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청 폐지와 공소청 출범이 엿새 앞으로 다가오면서 검찰이 직접 지명수배한 기소중지 사건 2000여건을 경찰과 특별사법경찰관에게 넘기는 작업에 들어갔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은 지난 9일 전국 고·지검과 지청에 ‘검찰 직접 지명수배 사건 처리·이관 방안’을 전달하고 사건별 조치를 진행하도록 했다. 이관 대상은 검찰이 직접 체포영장을 청구해 발부받아 지명수배한 뒤 피의자의 소재를 찾지 못해 기소중지한 사건이다. 전국 60개 검찰청에서 집계된 대상 사건은 지난 3일 기준 2168건이다. 검찰이 직접 수사를 시작한 사건이 1527건으로 가장 많았고 경찰 송치 사건 610건, 특별사법경찰관 송치 사건 31건이었다. 2168건은 전국의 모든 지명수배 사건이 아니라 검찰이 직접 체포영장을 받아 관리하던 사건이다. 검찰이 이들 사건을 넘기는 것은 오는 10월 2일 공소청 출범 이후 검사가 직접 수배자의 신병을 확보하거나 후속 수사를 이어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수배와 신병 확보도 경찰과 특사경이 맡게 된다. 문제는 기존 지명수배를 그대로 경찰에 넘길 수 없다는 점이다. 검찰은 먼저 기소중지 사건을 재기한 뒤 기존 체포영장을 법원에 반환하고 지명수배를 해제한다.
“그 정도면 이상하다는 걸 알 수 있었던 것 아닌가요.” 모르는 사람의 지시를 받아 현금을 건네받고, 다시 다른 사람에게 전달한다. 근로계약서도 제대로 쓰지 않았고 연락은 텔레그램이나 전화로만 한다. 평범한 일자리와는 분명 거리가 멀다. 그런데 사건을 하나둘 보다 보니 자꾸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이상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는 말과 ‘사기 범행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했다’는 말은 정말 같은 것일까. 형사재판에서 이 둘의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사기죄는 고의범이다. 부주의하게 범죄에 이용됐다는 이유만으로 처벌하는 범죄가 아니다. 적어도 자신이 하는 일이 누군가를 속여 돈을 빼앗는 범행과 연결돼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행동해야 한다. 흔히 말하는 ‘미필적 고의’도 마찬가지다. 대법원은 오래전부터 결과가 발생할 가능성을 인식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런 결과가 생겨도 감수하겠다는 의사가 있어야 한다고 판시해 왔다. 쉽게 말하면 ‘혹시 범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과 ‘범죄여도 상관없다’는 생각 사이에는 간격이 있다는 이야기다. 나는 현금 수거책 사건에서 바로 이 간격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수상한 정황이 많을수록 피고인에게 불리하다. 대법원도 공범과
술을 마신 상태에서 성범죄나 폭행 등 위험한 상황에 놓여 자신의 차를 몰고 현장을 벗어난 경우에도 음주운전으로 처벌받게 될까.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청주지법 충주지원 형사1단독 김연수 부장판사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6월 충주의 한 숙박업소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094% 상태로 차량을 몰아 약 10㎞를 운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는 숙박업소에서 잠을 자던 중 자신이 준강간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을 인지한 뒤 옷과 소지품을 챙겨 방을 빠져나왔다. A씨는 자신의 차량을 운전해 약 10㎞를 이동한 뒤 갓길에 차를 세우고 경찰에 성범죄 피해 사실을 신고했다. 그러나 음주 상태에서 차량을 운전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됐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의 운전이 형법상 ‘긴급피난’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형법 제22조는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위난’을 피하기 위한 행위에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처벌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A씨가 당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거나 택시 또는 대리운전을 이용하는 방법 등으로 범행 현장을 벗어나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으
