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AI 법률상담에 의존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과거의 전과가 고소인에게 드러날 수 있다는 불안감에 정식재판 청구를 포기하는 피의자가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실제 법원 실무와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부당한 약식명령을 받고 정식재판을 청구하면 판결문에 모든 전과가 공개돼 고소인이 이를 확인할 수 있다”는 내용이 사실처럼 퍼지고 있다. 이는 다수의 피의자가 AI와 법률상담 과정에서 “모든 전과가 판결문에 적나라하게 드러난다”는 답변을 접한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한 법무법인의 최근 상담사례에서 A씨는 취객 난동을 제지하다 쌍방폭행으로 입건됐고 벌금 200만여원의 약식명령을 받았지만 정식재판 청구를 망설였다. 과거 강제추행 벌금형 전과가 존재해 고소인이 알게 될 경우 주변 지인들에게 유포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공포가 근거가 없다고 지적한다. 법무법인 청 곽준호 변호사는 “판결문에 이종 벌금형 전과가 상세히 적히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양형과 관련된 범죄전력만 죄명과 형량을 간단히 언급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전력이 양형에 참작한 경우에만 일부
법무부가 부산구치소에서 발생한 20대 수감자 집단폭행 사망 사건과 관련해 부산구치소장을 포함한 직원 17명에 대해 ‘성실의무 위반’ 책임을 물어 문책 조치를 내렸다. 법무부는 30일 “부산구치소 수감자 집단폭행 사망 사건과 관련해 최근 부산구치소장과 직원 등 17명에 대해 문책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이들이 받은 문책은 경징계 요청 2명, 경고 4명, 주의 7명, 시정 4명이며 부산구치소장은 경고 처분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감봉·견책 등 경징계 여부는 다음 달 중순 열릴 징계위원회에서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법무부는 사건 발생 직후 대구지방교정청 특별사법경찰팀에 행정조사를 지시했고 조사 결과에 따라 징계를 확정했다. 앞서 지난 9월 7일, 부산구치소에 미결수로 수감돼 있던 20대 남성 A씨가 방 안 화장실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두 시간여 만에 사망했다. 조사 결과 A씨는 함께 생활하던 재소자 3명에게 지속적으로 폭행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사건의 중대성에 비해 문책이 대부분 ‘주의’나 ‘시정’에 그친 데다, 법무부 차원의 감찰 절차 없이 내부 조사만으로 마무리됐다는 점에서 교정당국이 책임을 회피한 것 아니냐는 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세 차례나 경찰관을 폭행한 80대 남성이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방법원 형사2단독 김택성 부장판사는 지난 19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A씨(82)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10월 10일 강원 춘천시에서 ‘주취자가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에게 욕설을 하고 가슴을 밀치는 등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또 모자를 쓴 상태에서 머리를 들이밀어 모자 챙 부분으로 경찰관의 인중을 들이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경찰관은 주취 소란에 따른 통고처분을 진행하기 위해 A씨에게 인적 사항을 확인하던 중 욕설과 폭행을 당했다. A씨의 폭행은 이전에도 두 차례 있었다. 지난 6월 14일 새벽 ‘주취자가 넘어져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은 A씨를 발견해 그의 휴대전화를 대신 찾아 가족 연락처를 확인했다. 이어 경찰관은 업무용 디지털단말기(PDA)로 사위와 통화를 연결해 주며 “사위와 통화해 보라”고 기기를 건넸지만, A씨는 PDA 경찰관의 머리 쪽으로 던져 폭행했다. 한달 전 지난 5월 7일에도 A씨는 택시비 문제로 출동한 경찰관이 귀가를 권유하자 해당 경찰관의 얼굴을 손으로 때린 혐의다. 김
