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25년 상반기에 남부(교)에서 웹툰 콘텐츠 6개월 과정을 마치고 본소로 돌아왔습니다. 이 직훈을 희망하시는 분들을 위해 제 경험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선발 준비와 경쟁률
웹툰 콘텐츠는 선발 자격요건과 가산점 항목이 따로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훈련과정 6개월 + 연계형 작업 6개월 이상이라 잔형기가 1년 이상 되어야 선발 자격을 갖출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실기 평가물은 제출하지 않아도 되지만, 제출하지 않으면 선발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생각됩니다.
수용자들 사이에선 남부(교) 웹툰 콘텐츠 과정 경쟁률이 아주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저 역시 그런 이야기를 알고 있어 2~3개월 전부터 실기 평가물을 준비했습니다. 1점 제출이라고 되어 있지만 너무 가고 싶은 마음에 저는 인물화 2점, 웹툰 모사 6점을 제출했고 높은 경쟁률을 뚫고 선발되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은 실기 평가물을 직원 앞에서 직접 그렸다는 수용자들이 대부분이었다는 것입니다. 또한 1점만 제출한 사람도 있고, 수십 점의 그림을 제출한 사람도 있습니다.
교수님 말씀으로는 선발할 때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도 뽑지만 웹툰의 특성상 창작성이 있고, 스토리가 있는지를 중요하게 보고 뽑는다고 하셨습니다. 웹툰 콘텐츠 직훈을 준비하시는 분들은 이 부분을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웹툰 콘텐츠 훈련 과정
웹툰 콘텐츠 직훈에 선발되면 웹툰 공장(교도 연계형 작업장) 관리와 남부(교) 직업훈련을 담당하고 있는 실장님과 면담을 하고 간단한 실기 테스트를 하게 됩니다. 테스트는 A3 용지에 연필이나 샤프를 사용하지 않고 볼펜으로만 그림을 그리는 것인데, 저는 자동차 그림과 인물의 측면을 그렸었습니다. 이 실기 테스트 성적으로 진급에 필요한 점수를 받게 됩니다.
수업은 월요일은 자율수업, 화‧수‧목요일은 교수님 강의, 금요일은 오전 자율수업 오후 집회 로 구성되어 있었고, 교수님 수업이 아주 재미있었습니다. 교수님 텐션도 좋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수업을 받았습니다. 다만 6개월이라는 시간이 좀 짧아 수업이 조금 빠르게 진행되어 아쉬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웹툰 콘텐츠 과정의 핵심은 16컷, 32컷의 그림을 그리는 것인데, 한정된 시간 내에 하다 보니 이론과 실기를 따로 배우게 되는 것이 아니라 배우면서 그림을 같이 그리게 되어 그림에 소질이 없거나 창의력이 없는 경우, 웹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경우엔 수업을 따라가기가 조금 벅찰 수도 있습니다.
스토리 구상법, 콘티 짜는 법, 각도에 따른 얼굴 그리기 등 웹툰을 그리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것들을 배우게 되고, 그림은 태블릿에 있는 프로그램을 사용해서 그리는데 태블릿에 적응하는데도 애를 먹었습니다. 컴퓨터 앞에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앉아 있어야 해서 허리도 아프고 손목도 아픕니다.
자격증은 기본적인 이론과 간단한 실기시험을 보고 취득하게 되는데 웬만해서는 떨어질 일이 없을 정도로 쉬운 편이니 걱정 안 하셔도 될 듯합니다.
교도 연계형 공장(웹툰 공장)
모집은 잔형기가 훈련과정 종료 후 6개월 이상으로 되어 있지만 실제로 선발하는 인원을 보면 최소 잔형기가 1년 이상이 되어야 하고, 잔형기가 길수록 유리합니다. 웹툰 공장은 웹툰 작가들이 그린 그림들을 받아서 채색하는 작업을 하는 공장입니다.
그래서 그림 실력이 좋은 사람보다는 꼼꼼한 사람을 더 선호합니다. 직훈 과정에서 채색하는 방법을 배운 후 테스트를 진행한 뒤 공장 갈 인원을 뽑아서 따로 교육을 받습니다.
이때 뽑힌 인원은 큰 문제가 없는 한 훈련 과정을 마치면 공장으로 가게 됩니다. 마약수는 공장을 절대 갈 수 없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특히 남부(교)는 마약수는 출역 자체를 안 시킨다고 합니다. 규율 위반 스티커를 1장이라도 받으면 공장 가는 게 많이 힘들어지니 생활을 잘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남부(교) 생활환경
웹툰 공과 총인원 15명 중 반장 1명과 훈련생들 자체적으로 추천을 통해 뽑힌 2명 이렇게 총 3명은 독거 거실을 쓸 수 있습니다. 남은 12명이 방 2개를 사용하는데 6명씩 쓰게 되어 다른 공과에 비해 방이 널널한 편입니다. 웹툰 공과는 거실이 1, 2방 고정이라 방도 크고 화장실도 큽니다.
남부(교)는 분위기도 좋습니다. 직원들도 좋은데 구매는 조금 안 좋은 편입니다. 일주일에 3번 구매할 수 있고, 최대 금액이 2‧2‧3만 원인데 품목별 수량 제한이 있습니다.
그리고 많이 궁금해하실 텐데 남부(교)에 오게 되면 짐 검사는 정말 엄격하게 합니다. 그 외 거실 검방은 6개월에 2번 정도 했습니다. CRPT는 출역 나갈 때와 입방할 때 말고는 볼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한 가지 팁으로, 먹는 것 기준으로 집회 참여는 천주교가 최고입니다. 교리를 하면 2주에 한 번씩 치킨과 닭강정을 먹을 수 있습니다.
후기
공장에 안 넘어가더라도 웹툰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6개월 과정을 정말 즐겁게 보낼 수 있습니다. 출소 후 웹툰 관련 일을 하실 분들한테는 포트폴리오를 쌓을 좋은 기회라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