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교도소에 장애인 수용자를 위한 대변기나 손잡이 등 필수 편의시설을 설치하지 않은 것이 차별행위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결이 확정됐음에도 법무부가 장애인 수용자들에게 국가배상신청 가능성을 안내해달라는 요구를 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법무부는 모든 수용자가 같은 피해를 입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16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지난 8월 국민신문고에는 “장애인 차별 피해를 입은 다른 수용자들에게도 배상 신청 가능성을 안내해달라”는 민원이 접수됐다. 민원을 제기한 장애인 수용자 A씨는 “편의시설 부재가 차별이라는 법원 판단이 확정된 만큼 다른 장애인 수용자들도 국가배상신청을 할 수 있음을 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A씨는 팔다리가 마비된 중증 장애인으로, 2015년 순천교도소 수감 당시 장애인용 화장실이 없어 피해를 입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 법원은 정부가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위반했다며 A씨에게 300만 원을 배상하고, 전국 장애인수형자 전담교정시설에 편의시설을 설치할 것을 명령했다. 또한 A씨가 국가인권위원회에 보낸 50여 차례 서신을 교도소가 동정 관찰한 행위는 ‘불법 서신검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1심 법원은 A 씨가 입소했던 2015
아파트 단지 내 주차장에서 이뤄진 음주운전이라도, 해당 공간이 외부에 개방돼 있지 않다면 도로교통법상 ‘도로’로 보기 어렵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형식적으로 ‘아파트 주차장’이라는 명칭보다 불특정 다수의 통행 가능성이 판단 기준이라는 취지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A씨가 경기북부경찰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운전면허 취소 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경찰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A 씨는 지난 2023년 6월 술을 마시고 경기도 남양주 한 아파트 단지 지하주차장에서 지상주차장까지 약 150m 가량을 운전했다.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12%로 면허 취소 기준을 넘는 수준이었다. 이에 경찰은 A 씨의 운전면허를 취소했다. 그러나 A 씨는 아파트 단지 주차장과 도로는 도로교통법상 도로가 아니기 때문에 음주운전이 성립될 수 없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경찰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아파트 단지가 외부 도로와 차단기 등으로 분리돼 있고, 경비원이 외부 차량을 통제하며, 내부 통행도 입주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점 등을 근거로 “A씨가 운전한 장소는 도로가 아닌 ‘자동차 주차를 위한 통로’에 해당한
Q. 안녕하세요, 변호사님. 우선 처음이시니 독자분들께 인사 겸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법무법인 에스 임태호 대표변호사입니다. Q. 성범죄 사건을 주로 많이 맡으시는데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성범죄 사건은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이 높게 평가되고, 수사·재판 과정에서 대질신문이나 대면 절차가 제한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런 구조에서는 피고인이 방어권을 온전히 행사하기 어려워 전문적인 대응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필요성 때문에 관련 업무를 집중적으로 맡게 됐습니다. Q. 변호사님이 운영에 참여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는 다양한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 공간에 대한 시각을 어떻게 보시나요? A. 커뮤니티에는 여러 유형의 사건 당사자들이 정보를 얻기 위해 참여하고 있습니다. 법적 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운영 규칙을 마련해 관리하고 있지만, 외부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으며 그런 의견들 역시 겸허히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Q. 수임 사건이 많은 편인데, 사건이 많으면 변호의 질이 저하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어떻게 관리하고 계신가요? A. 전문성이 있다는 것은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다는 의미입니다. 시스템이 구축되면 더 많
