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마약 원료를 밀수입한 뒤 국내에서 직접 합성마약을 제조하는 범죄 수법이 잇따라 적발되고 있다.
창원지법 형사2부(부장판사 김성환)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향정) 등 혐의로 기소된 영국 국적 40대 A씨에게 징역 9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연인 40대 B씨에게는 징역 3년이 선고됐다.
A씨는 지난해 8월 영국 런던에서 국제 마약 조직원으로부터 약 1억800만원 상당의 엑스터시(MDMA) 분말 원료 약 360g을 건네받은 뒤 이를 삼켜 몸속에 숨긴 채 항공편으로 국내에 들여온 혐의로 기소됐다.
엑스터시는 타인에 대한 호감을 높이는 환각 작용을 일으키는 합성 마약으로, 주로 클럽 등 유흥시설에서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A씨는 이후 지난해 9월 경남 김해에서 알약 형태의 엑스터시 104정을 제조한 혐의도 받는다.
재판부는 “범행 방법이 매우 대담하고 밀반입한 엑스터시 원료의 양도 상당하다”며 “단순 밀반입에 그치지 않고 실제 제조로 이어진 점에서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들이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는 점과 B씨의 경우 여행 목적으로 국내에 입국한 뒤 A씨가 원료를 몸속에 숨긴 채 입국한 사실을 알게 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최근 해외에서 마약 원료를 들여와 국내에서 합성마약을 제조하려 한 일당도 세관에 적발됐다.
관세청 인천공항세관은 마약 제조책인 20대 C씨 등 베트남 국적 3명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검거해 인천지검에 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해 7월부터 12월 사이 베트남발 항공 특송 화물을 통해 사프롤과 MDP-2-P 글리시디에이트 등 마약 원료 물질을 밀수입한 뒤 엑스터시를 제조한 혐의를 받는다. 세관이 적발한 밀수입 원료는 총 5.4㎏으로, 약 2만 9430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다.
일당은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경북 경산의 C씨 거주지 인근 주택가 빌라를 임대한 뒤 알약 제조기 등 장비를 설치해 엑스터시를 제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C씨는 챗GPT와 인터넷 검색을 통해 엑스터시 제조 방법을 찾고, 베트남 메신저 ‘잘로(Zalo)’를 이용해 현지 공급책과 연락하며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시제품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세관에 적발되면서 실제 유통으로 이어지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국내 마약 중독 환자 수는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 마약 중독 환자 수는 2020년 557명에서 2024년 828명으로 48.7% 증가했다.
특히 20~30대에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20~29세 환자는 2020년 115명에서 2024년 275명으로 139.1% 늘었고, 같은 기간 30~39세 환자도 118명에서 223명으로 89.0% 증가했다.
마약을 처음 접하는 연령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가톨릭대학교 산학협력단 연구팀이 지난해 마약류 사용자 29명을 심층 조사한 결과, 최초 사용 연령은 20대가 58.6%로 가장 많았으며 10대에 처음 사용했다고 응답한 비율도 17.2%였다. 전체 응답자의 약 4명 중 3명은 20대 이전에 처음 마약을 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약을 접하게 되는 경로는 대부분 주변 지인이었다. 마약 사용 계기로는 ‘지인의 권유’가 75.9%로 가장 많았고, 구입 역시 72.4%가 친구나 지인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법무법인 청 곽준호 변호사는 “마약 범죄는 밀수와 제조, 유통 단계가 결합될수록 사회적 위험성이 커진다”며 “특히 원료를 밀수입해 국내에서 직접 제조하는 방식은 단순 투약이나 판매보다 조직적 범죄로 평가될 가능성이 높아 처벌 수위도 상당히 무거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에는 온라인 정보나 메신저를 활용해 제조 방법과 유통망을 확보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수사기관의 대응 역시 국제 공조와 온라인 추적 중심으로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