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전자발찌 성범죄자 야간 외출금지 어겼는데 ‘무죄’…왜?

적용기간 특정 안 해…처벌근거 부재
法 ”부착기간 문구 빠지면 위법 해당“

 

성범죄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과 야간 외출·음주 금지 준수사항을 부과받은 60대가 심야에 무단 외출을 하고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전자장치 부착 판결문에 준수사항의 적용 기간이 명시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제2형사부(재판장 김종석)는 전자장치부착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60대 A씨에 대해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7월 2일 오전 0시 5분쯤 전남 순천의 주거지를 무단 이탈해 도심을 배회하다 약 31분 만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같은 날 보호관찰관의 음주 측정 요구에도 응하지 않은 혐의로도 기소됐다.

 

A씨는 준강제추행죄로 징역 2년 6개월을 복역한 뒤 출소한 지 약 보름 만에 이 같은 행위를 저질렀다. 해당 범죄로 5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도 함께 선고받은 상태였다.

 

검찰은 A씨가 전자장치 부착과 함께 부과된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 음주 금지, 보호관찰관의 음주 측정 요구에 응할 의무, 매일 밤 12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외출 금지 등 준수사항을 위반했다고 봤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실형 전과를 비롯해 수십 차례 처벌 전력이 있고, 출소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 누범기간에 준수사항을 반복적으로 위반했다“며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2심 판단은 달랐다. 쟁점은 준수사항의 ‘적용 기간’이 판결문에 특정돼 있었는지 여부였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의 준강제추행 사건 판결문 주문과 별지 어디에도 준수기간이 기재돼 있지 않다는 점에 주목했다.

 

2심 재판부는 “이 사건 판결의 주문과 별지 어디에도 준수기간에 관한 기재가 없다”며 “준수기간을 ‘전자장치 부착기간 중’으로 해석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전자장치부착 등에 관한 법률 제9조의2 제1항은 법원이 부착기간의 범위 내에서 준수기간을 정해 준수사항을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준수기간을 특정하지 않은 명령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앞서 준강제추행 사건을 심리한 1심 재판부는 지난해 5월, 판결 주문에 준수기간이 누락됐다는 점을 이유로 준수사항 첫머리에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기간 중’이라는 문구를 추가하는 경정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준수기간을 정하지 않은 위법이 이미 존재하는 이상, 경정으로 이를 소급해 유효하게 만들 수는 없다”며 “판결 경정은 계산 착오나 명백한 기재 오류를 바로잡는 절차에 불과하고, 판결의 본질적 내용을 보완하거나 위법성을 치유하는 수단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항소심의 무죄 판단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