Q. 안녕하세요, 변호사님. 변호사님께서는 인문계 고등학교를 자퇴하시고 서강대학교 경영학과에 진학, 최우수로 졸업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법학대학에 진학 후 법조인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독특한 이력이네요. A. 네, 일반적인 길은 아니었습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정해진 틀 안에서 사는 삶’에 맞지 않았습니다.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독학으로 대학에 진학했어요. 서강대학교 경영학과에 입학해 최우수로 졸업했지만, 그 과정에서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성적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책임지는 법’을 배웠다는 것입니다. 학부 시절 서강대학교 제35대 총학생회장으로 선출된 이력도 있는데요, 비운동권 출신으로는 최초였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조직’이나 ‘제도’보다 사람의 문제를 해결하는 리더십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고민이 결국 지금의 법조 철학으로 이어졌죠. Q.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신 후에는 공익법무관으로 일하셨는데 그 경험이 변호사로서 어떤 의미가 있었나요? A. 공익법무관 시절의 경험을 저는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대한법률구조공단에서 3년간 공익법무관으로 근무했었는데요, 그곳에서 매일 수십 명의 민원인을 만나고 억울한 사람들의 이야기
자신을 무시했다는 이유로 지인을 살해하고 집주인과 편의점 직원을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중국인 차철남(57)에게 법원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수원지법 안산지원 제1형사부(안효승 부장판사)는 12일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기소된 차철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숨진 중국인 피해자 형제에게 돈을 갚지 않고 식사만 얻어먹는다는 등 사소한 이유로 살인을 결심했다”며 “집주인과 편의점 직원 역시 자신에게 반말하며 무시한다는 이유로 악감정을 품고 범행을 계획했다”고 밝혔다. 이어 “유튜브나 TV 사건을 보며 살인 계획을 세우고 둔기를 휘두르는 연습까지 하는 등 범행을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며 “형제를 따로 떨어뜨린 뒤 수면제를 먹인 뒤 둔기로 살해하고 분이 풀리지 않아 흉기로 여러 차례 찌르고 시신에 고춧가루를 뿌리는 등 잔혹한 행위를 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편의점 직원은 췌장과 콩팥을 집주인은 대장을 다쳐 봉합 수술을 받았다”며 “피해자들과의 합의나 피해 회복 노력도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의 사형 구형에는 미치지 않지만 이에 상응하는 처벌이 불가피하다. 재범 위험성이 높고 사회로부터의 영구적 격리가 필요하다”며 양
법무부가 8일 신임 교정본부장에 이홍연 교정정책단장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신용해 전 본부장이 사의를 표명한 뒤 공석으로 남았던 교정본부장 자리가 내부 인사로 채워졌다. 이 본부장은 전북 출신으로 서울시립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했으며 1992년 7급 공채 시험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했다. 이후 법무부 복지과장, 부산교도소장, 수원구치소장 등 본부와 일선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치며 교정행정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 이홍연 법무부 교정본부장 프로필 ▲1966년 출생 ▲1986년 숭실고등학교 졸업 ▲1992년 7급 공채 임용 ▲2001년 서울시립대학교 경제학 졸업 ▲2005년 한양대학교 사법행정학 석사 ▲2017년 서울동부구치소 보안과장 ▲2020년 충주구치소장 ▲2020년 서울지방교정청 보안과장 ▲2021년 법무부 복지과장 ▲2022년 부산교도소장 ▲2023년 수원구치소장 ▲2024년 법무부 교정정책단장
2022년 5월 22일 오전 5시 1분. 26세의 여성 김모씨는 귀가하기 위해 부산시 서면의 한 오피스텔 공동현관에 들어섰다. 김씨가 엘리베이터의 버튼을 누르고 기다리던 그때, 김씨 모르게 그의 뒤를 밟고 쫓아온 이모씨(당시 30세)가 돌려차기로 김씨의 후두부를 가격했다. 김씨의 몸이 복도 벽면에 부딪힐 정도로 갑작스럽고 힘이 실린 공격이었다. 김씨가 바닥에 쓰러지자 이씨는 김씨의 휴대전화부터 빼앗은 뒤, 다시 강한 발길질로 김씨의 머리 부위를 여러 번 폭행했다. 김씨는 끝내 의식을 잃고 말았다. 첫 돌려차기부터 김씨가 의식을 잃을 때까지 걸린 시간은 단 10초에 불과했다. 이씨는 실신 상태의 김씨를 어깨에 들쳐 업고 CCTV가 비추지 못하는 사각지대로 향했다. 그로부터 약 7분가량이 흘렀고, 이씨는 의식 없는 김씨를 1층 복도 바닥에 두고 현장을 벗어났다. 이후 오피스텔 입주민에 의해 발견된 김씨는 급히 병원으로 옮겨져 외상성 두개 내 출혈 등의 뇌손상과 오른쪽 발목의 영구장애 가능성 등의 진단을 받았다. 부산경찰청은 사건 현장의 CCTV 등을 확인, 추적해 사건 발생 3일 만에 부산의 한 모텔에서 그를 검거했다. 경찰에 따르면 피해자 김씨와 가해자 이씨는
