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저는 ○○교도소에서 수감생활 중인 수형자입니다. 저는 어릴 적 학대를 받으며 자랐고, 지금은 가족과 연을 끊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접견을 오는 이도 없고, 저를 찾아주는 민원인이 단 한 명도 없습니다. 그러던 중 누군가가 “<더시사법률>에 편지를 써봐라. 도와주실지 누가 아냐?”며 제게 귀띔해 주었습니다. 저는 본디 확실치 않은 것에 기대는 성격이 아닌지라 한동안 그 말을 잊고 지내다가, 요즘 생활이 너무 힘들어 괴로운 마음에 편지를 적게 되었습니다. 타인과 유대감을 쌓는 것도 힘들어하는 저인지라 동방생 분들에게 무언가를 부탁드리기도, 말을 건네기도 꺼렸고 불우 수형자를 돕는 시스템도 있으나 저 외에 나이 드신 분들도 많은지라 선뜻 해당 제도에 기댈 수도 없었습니다. 생수 한 병 마시는 것조차 눈치가 보이고, 추운 날씨에도 제 이름으로 된 이불 한 장 가지고 있지 않아 잠을 잘 때마다 오들오들 떨고 있습니다. 아래는 제가 적은 시입니다. 부디 ‘품36.5˚’ 코너에 해당 사연이 뽑힐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과거, 나의 잘못으로 구속돼 있는 나. 현재, 후회하며 구속된 삶을 사는 나. 미래, 어두운 터널 안이라 차마 그 끝
사는 동안 많은 마음의 고통으로 저 자신도 모르게 고난의 길을 많이 걸었습니다. 그때마다 많은 은인을 만났습니다. 세상의 어두운 곳에서 남모르게 선행을 베풀고도 거기에 대한 보답조차 바라지 않는 수많은 직업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으뜸은 아마도 교정직원분들이 아닐까 합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의정부교도소에서 근무하시는 장선숙 교감님께 받은 은혜에 대한 고마움을 표하고 싶습니다. 평소 어떻게 감사의 마음을 전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는데, <더시사법률>의 ‘품36.5˚’라는 코너를 통해 용기를 내 인사드리게 되었습니다. 힘든 직무임에도 문제 상황을 멋지고 통쾌하게 해결해 주시며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에서 외로워하는 재소자에게 조용히 힘을 주시는 장선숙 교감님. 교감님이 나눠주시는 미소에 그 어떤 격려나 칭찬보다 큰 힘을 받았다는 걸 헤어지고 나서야 비로소 깨닫게 되었습니다. 스스로 자립하여 반드시 제 본모습을 되찾아, 저희를 위해 늘 애써주신 교감님께 기쁨과 행복을 드리고 싶습니다. 장선숙 교감님, 사랑합니다! 존경합니다! 꼭 오래오래 말썽꾸러기 저희들 지켜주세요!
우연히 지인의 친구인 너를 만났어. 너는 내 옆자리에 앉았었지. 다시 볼 일이 있을까 싶었던 나는 너를 멀리했지만, 한 번 두 번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다시 마주쳤고 그렇게 우린 친해지게 됐어. 성격도, 음식 취향도 모든 게 너무나 많이 닮아서 자주 함께 일상을 보냈는데 어느새 1년이라는 시간을 서로의 옆에 있게 됐네. 눈부시게 반짝이는 윤슬을 머금은 바다와, 그 바다의 수평선 위로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구름을 배경 삼아 이야기를 나누며 너의 웃는 모습을 보는 게 너무나 행복했었어. 하지만 나는 다가올 시련을 마주할 용기가 없었고, 애써 외면하고 멀리하려 했어. 힘듦을 둘로 나누면 힘든 사람이 둘이 되는 것뿐이라 생각해 너를 속였고, 혼자 모든 걸 짊어지고 너에게는 숨기는 게 옳은 거라 생각하며 나를 달랬어. 하지만 너를 힘들게 하기 싫어 했던 행동들이 오히려 더 큰 시련을 불렀고, 결국 나는 여기 구치소에 수감되어 너를 수없이 울리고 말았어. 변함없이 행복할 줄만 알았던 너의 일상을 아무런 준비도, 계획도 없이 무너뜨려 버려서 미안해. 겨울엔 유달리 남들보다 손이 차가워지는 너인데, 올 겨울에는 그 손을 잡아주지 못해 마음이 아파. 주고받은 수많은 편지 속에