1998년 1월 3일 오후 3시 10분경 대구 남구 대명11동 ‘장미 비디오’에서 당시 30대였던 여주인은 여섯 살 막내아들에게 짜장라면을 끓여주던 평범한 주말 오후를 보내고 있었다. 그 순간 가게 문을 열고 들어온 한 남성에게 여주인은 13차례나 흉기에 찔린 채 쓰러졌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3시간 만에 숨졌다.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는 피해자의 여섯 살 아들이었다. 아이는 울면서 인근 가게로 달려가 “강도가 우리 엄마를 찔렀다”고 외쳤다. 물증 없는 살인사건…경찰 “범인 자백 받아냈다” 경찰 수사가 시작되고 유일한 목격자인 아이가 기억해낸 범인의 모습은 “20대쯤 되는 남성”이라는 단서뿐이었다. 범인의 지문·DNA·흉기 등 현장에서 증거는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사건은 ‘미궁 속’으로 빠지는 듯 보였다. 그러나 사건 발생 이틀 뒤인 1월 5일, 장미 비디오 근처에서 불심검문을 받던 만 20세 청년 이민형 씨가 체포됐다. 그는 군에서 52일째 복귀하지 않은 탈영병이었다. 경찰은 그가 탈영 후 대구 등지에서 여러 건의 강도와 절도 행각을 벌였으며, 장미 비디오 가게의 여주인도 살해했다고 발표했다. 수많은 카메라 앞에 선 이민형은 “누군가 알 거예요. 누군가는 알
Q. 오늘은 안팍의 안지성 변호사님을 모셨습니다. 변호사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안팍에서 형사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안지성 변호사입니다. 마약·보이스피싱·강력범죄 등 중대 형사사건을 주로 맡아 온 지 10년 정도 되었습니다. 유튜브나 온라인 콘텐츠를 통해 보신 분들도 계실 텐데, 실제로도 기록을 끝까지 검토하고 사건의 쟁점을 세밀하게 파고드는 방식으로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인생의 절벽 앞에 서계신 분들의 사건을 맡는 만큼 ‘지은 잘못만큼만 책임지게 하자”는 원칙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Q. 법무법인 안팍은 형사사건 분석과 연구가 활발한 로펌이라는 평가가 있습니다. 변호사님의 업무 스타일에 연구가 큰 비중을 차지하나요? A. 사건을 맡으면 판례, 감정서, 논문, 해외 자료까지 가능한 범위에서 모두 확인합니다. 형사 사건은 기록 한 줄로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 세부 사항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사건을 연구 과제처럼 접근하는 편입니다. Q. 얼마전 변호사님의 사건중 무죄가 선고된 판결들이 큰 화제가 됐습니다. 해당 사건의 핵심 쟁점과 변호 전략이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무죄가 가능했던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간단히 설명을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일부러 업무보고 시간을 ‘술자리 시간’에 맞춰 잡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노무현·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실무를 오래 경험한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6일 진보 성향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을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윤석열 씨에게는 고유의 ‘술시(酒時)’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전통적인 ’술시(戌時)’인 오후 7~9시가 아니라, 술을 마시기 위해 오후 5시를 일명 ‘술시’로 정해두고 장관이나 주요 인사의 업무보고 시간을 의도적으로 해당 시각에 맞췄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윤 전 대통령은 장관이나 주요 인사에게 업무보고를 받을 때 일부러 오후 5시로 일정을 잡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오후 5시에 보고가 시작돼 30분 정도 진행되면 ‘저녁이나 드시고 가시죠’라며 붙잡아 5시 반부터 소폭(술)을 돌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장관들 사이에서는 ‘오후 5시 보고가 잡히면 컨디션(숙취해소제)부터 챙겨라’는 말이 돌았고, 실제로 준비해 가곤 했다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윤 의원은 앞서 지난 23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특별방송에서도 윤 전 대통령의 음주 행태를 지적한 바 있다. 당시 방송에서 그는 “윤석열
