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강선우 의원의 ‘공천 헌금 1억 원’ 의혹을 둘러싸고 핵심 피의자들의 진술이 엇갈리면서 수사가 난항을 겪고 있다. 경찰은 “각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진술하고 있다”며 사실관계 규명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사건 발생 후 상당한 시간이 지나 객관적 물증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모 시의원이 강 의원에게 1억 원을 전달했다고 주장하는 시점은 제8회 지방선거를 앞둔 2022년 4월 중순이다. 강 의원은 당시 남모 사무국장으로부터 “김 시의원이 금품을 건넸다”는 보고를 사후에 받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반면 김 시의원과 남 전 사무국장은 금품 전달이 시내 한 카페에서 이뤄졌고, 강 의원이 직접 돈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없었다는 강 의원의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경찰로서는 사건 당일 특정 시간과 장소에서 세 사람의 동선이 겹쳤는지를 입증하는 것이 우선 과제로 꼽힌다.
가장 직접적인 자료는 카페 폐쇄회로(CC)TV 영상이지만 사건 발생 후 4년 가까이 지난 상황에서 영상이 남아 있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휴대전화 기지국 정보를 활용한 동선 분석 역시 통신사 보관 기간은 1년이 한계다.
‘돈인 줄 모르고 물건을 차량에 실었다’는 남 전 사무국장의 진술을 토대로 강 의원 차량의 운행 기록이나 블랙박스 영상 확보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관용차를 3∼4년에 한 번씩 바꾸는 관행을 고려하면 사건 당시 차를 현재 사용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현금 전달이 이뤄졌다면 은행 인출 기록 등이 남아 있을 가능성은 있으나 해당 기록만으로 금품을 실제로 누가 수수했는지를 특정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사 입증력에 구조적인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관련자들의 휴대전화와 전자기기에서 2022년 4월 전후 대화 기록을 확보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다만 김 시의원이 출국 후 텔레그램 계정을 삭제하고 휴대전화를 교체한 정황이 제기되는 등 이미 증거를 인멸한 정황이 드러난 상황이다.
김 시의원은 업무용 태블릿과 PC를 임의 제출했지만 모두 당선 후 시의회가 지급한 물품으로 알려져 실질적인 증거가 담겼을지는 미지수다. 초기화된 상태로 제출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강 의원 역시 아이폰을 압수수색을 당했지만 비밀번호 제공을 거부해 경찰이 소환 조사 전 잠금 해제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금품 수수 사건에서 핵심 증거로 꼽히는 비망록이나 다이어리 등의 존재 여부도 관심사다. 그러나 현재까지 관련 기록이 확인됐다는 정황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명확한 물증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수사의 핵심은 결국 엇갈린 진술 중 어느 쪽에 신빙성을 부여할지로 좁혀질 전망이다. 부패 사건 재판을 맡았던 한 고법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형사재판에서 가장 중요한 증거는 진술”이라며 “물증이 부족한 경우 진술의 앞뒤 정합성과 동기, 객관적 정황과의 부합 여부를 종합적으로 따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무상 물증이 차지하는 비중은 20~30%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진술이 차지한다”며 “준 사람, 받은 사람, 목격자의 진술이 엇갈릴 경우 누가 왜 거짓말을 할 가능성이 있는지, 진술이 얼마나 일관되는지를 중심으로 판단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