내가 구속된 지도 벌써 3년이 흘렀네. 구속되면서 당신과 아이들에게 남긴 거라고는 수많은 빚과 절망감뿐이었기에 그대로 모든 게 산산이 부서져 끝나버릴 것만 같은 기분이었는데, 현명했던 당신이 다시 차근차근 모든 문제를 잘 해결해 나간 덕분에 어느덧 나도 당신도 아이들도 조금은 나은 환경에서 안정된 마음으로 살 수 있게 된 것 같아. 5년의 형을 선고받은 후, 차마 기다려 달라는 말을 할 수가 없어서 꼼짝없이 가족을 잃은 외톨이 신세가 될 각오로 “이혼 서류를 보내도 된다”고 했을 때, “누구 좋으라고 이혼을 해주냐”며 “나와서 열심히 살 생각이나 하라”던 당신. 늘 너무 미안하고 또 미안하고 고마워. 이제는 내가 변하고 성장했음을 당신에게 증명할 시간이 다가오니 너무도 가슴 설레고 벅차다. 아직 2년이라는 시간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출소 후의 시행착오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매일같이 훗날의 계획들을 복기하며 살다 보니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를 정도로 빠르게만 느껴져. 그러니 우리도 곧 만날 수 있겠지. 애절하게 그리던 서로의 온기를 온전히 느끼면서 말이야. 그때까지 우리 조금만 더 힘내자. 언제나 가족들만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열심히 노력하며 살아가는 가
사회생활을 하던 중 불같은 성격 탓에 참지 못하고 어떤 사건의 가해자가 되어 수용 생활을 하게 된 이들이 더러 있을 것입니다. 구속된 후에야 그때 참지 못한 것에 대해 후회하지요. 이처럼 우리 수용자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넓은 의미에서 ‘인내심’을 배우는 과정 중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곳에서 생활하는 중에도 그 인내심을 발휘하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수용 생활에도 서로 지켜야 할 규칙과 질서가 있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방장’이라는 말이 거의 없어진 듯하지만, 그 방의 최고 선임이 오히려 봉사원이 되어 원활하고 건전한 단체생활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하는 미덕이 필요합니다. 수용자 간 다툼이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고, 서로 에티켓을 지키도록 중심을 잡아주면 더욱 좋습니다. 그런데 되레 이런 이들이 큰 소리로 주위 사람들에게 불편함을 주거나, 좋지 않은 언행으로 마음에 상처를 주는 일이 일어납니다. 당번을 정해두고 하는 활동이 있을 경우 한 명의 열외자도 없이 공평하고 평등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하며, 규칙에 편향성이 없어야 불평과 불만이 없습니다. 그런데 “나는 이 방의 최고 선임이니 설거지를 안 해도 된다”고 우기게 되면, 이는 함께 생활하는 수
안녕하세요. 저는 교도소에 수감 중인 ‘편돌이’입니다. 저는 24년 3월에 구치소에 수감되었다가 25년 2월에 지금 지내는 교도소로 왔습니다. 구속된 후로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내가 사고만 안 쳤으면 가족들이랑 행복한 하루를 보낼 수 있었는데…. 지난 시간을 떠올리니 눈물이 나네요. 정말 만나고 싶은데 만나지도 못하고, 함께 여행도 못 하고, 멋지게 효도해 드리고 싶었는데 그것도 못 하고… 해드리고 싶은 게 너무 많은데 못 해드리는 게 너무 아쉬워요. 그리고 너무 후회가 됩니다. 저는 가족을 만나려면 2년을 더 기다려야 합니다. 그동안 뭘 해드릴까 계획이라도 세우고 싶은데, 무엇부터 시작하면 좋을지 잘 모르겠어요. 제가 재판받던 날 가족들이 왔는데,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는 소식에 어머니께서 쓰러지셨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어요. 그 이야기를 듣고 저는 그 자리에서 크게 울고 말았습니다. 제가 가족을 너무 힘들게 만든 것 같아서요. 가족에게 정말로 사죄하고 싶습니다. 여기서 나가면 우리 가족 힘들지 않게 해줄 테니 뭐든지 시켜만 달라고 약속드리고 싶어요. 가족들도 이 신문을 보고 있을 거라 믿고 보내봅니다.
