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 후 귀가 중 사고…법원 “업무상 재해 아니다”

사업장 지시 없는 자발적 모임 판단
업무 대화 있었어도 업무 연장성 부정

 

동료들과의 회식 후 귀가하던 중 발생한 사고에 대해 업무상 재해를 인정할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회식 자리에서 업무 관련 대화가 오갔더라도 사업장 관리자의 지시나 개입이 없는 자발적 모임이라면 업무와의 관련성이 인정되기 어렵다는 취지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부장판사 최수진)는 택배기사 A씨의 배우자 B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A씨는 2022년 12월부터 택배 대리점과 위수탁 계약을 맺고 택배기사로 근무했다. 2023년 12월 16일 동료 택배기사들과 저녁 회식을 마친 뒤 다음 날 오전 0시 30분쯤 귀가하던 중 육교에서 추락하는 사고를 당했다. 이후 치료를 받던 A씨는 2024년 2월 외상성 뇌출혈로 사망했다.

 

B씨는 해당 사고가 퇴근 과정에서 발생한 만큼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며 유족급여와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다. 그러나 근로복지공단은 해당 회식이 친목 도모를 위한 자발적 모임에 해당한다며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법원도 공단의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회식이 사업장 측의 지시나 관리 아래 진행된 공식 행사로 보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회식은 동료들 간 친목 도모 차원에서 자율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사업장 관리자가 회식을 지시하거나 주관한 사실이 없고 일정과 장소 역시 참가자들이 자체적으로 정한 점을 고려하면 업무의 연장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참석자들이 업무 관련 대화를 나눈 사정은 인정된다”면서도 “이는 동일 직종 종사자 간 자연스러운 대화에 불과할 뿐 업무 수행의 연장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결국 재판부는 A씨의 사고와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고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 대상이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

 

한편 1심 판결에 불복한 B씨는 항소했으며 사건은 현재 서울고등법원에서 심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