어떤 변화들이 네 삶에 있었는지, 물어보고 싶은 게 한두 가지가 아니야. 그렇지만 내가 무슨 염치로 너에게 먼저 연락 하겠어? 곁에서 그저 없어지지만 말아달라는 너의 부탁 하나 지키지 못한 못난 오빠일 뿐인데.

 

서울에서 함께 자취하며 공부하고, 둘이서 해외여행도 다니고. 평범한 남매라고 하기에 우린 참 사이가 좋았는데 말이야. 이제 9개월 후면 나는 이곳을 나가 사회로 복귀하게 될 거야.

 

너의 가장 찬란했을 시기를 함께해 주지 못해서 정말 미안해. 내가 지나간 세월에 대한 보상을 해줄 수 는 없겠지만, 이거 하나만큼은 약속할게. 네가 그립고, 보고 싶고, 안타까웠던 것만큼 다시는 법에 저촉되는 행동을 하지 않을 거야.

 

내 동생… 한결같이 미안하고, 우리 꼭 웃으면서 재회하도록 하자. 지금의 이 시련, 이 아픔은 반드시 지나갈 테니까. 이 순간이 우리의 마지막인 것처럼 매 순간 너와의 시간 을 소중히 여기는 오빠가 될게.

 

나의 계절, 너의 계절, 우리의 계절 가을이 지나고 있어. 다음 번 단풍이 찾아오기 전에 온전한 너의 오빠로 서는 내 자신이 되었으면 좋겠다. 언제까지고 빛날 너의 앞날을 진심으로 응원해.

 

그 어느 때보다도 칠흑같이 깊고 어두운 11월의 어느 밤, 오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