“안녕히 주무셨어요?” 한때는 매일같이 했던 말인데요. 교도소에 오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는 별 생각이 없었는데, 이 말을 하지 않은 지 오래되다 보니 이 말에 생각보다 깊은 의미가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누군가 잘 잤기를 바라는 마음, 그건 사랑이더라고요. 물론 사랑에는 여러 모양과 종류가 있겠지만, 그럼에도 제가 사랑하는 것들에 대해 공통적으로 품고 있는 마음이 뭘까 생각해 보면 ‘건강했으면 좋겠다’인 것 같아요. 바라는 것도 따로 없이 그냥 그 사람이 건강했으면 좋겠고, 즐거운 일이 많았으면 좋겠고, 더 자주 웃었으면 좋겠고, 노력한 것보다 좋은 결과가 찾아오면 좋겠고, 어제보다 더 나은 내일을 맞아 행복을 누렸으면 좋겠는, 그냥 그런 마음이거든요. 이런 마음이 어쩌면 저 혼자만의 바람 혹은 욕심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사랑을 정의하는 것은 제겐 너무 어려운 일이거든요. 그렇지만 한 가지 제가 확신할 수 있는 것은 내가 품은 사랑이 내 삶이 온전할 때, 내가 나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을 때 더욱 빛날 거라는 사실이에요. 저는 지금의 이런 제 삶이 온전치 못하다는 생각에 제 자신을 미워했어요. 그런 날에는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가
새해가 밝았습니다. 다들 반갑게 신년 축하 인사를 나눴죠.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돌아 같은 자리로 돌아온 것 뿐인데 뭐 이리 반갑다고들 하는 건지. 재미있는 사실 하나 알려드릴까요? 1년은 365일이 아니라고 합니다. 정확히는 365일 7시간 정도 된다고 하네요. 그래서 4년에 한 번씩 2월 29일이 있는 윤년이 존재하는 것이고요. 사실 구속되고 처음 맞이하는 연말은 끔찍했습니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서 한데 모여 한 해를 회상하고 서로의 성과를 칭찬하는 스타들, 새해에 대한 기대를 담아 주고받는 인사말. 나는 제자리에 덩그러니 멈춰 선 채 여기 있는데, 텔레비전 속에서 환하게 웃음 짓는 이들이 어찌나 미웠던지요. 공연히 그들을 미워하는 자신이 미워 양손 검지로 입술을 쭉 찢어 억지 미소를 만들어 보기도 했습니다. 사실 나도 사랑하는 사람들과 새해를 맞이하고 싶을 뿐입니다. 오늘도 사무치는 그리움을 안고 잠을 청합니다. 교도소에서의 매일은 참 느리지만 짧습니다. 내가 그리워하는 이들의 그리움 속에 내가 남아있을까 생각하며 혼자 새해 인사를 중얼거려 봅니다. 아직 누군가의 새해 소망 속에 내가 있기를 바랍니다.
안녕하세요. 교정시설 내에서 부정행위가 근절되고 모든 수용자들이 건강한 수용생활을 했으면 하는 바람에 편지를 쓰게 되었습니다. 현재 교정시설에서는 많은 수용자들이 정신과 진료를 통해 수면제 등을 비롯한 향정신성 의약품을 처방받아 복용하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했을 때 약이 꼭 필요한 분들도 있지만, 약을 복용하는 사람들 중에는 자고 일어나면 출소날이겠다 싶을 정도로 아침, 점심, 저녁, 취침 전까지 수면제를 복용하며 수면제에 의존하는 중증 수용자가 많습니다. 일부에서는 약을 거래하기 위해 처방받는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처방받은 약을 숨기려고 혀 밑이나 잇몸 속 깊숙이 넣거나, 약을 먹은 척하고 먹지 않는 경우도 있고 약을 받고서 바닥에 흘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부 수용자들은 이렇게 숨긴 약들을 교정시설 내에서 수수·거래하는 행위를 하고 있습니다. 제가 수용되어 있는 중에도 이런 행위들로 벌금형부터 실형까지 선고된 경우를 보기도 했습니다. 한정된 인력의 교도관이 수용자들의 모든 행위를 감시하기도 어렵고, 다수 수용자들이 먹는 많은 양의 약을 하나하나 다 확인할 수도 없는 현실적인 제약을 악용해 이러한 불법 행위를 저지르는 일부 수용자들 때문에 실질적으로
구치소가 있는 지역에 살고 있으면서 제가 구치소에 수감될 거라곤 단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이런 낯선 환경에 놓이게 됐다는 두려움이 너무 커, 내 잘못을 반성하고 사죄해야겠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어느 정도 익숙해졌을 때쯤에는 ‘실제로 일을 주도하고 지시했던 사람은 밖에 있는데 왜 내가 여기에 있어야 하나’ 하는 억울함에 사로잡혀, 제 잘못을 인정하기보다는 남 탓을 하기 바빴습니다. 지금은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 나의 탓이며, 내가 한 일에 대해서 잘못을 반성하고 사죄해야 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하던 일이 잘못된 일인 것을 알게 됐을 때 똑바로 생각해 보고 일을 그만둘 용기를 냈어야 했습니다. 제가 제 삶을 주도하지 못하고, 남이 시키는 대로, 제 의견을 주장하지 못하며 살았던 결과 이곳까지 왔습니다. 과거로 돌아가 제가 했던 잘못된 일들을 바로잡을 수는 없지만, 지금은 사회로 돌아갔을 때 다시는 사회에 물의를 일으킬 만한 행동은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있습니다. 처음 유치장에서 구치소로 이송되던 날은 추운 겨울이었습니다. 초점 없는 눈동자로 눈물을 흘리며, 행여 나오는 호송 차량에 남편이 타고 있지 않을까 발을 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