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온라인 카페가 ‘정보 공유’의 외형을 넘어 특정 변호사와 의뢰인을 연결하는 통로로 기능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변호사 수가 4만 명을 넘어서며 수임 경쟁이 격화된 가운데, 일부 변호사들이 이러한 구조에 의존하고 그 틈을 타 이른바 ‘카페형 법조 브로커’가 개입하는 악순환이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회원 수 수만 명 규모의 일부 포털 카페에서 변호사가 아닌 일반인이 카페를 개설한 뒤 ‘무료 법률상담’을 내세워 상담을 유도하고 이른바 ‘사무장’이 전화를 걸어 특정 변호사 선임을 권유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겉으로는 단순 상담 안내나 정보 제공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사건 연결과 결합된 구조라는 것이다.
사건기록 유출...집행유예 선고 사례도 발생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운영자가 카페를 개설한 뒤 특정 변호사들을 ‘협력 변호사’로 홍보하며 사건 연결 통로로 활용하고 카페 소속 변호사를 선임한 회원에게만 수사자료나 사건기록을 열람하게 하는 방식으로 차별화된 혜택을 내세운 사례도 확인됐다.
2025년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비밀준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여러 법무법인에서 사무원으로 근무하면서, 재직 중인 법무법인이 수임한 형사사건 증거기록 파일에 제한 없이 접근할 수 있는 지위를 이용했다.
그는 해당 파일을 개인 USB에 저장해 보관한 뒤, 자신이 운영하던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업로드했다.
A씨는 2016년경부터 포털사이트에 성범죄 관련 카페를 운영하면서 카페 소속 변호사를 선임한 회원에게만 해당 자료를 열람하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범죄 피해자들의 개인정보가 담긴 사건 기록을 상업적 목적으로 활용해 죄질이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공소사실은 대부분 증거능력 문제로 무죄가 선고됐다. 수사기관이 플랫폼 자료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영장 원본 제시와 참여권 보장 절차가 지연됐고 그 사이 확보된 자료 일부가 위법수집증거로 배제됐기 때문이다. 현재 검찰과 피고인 모두 항소한 상태로 전해졌다.
“카페 통해 사건 연결” … 당사자는 혐의 부인
제보자들은 A씨가 대한변협에 사무원으로 등록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카페에 ‘협력 변호사’를 두고 1:1 무료 상담 게시판을 통해 카페 소속 변호사를 선임한 의뢰인들의 수사자료를 동의 없이 보관·제공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아울러 A씨는 카페에서 활동하던 B, C씨 변호사와 함께 카페를 통해 선임된 의뢰인의 수임료를 나눠 가진 구조였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수사기관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과 금품을 받고 법률사건 등을 변호사에게 소개, 알선하였다는 변호사법위반 혐의로 법원으로부터 A씨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았다.
압수수색 과정에서는 A씨는 아동성착취물 영상 피해자 사진을 동의 없이 첨부해 업로드한 정황도 드러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당시 협력 변호사로 활동했던 C씨가 A씨와 함께 유사한 방식의 카페를 다시 개설·운영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A씨는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도 또 다른 유사 카페를 개설해 ‘1:1 무료 법률상담’을 내세워 변호사를 연결한 의혹으로 수사기관에 입건돼 추가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A씨는 관련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규제 강화만으로는 한계”… 제도적 보완 필요성 제기
카페 기반 브로커 구조는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인터넷 카페를 통해 개인회생·파산 신청자를 상담한 뒤 특정 변호사에게 사건을 넘기고 수임료를 나눠 가진 브로커가 변호사법 및 법무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 송치됐고, 사건을 제공받은 변호사들과 명의를 빌려준 법무사들도 입건됐다.
당시 수사 결과 상담·서류 작성·사건 연결·정산까지 이어지는 일종의 ‘패키지 영업’ 구조가 형성돼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변호사 수 증가로 수임 경쟁이 심화되면서 일부 변호사들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한 사건 유입에 의존하는 구조가 형성됐다고 분석한다.
특정 주제를 내세운 카페를 개설하고 ‘1:1 무료 법률상담’ 카테고리를 만들어 변호사가 직접 상담하는 것처럼 외형을 갖춘 뒤, 사건을 특정 변호사에게 연결하는 방식으로 진화했다는 것이다. 변호사는 안정적 사건 유입을 기대하고, 운영자는 소개 대가를 받는 구조다.
브로커 시장을 완전히 근절하기 어렵다는 현실론도 제기된다. 방식이 은밀해질수록 위법 행위를 입증하기는 더욱 어려워지고, 단속 역시 사후 대응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브로커들이 활개칠 경우 알선료를 충당하기 위해 변호사 수임료가 인상될 수 있고, 그 부담은 결국 의뢰인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며 “변호사 선임의 공정성과 사건 당사자 보호 원칙이 훼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한변협의 규제가 과도해질 경우 음성적 브로커 시장이 오히려 확산될 수 있다”며 “공식적인 사건 유입 통로가 좁아질수록 비공식 연결 방식은 더욱 은밀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