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조리산업기사 (화성직업훈련교도소)

 

안녕하세요. 저는 화성직업훈련교도소에서 한식조리산업기사(2년) 과정을 진행 중인 교육생입니다. 지난해 12월에 기능사에 합격하였고, 2026년에는 산업기사 취득을 위해 공부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2년의 한식조리산업기사 과정 중 첫 1년을 마무리하며 제가 느낀 점, 학과 공부 과정 등을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선발 과정
처음 한식조리산업기사를 신청할 때에는 별달리 알고 있는 것이 많지 않았습니다. 2년 과정이고, 신청을 위한 경쟁도 치열하지 않을 것 같고, 공부를 하며 여러 음식을 맛볼 수 있을 것 같다는 단순한 생각으로 신청해 여기까지 오게 됐습니다. 처음 교육생 합격을 했다는 소식을 듣고 본소 출역 공장 동기들로부터 많은 축하와 응원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필기시험 관련
그런데 막상 화성직업훈련교도소에서의 생활은 만만하지 않았습니다. 입소 첫 달부터 필기시험 대비 수업이 시작되었습니다. 교재의 중요한 부분을 필사하는 것부터 시작해 어느 정도 진도를 나가면 매일 모의시험을 봐야 했습니다. 보통 하루에 두 번 정도 보는데, 처음에는 반도 못 맞혔습니다. 그래서 틀린 문제 필사를 하면 이불을 깔기 직전까지 할 때가 많았습니다.

 

혹독한 공부에 적응을 하지 못해 초반에는 포기하고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도 수시로 들었습니다. 그러나 모의시험 90점 이상은 필사를 면제해 주다 보니 성적이 좋아지면서 필사할 양이 확 줄어들어 그럭저럭 지낼 만해졌습니다. 기능사 필기시험은 조금만 노력하면 다 붙을 수 있는 수준입니다. 공부를 포기하다시피 한 60대 중반을 제외하면 전원이 무난하게 합격했습니다.

 

실기시험 관련
필기시험 전에도 조금씩 기본적인 조리 실습을 하지만, 필기시험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32가지의 실습 메뉴를 반복적으로 연습하게 됩니다. 처음엔 엉망입니다. 냄비 밥도 태워보고, 고기 포 뜨다가 손 베이고, 칼질은 또 왜 이리 엉망인지… 마음대로 되는 것 하나 없더군요. 보통 한 시간에 두 가지 정도의 음식을 만드는데, 실기시험이 다가오니 온종일 실습을 해서 몸이 피곤할 때도 많습니다. 실습을 하고 나면 설거지거리는 또 얼마나 많은지요. 흡사 ‘설거지옥’이 열리는 것 같습니다.

 

한 메뉴당 네 번 이상 반복 연습하고 나면 조리 시간도 단축되고, 모양도 조금씩 예쁘게 나오기 시작합니다. 잡채, 오징어볶음, 비빔밥 등이 인기 메뉴인데, 요리 후 조금씩 맛을 보다 보면 ‘여기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기능사 실기시험에서는 최고로 무난한 메뉴인 콩나물밥과 잡채가 시험 메뉴로 나왔습니다. 그래도 감독관님들이 일일이 체크하면서 돌아다니시기 때문에 긴장한 상태로 조리를 했던 것 같습니다. 간단한 메뉴라서 손이 빠른 사람은 종료 시간 20분 전에 완성하더군요.

 

그런데 메뉴가 쉽다고 만만하게 본 탓인지 밥이 덜 익어서 두 명이 그 자리에서 실격하고, 두 명은 최종 발표에서 떨어져 응시인원 18명 중 4명이나 탈락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많이 탈락한 경우가 없다고 들었는데,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실기시험은 떨어져도 본소로 환소되지 않으니 탈락 인원 모두 산업기사 시험 때는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라봅니다.


산업기사 실기시험 때는 같은 시간 내에 메뉴 4가지를 만들어 내야 합니다. 난이도가 높고 합격하기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라고 하네요. 꼭 합격해서 다시 <더시사법률>에 편지를 보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화성직업훈련교도소 생활환경
소방, 중방, 대방에 5명, 7명, 9명까지 인원을 꽉 채워 넣습니다. 하지만 훈련 과정이 진행되면서 사람이 줄어들어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널널하게 생활할 수 있습니다. 초반에는 면학 분위기 조성을 위해 생활적인 제약도 많고, 불호령도 잦습니다.

 

공과에서는 공식적으로 학과 교재 말고는 다른 책이나 신문을 볼 수 없습니다. 그래서 멍하게 시간을 보낼 때가 많습니다. 운동 후에도 공과에서는 샤워를 할 수 없으며, 간단한 세면만 할 수 있습니다. 방 생활에 대해서는 교도관님들이 크게 터치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주말에는 편히 쉴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적응하고 나니 이곳만큼 괜찮은 소도 없는 것 같습니다.

 

후기
1년을 잘 마무리해 좋은 결과를 얻게 되어 만족감이 큽니다. 직업훈련을 신청하실 때는 막연한 기대감보다는 정말 마음을 다잡고 열심히 해보겠다는 마음으로 오셔야 힘들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다들 병오년 새해에는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으시면 도전하시어 잘되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