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친 수술에도 전화 불허한 교도소…법원 “과도해”

 

중경비처우급 수형자라 하더라도 고령의 부모가 수술을 받은 상황에서 전화 통화를 전면적으로 허가하지 않는 것은 과도한 제한에 해당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광주고등법원 제1행정부(재판장 양영희)는 재소자 A씨가 광주교도소를 상대로 제기한 ‘전화 통화 불허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한 1심을 유지하고, 교도소 측의 항소를 기각했다고 26일 밝혔다.

 

A씨는 광주교도소에 수감돼 있던 지난해 8월 22일, 어머니가 수술을 받은 사실을 이유로 “모친과 통화하고 싶다”며 전화 통화를 신청했다. 그러나 교도소 측은 A씨가 중경비처우급 수형자라는 점을 들어 이를 허가하지 않았다. 가족의 사망 등과 같이 중대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교정시설은 수용자의 범죄 성향, 위험성, 교정 성적 등을 종합해 경비처우급을 개방처우급(S1), 완화경비처우급(S2), 일반경비처우급(S3), 중경비처우급(S4) 등 네 단계로 나누고 이에 따라 처우에 차이를 두고 있다.

 

A씨는 교도소의 처분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1심 법원은 “원고의 모친이 수술 후 퇴원한 직후로 건강 상태를 확인할 필요성이 있었다”며 전화 통화를 허가하지 않은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해당 처분이 내려진 시점으로부터 상당한 시간이 지난 뒤 판결이 선고됐지만, A씨가 향후에도 유사한 상황에 반복적으로 놓일 가능성이 있다며 소송의 이익과 적법성 역시 인정된다고 봤다.

 

교도소 측은 수용자의 전화 통화는 교정시설 측의 허가에 따른 혜택일 뿐 권리가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통화는 헌법상 기본권인 접견권에 해당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원고는 부모의 수술과 건강에 관해 3개월간 3번의 짧은 서신을 받았다. 규정을 고려해도 고령의 노모가 수술을 한 상황에서 전화 통화마저 허용하지 않는 것은 헌법상 보장되는 가족과의 접견교통권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