한때 주민들이 들어서는 것조차 꺼렸던 교도소가 인구 감소에 시달리는 농어촌 지역에서 새로운 유치 시설로 주목받고 있다. 수백명의 공무원이 상시 근무하는 데다 가족들의 전입과 주거·소비 수요까지 기대할 수 있어서다. 25일 법무부와 각 지방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법무부는 오는 11월 4일까지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국립 교정시설 4곳의 신규 입지를 공모하고 있다. 새로 들어설 교정시설은 한 곳당 수용 정원 1000명, 직원 250명 규모다. 필요한 부지는 19만2000㎡ 이상이며 4개 시설 건설에 약 9676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토지보상비와 향후 운영비는 별도다. 법무부는 지자체가 제출한 제안서를 토대로 주민 수용성을 비롯해 기반시설, 토지 이용과 개발 가능성, 접근성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대상지를 선정할 계획이다. 공모가 시작되면서 인구 감소가 이어지는 지역을 중심으로 교정시설 유치 움직임도 본격화하고 있다. 가장 적극적으로 나선 곳 가운데 하나는 경북 청송군이다. 청송군 진보면에는 이미 경북북부제1교도소를 비롯한 4개 교정기관이 운영되고 있다. 청송군은 40여년 동안 교정시설이 운영돼 온 경험과 기존 기반시설, 주민 수용성 등을 앞세워 추가 시설 유치에
추석을 앞둔 70대 A씨는 손주들에게 용돈을 보내려다 잠시 고민에 빠졌다. 명절마다 주는 용돈이지만 금액이 커지면 혹시 증여세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됐기 때문이다. 25일 국세청에 따르면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피부양자의 생활비와 교육비, 치료비 등에는 증여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명절에 가족이나 친척에게 받는 용돈도 금액과 지급 경위 등에 따라 포함될 수 있다. 다만 50만원이나 100만원처럼 일률적인 비과세 기준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국세청은 용돈을 준 사람과 받은 사람의 관계, 나이와 경제적 상황, 지급 금액과 횟수, 실제 사용처 등을 종합해 과세 여부를 판단한다. 명절에 용돈으로 받은 돈을 생활비나 교육비 등으로 사용했다면 용돈으로 인정될 수 있지만, 상당한 금액을 반복적으로 받거나 이를 모아 재산을 형성했다면 증여로 볼 수 있다. 예컨대 부모나 조부모가 자녀·손주 명의 계좌에 상당한 금액을 반복적으로 입금한 뒤 이를 예·적금이나 주식·부동산 등 재산을 취득하는 데 사용한 경우다. 자녀나 손주 명의 증권계좌에 돈을 넣어 주식을 직접 매수한 경우에도 단순한 용돈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지급한 금액과 횟수, 돈을 준 경위와 이후 운용 과정 등을 함
교정본부가 2027년도 정기직제를 통해 대규모 인력 증원에 나서면서 올해 크게 줄었던 국가공무원 9급 교정직 채용 규모가 다시 늘어날지 수험생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24일 교정직 수험생들이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내년 채용이 다시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와 “올해처럼 200명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2027년도 정기직제 정부안에는 교정본부 인력 288명 증원과 90개 직위의 직급 상향이 반영됐다. 증원 인력은 교정시설 현장을 비롯해 마약사범 재활, 의료·간호, 수용자 미성년 자녀 지원 등의 분야에 배치될 예정이다. 교정직 학원가에서는 이번 정원 확대가 내년도 신규채용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 교정직 시험 전문 강사는 “총 288명의 증원은 기관을 신설하는 경우에도 확보하기 어려운 인원”이라며 “자연퇴직 예정 인원과 순증원 규모 등을 고려하면 7·9급 공채에서도 채용 규모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288명이 모두 9급 교정직 신규채용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증원 인원에는 교정직 외에 의료·간호 등 다른 직렬이 포함돼 있고 실제 공채 규모는 퇴직자와 기존 결원, 직렬별 정원 배분, 정부
이재명 대통령이 농지 투기를 막기 위한 농지 전수조사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재차 밝히면서 여야가 24일 공방을 벌였다. 이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농지 투기 방지와 제대로 된 농지 활용을 위해 농지 전수조사는 꼭 필요하다”며 “저항과 반발 때문에 모든 정부가 회피했지만 저는 회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경자유전 원칙을 언급하며 “경자유전과 이를 지키기 위한 정부의 노력은 헌법, 즉 국민의 명령”이라고 했다. 