유엔도 “형기 기준 선거권 박탈은 위반”… 1년 이상 실형을 선고받은 수형자의 선거권을 형 집행 종료 전까지 일률적으로 박탈하는 현행 규정이 민주주의 원칙과 국제인권기준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죄명이나 선거와의 관련성을 따지지 않는 광범위한 제한은 사실상 ‘정치적 시민권 박탈’이라는 비판이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1년 이상의 징역형이 확정된 수형자의 선거권 행사는 어렵다는 전망이다. 현행 공직선거법 제18조에 따르면, 1년 이상의 징역형이 확정된 사람은 선거권이 없으며 1년 미만의 형을 선고받았거나 구속 재판 중인 미결수, 집행유예자는 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지난 9월 선거권을 행사하지 못했던 수형자 10명이 공익인권변론센터와 함께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청구인들은 1년 이상 실형을 선고받은 수형자의 선거권을 제한하는 공직선거법 제18조 제1항 제2호가 보통선거원칙과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선고 형량만을 이유로 선거권을 박탈하는 것은 과도한 기본권 제한”이라고 주장했다. 과거에는 집행유예자와 형이 확정된 수형자 모두 선거권이 제한됐지만 헌법재판소가 2014년 1월 집행유예자에 대한 선거권 박탈 규정을 위헌으로 판단하고 20
최근 유튜브 방송을 통해 교정시설 수감자들 사이에서만 유통된다는 책의 실체가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0일 유튜브 채널 ‘취재대행소 왱’에는 “감옥에서만 본다는 책의 내용은 뭘까?”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서는 ‘옥중비급’이라는 책이 교도소 내부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으며, 정식 ISBN 등록까지 마쳤음에도 일부 콘텐츠가 외부 자료를 그대로 활용한 것으로 보여 저작권 침해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소개됐다. 영상에 따르면 ‘옥중비급’은 교도소 내에서 가장 많이 찾는 책으로 알려졌다. 유튜브 쇼츠, 댓글, 합성 이미지 등을 종이로 옮겨놓은 형태로, 인터넷 접속이 차단된 환경에서 외부 미디어 접근이 불가능한 수용자들에게 ‘유일한 인터넷 구경 수단’처럼 기능하고 있다는 것이다. 겉표지는 검은 바탕에 앉아있는 남성 실루엣이 이미지가 인쇄돼 무협지 같은 분위기를 풍기지만, 첫 장을 넘기면 잘생긴 남성이 베트남 길거리를 걸어가는 사진, 일본 애니메이션 ‘이누야샤’ 실사 버전 이미지 등이 등장한다. 온라인 커뮤니티 방식의 짧은 밈과 짤, 댓글을 그대로 인쇄한 구성도 눈에 띈다. 이 책은 수감자들 사이에서 일종의 ‘공동체 매개체’ 역할을 하는 것으
2005년 서울 양천구 신정동 일대에서 발생한 두 건의 여성 연쇄살인 사건의 범인이 사건 20년 만에 특정됐으나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형사기동대는 두 사건의 피의자가 당시 건물 관리인이던 60대 남성 A씨(장씨)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다만 A씨는 2015년 암으로 사망해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될 예정이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2005년 6월 6일 감기 증세로 병원을 찾았다가 휴일이라 돌아가던 20대 여성 B씨는 귀가 중 A씨에게 붙잡혔다. A씨는 B씨의 금품을 빼앗고 성폭행한 뒤 양손으로 목을 졸라 살해하고, 시신을 쌀포대와 비닐로 싸서 노끈으로 결박한 후 인근 노상주차장에 유기한 것으로 파악됐다. 시신은 다음 날 쓰레기 무단투기를 단속하던 공무원에게 발견됐으며, 사인은 경부압박 질식사로 확인됐다. 같은 해 11월 20일 친정에 간다며 외출했던 40대 여성 C 씨가 실종됐다. 경찰은 C씨가 같은 빌딩을 방문했다가 A씨에게 지하 1층 창고로 끌려간 뒤 폭행·성폭행을 당하고 나일론 끈으로 목이 졸려 살해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시신은 비닐과 돗자리로 감싼 채 A씨 차량에 실려 주택가 노상에 버려진 것으로 추정
임신한 아내가 구속된 상태에서 형집행정지를 받고 나와 무사히 출산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1일 온라인 커뮤니티 ‘오크나무’에는 “안쪽이(아내)가 순산했다”는 남편 A씨의 글이 올라왔다. A씨는 “걱정해주시고 응원해주신 오크나무 분들과 교도관님들 덕분에 안쪽이가 출산 잘했습니다. 남은 시간 매시간 소중하게 보낼게요”라고 전했다. 오크나무는 수감된 수용자들의 가족이 모여 정보를 공유하는 커뮤니티다. 남편 A씨는 지난 7월 임신 상태에서 구속된 아내를 옥바라지해 왔다. 남편은 혼자 정보를 알아보기 어려워 카페를 통해 출산 관련 문의를 했고, 아내의 상태도 커뮤니티에 전하며 조언을 구했다. 임신한 아내는 구속 상태에서도 산부인과 진료를 이어갔으며, 초음파 영상을 확인하기 위해 병원 앱 연동 방법을 묻는 등 A씨가 직접 정보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그는 “지정병원으로 옮기며 초음파와 산모수첩을 새로 받았는데 제가 영상을 볼 수 없다”며 “다음 주 임태랑 초음파가 있다고 해서 정말 보고 싶다”고 글을 남기기도 했다. 출산일이 가까워지자 A씨는 지난 9월 형집행정지를 신청했고 한달 뒤 의정부교도소로부터 승인을 통보받았다. 그는 형집행정지 당일 “오후 3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