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과 대화하라”...노란봉투법 이후 원청 사용자성 '첫 인정'

4개 공공기관 노조 교섭 나서야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원청의 사용자성이 처음 인정됐다. 노동계는 이번 판정이 향후 비슷한 분쟁에서 판단 기준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3일 노동계에 따르면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연대노동조합이 한국자산관리공사 등 4개 기관을 상대로 제기한 ‘교섭요구 사실 공고 관련 시정신청’ 사건에서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하는 판정을 전날 내렸다.

 

하청·간접고용 구조에서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원청도 사용자로 볼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한 첫 판단이다.

 

앞서 공공연대노동조합은 지난달 13일 해당 공공기관들에 교섭을 요구했으나, 기관들이 이를 공고하지 않았다며 충남지노위에 시정신청을 제기했다.

 

충남지노위는 “조사 결과 각 공공기관은 하청 근로자들의 안전관리 및 인력배치 등에서 노동조합법상 실질적인 사용자 지위에 있다”며 “원청인 공공기관이 신청인인 공공연대노동조합과 교섭, 즉 대화에 임하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해당 기관들은 하청의 교섭 신청 사실을 사내에 공고해야 하며, 공고 기간 동안 다른 노조나 노동자가 해당 교섭에 참여할 뜻을 밝힐 수 있다.

 

원청이 정당한 이유 없이 교섭을 거부할 경우 노동조합은 중앙노동위원회 재심을 신청하거나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부당노동행위로 제재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

 

이번 결정은 원청이 하청 노동자에 대해서도 실질적인 사용자로서 교섭 책임을 질 수 있음을 확인한 사례로 평가된다. 노동계는 향후 공공기관뿐 아니라 민간 산업으로 유사 분쟁이 확산될 경우 판단 기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이번 판단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원청은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에 성실히 응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