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성범죄 사건은 ‘초기 대응’이 성패를 가를까
성범죄 피의자로 입건되는 순간 사람들은 흔히 상상 이상으로 큰 충격을 받는다. 억울하다는 마음이 앞서기도 하고 ‘수사에 성실히 임하면 진실이 드러나겠지’ 하는 기대를 품기도 하지만, 현실의 수사·재판 절차는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고 예측하기 어렵다. 성범죄 사건은 특성상 직접증거가 많지 않고, 결국 피해자와 피의자의 진술이 맞서는 구도가 형성되기 때문에 ‘초기 대응’이 사건의 향방을 거의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초기 조사는 특히 중요하다. 수사기관이 처음 작성하는 피의자 진술조서는 이후 모든 판단의 기준점이 된다. 이때 피의자는 종종 ‘솔직하게 말하면 오해가 풀리겠지’라고 생각하며 준비 없이 진술에 나서곤 한다. 그러나 수사 기록에 남는 문장은 다르게 해석될 여지가 항상 존재한다. 말의 앞뒤가 잘려 기록되기도 하고, 표현이 과장되거나 부정확하게 기재되기도 한다. 이후 진술을 ‘수정’하게 되면 진술 자체의 신빙성이 흔들려 불리함이 커진다. 따라서 기억이 정확하지 않은 부분은 추측해서 말하지 않는 것이 좋고, 당시 상황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떠올려 정리한 뒤 조사에 응하는 편이 안전하다. 수사기관에서 ‘기억나지 않는다’는 식의 태도는 무책임한 모습으로 비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