자신의 친딸을 수년간 성폭행한 50대 남성이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제15형사부(정윤섭 부장판사)는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13세미만미성년자강간) 및 (친족관계에의한강간) 혐의로 기소된 50대 A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 제한 10년, 전자발찌 부착 20년을 명했다. 다만 검찰의 보호관찰명령과 성충동 약물치료 명령은 기각했다. A씨는 2017년부터 2023년까지 6년간 친딸 B양(당시 6세)을 상대로 반복적인 성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장소는 제주행 여객선 객실, 성인 PC방 휴게실, 화물차 뒷좌석, 주거지 등 가리지 않았다. 첫 범행 이후에는 “엄마에게 말하면 큰일 난다”며 피해자를 협박하는 등 장기간 범행을 지속했다. B양은 초등학교 3학년 무렵 성교육을 통해 아버지의 행위가 잘못된 것임을 인식했으나, 두려움 때문에 신고하지 못했다. 이후 심적으로 의지하던 오빠가 군 입대를 하자 피해 사실을 가족에게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13세 미만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폭력범죄는 피해자의 신체적·정신적 성장에 심각한 상처를
마약류 대금 거래를 위해 가상자산 거래소를 운영하며 수억원대 부당이익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남경찰청은 마약류관리법 위반 방조 등 혐의로 20대 A씨 등 미등록 가상자산 거래소 운영자 10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2명을 구속했다고 4일 밝혔다. 수사 결과 A씨 등은 2023년 5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불법 가상자산 거래소를 운영하며 마약류 거래 대금을 중개하고, 약 4억4천만원 상당의 범죄 수익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마약 구매자가 거래소에 현금을 입금하면 판매자에게 가상자산으로 대금을 송금하는 방식으로 거래를 중개했다. 서로 일면식이 없는 이들이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점조직 형태로 활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거래 대금의 16~20%를 수수료 명목으로 챙긴 뒤, 판매책이 지정한 지갑 주소로 가상자산을 전송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수사당국은 이들이 챙긴 4억4천만원 상당의 범죄 수익에 대해 기소 전 추징 보전했다. 아울러 가상자산을 이용한 마약류 범죄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9월 ‘가상자산 전담수사팀’을 신설해 운영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마약류를 직접 유통하거나 투약하지 않더라도 가상자산 거래소 등으로 유통을 돕는 행위는 처벌 대
2018년 10월 31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가해자의 신상 공개를 요구하는 청원 글이 올라왔다. 사랑하는 딸이 결혼을 약속한 남자에게 살해되었다는 유족의 사연이었다. 유족은 잔인하고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가해자의 신상을 공개하고 엄벌에 처해달라고 호소했다. 피해자는 23세의 A씨, 가해자는 A씨와 교제 중이던 28세의 남성 B씨였다. A씨는 2014년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 소재의 K대학에 입학했다. 그리고 그해 학교 근처의 스피치 어학원에 등록해 차근차근 미래를 준비하고 있었다. 같은 시기 B씨도 해당 어학원에 다녔다. B씨는 A씨에게 자신을 K대학 동문이라 소개하고 친밀감을 보이며 A씨의 휴대전화 번호를 받았지만 따로 연락하지는 않았다. 그 후 4년이 흘러 A씨는 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의 한 대기업에 취업했다. 2018년 7월 어느 날, A씨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발신자는 B씨였다. 그는 대학원을 졸업하고 국회에서 인턴을 마친 뒤 춘천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고 소식을 전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짝사랑해 왔는데 준비가 되지 않아 말하지 못했고, 이제는 결혼 준비가 다 되어 연락을 했다”라고 고백했다. 두 사람은 곧 연인이 되었다. B씨는 A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