농사를 짓겠다고 신고한 뒤 취득한 농지를 땅값 상승을 기다리며 방치하거나 불법 임대하는 경우에는 강제매각하도록 한 현행 제도를 집행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농지 전수조사 과정에서 실제 농민이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전은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성실한 농민이 억울한 일을 겪는 일은 결코 없도록 하겠다”며 "투기 목적이 아닌 관행적인 농지법 위반은 정상화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농지 전수조사를 둘러싸고 ‘걸리면 땅을 당장 팔아야 한다’, ‘농짓값이 폭락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며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농촌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진 임대차의
규정을 위반해 징계를 받은 변호사와 법무법인 가운데 같은 기간 두 차례 이상 징계를 받은 사례가 115명(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이성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8월까지 5년8개월간 대한변호사협회 변호사징계위원회가 내린 징계 결정은 모두 875건이었다. 같은 기간 두 차례 이상 징계를 받은 변호사와 법무법인은 115명(곳)이었다. 이들에게 내려진 징계 처분은 285건으로 전체의 32.6%를 차지했다. 징계 3건 가운데 1건가량이 이미 징계를 받은 전력이 있는 변호사나 법무법인에 다시 내려진 것이다. 반복 징계가 가장 많았던 곳은 서울지방변호사회 소속 A법무법인이었다. A법무법인은 2024년 두 차례, 지난해 세 차례, 올해 두 차례 등 최근 3년 동안 모두 7차례 징계를 받았다. 7건의 처분은 모두 과태료였다. 건별 과태료는 5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합계는 1억5000만원에 달했다. 퇴직공직자 활동내역 등 제출의무 위반과 광고규정 위반, 성실의무 위반 등이 징계 사유였다. 개인 변호사가 같은 사유로 반복해서 징계를 받은 사례도 있었다. 경남지방변호사회 소속 B변호사는 성실의무 위반으로
노숙 생활을 하며 알고 지내던 지인과 말다툼을 벌이다 폭행해 숨지게 한 30대 남성이 징역 4년을 선고받고 형이 확정됐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제15형사부(재판장 정윤섭)는 폭행치사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5월 30일 오전 1시께 경기 수원시 팔달구에 있는 지인의 주거지에서 30대 남성 B씨와 말다툼을 하던 중 B씨의 뺨을 두세 차례 강하게 때리고 가슴 부위를 밀어 넘어뜨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폭행을 당한 B씨는 뒤로 넘어졌지만 A씨는 별다른 구호조치를 하지 않은 채 현장을 떠났다. 뒤늦게 발견된 B씨는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외상성 뇌출혈로 약 2주 만에 숨졌다. A씨와 B씨는 2012년쯤 노숙 생활을 하면서 서로 알게된 사이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폭행으로 피해자가 사망한 데다 쓰러진 피해자를 그대로 두고 현장을 떠난 점을 무겁게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로 사망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책임이 매우 무겁다”며 “피고인이 중태에 빠진 피해자를 방치해 구호조치가 지연됐고, 피해자는 사망할 때까지 상당한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어차피 망했어요”, “저는 안 되는 사람이에요.” 서울남부교도소 ‘만델라소년학교’에서 소년수형자들을 가르치는 이제희 교위가 학생들에게 종종 듣는 말이다. 이 교위는 “교육을 통해 작은 성취를 경험하고 ‘나도 평범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생각을 갖도록 돕는 것이 소년수 교육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말했다. 전문상담교사 자격을 가진 이 교위는 2023년 말 공모를 통해 만델라소년학교에 합류했다. 교과목 대신 인성·교양교육과 상담, 생활지도를 맡고 있다. 만델라소년학교는 2024년 제1회 검정고시부터 올해 제2회 시험까지 6회 연속 응시생 전원 합격을 기록했다. 누적 합격자는 152명이다. 이 교위는 높은 합격률의 배경으로 교도관과 학생 사이의 신뢰를 꼽으면서도 “합격률보다 공부를 통해 학생들이 자신에 대한 생각을 바꾸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더시사법률은 지난 22일 서울 구로구 서울남부교도소에서 이 교위를 만나 소년수 교육의 현실과 만델라소년학교가 지향하는 교정·교화의 의미를 들었다. 다음은 이 교위와의 일문일답. ―만델라소년학교에서 어떤 역할을 맡고 있나. “전문상담교사 자격으로 이곳에 왔습니다. 현재 인성·교양교육과 상담을 담당하면서 학생들의 정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