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지하철을 돌아다니며 여성들의 신체를 1295회나 몰래 촬영한 남성이 구속됐다. 단순히 성적 충동이 강하거나 일시적 일탈을 저지른 개인의 문제로만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도파민 중독’이라는 뇌의 학습된 함정이 숨어있다. 도파민은 흔히 ‘쾌락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쾌락을 느끼는 물질’이 아니라 ‘보상을 예측하고 추구하게 만드는 물질’이다. 즉 우리가 무언가를 얻을 때보다 “얻을지도 모른다”는 기대의 순간에 도파민이 더 많이 분비된다. 도파민은 결과가 아니라 탐색과 추구의 감정, 즉 ‘기대의 긴장감’을 강화시킨다. 이 남성의 경우도 성적 욕망 그 자체보다 “이번에도 들키지 않고 찍을 수 있을까?”라는 긴장감과 불확실성이 뇌의 도파민 회로를 자극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에게는 촬영의 성공이 곧 ‘보상’으로 연결되었고, 뇌는 그 경험을 기억해 반복 행동으로 강화했다. 그 결과 그는 성적 해소가 아닌 ‘은밀하게 성공했다’는 심리적 쾌감에 중독된 것이다. 도파민 시스템의 또 다른 특징은 ‘금기와 위험’이 결합될 때 반응이 더욱 강해진다는 점이다. ‘위험한 상황 속에서 성공할 때의 쾌감’은 단순한 쾌락보다 훨씬 강력한 신경학적 보상을 준다. 이 남성
우리나라 교도소는 늘 정원을 넘어선다. 정원 100명에 125명을 수용하는 일이 일상화되어 있다. 수용동마다 좁은 공간에 수십 명이 밀집해 생활하고, 바닥에 돗자리를 펴고 잠을 자는 장면도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일부 교정시설은 법정 수용 인원의 150%를 넘어서는 경우도 적지 않다.1) 과밀수용은 단순히 불편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수용자의 인간다운 생활을 침해하고, 최소한의 인권 보장조차 어렵게 만든다. 나아가 교육·상담·재활 프로그램 운영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교정·교화 기능마저 무력화되는 구조를 고착시킨다. 그러나 문제의 본질은 ‘교도소 공간이 좁다’가 아니다. 입구와 출구의 열쇠가 모두 검찰과 법원, 법무부 등 교정시설 밖의 기관에 쥐어져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누가 언제 들어오는지, 언제 나갈 수 있는지를 교정 당국은 결정할 수 없다. 오직 ‘받아서 관리하는 일’만을 맡고 있을 뿐인데 그 과정에서 책임만 떠안는다. 권한 없는 책임 구조가 과밀수용을 낳는 근본적인 이유다. 해외 사례는 이를 분명히 보여준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오랫동안 교도소 과밀 문제로 악명이 높았다. 결국 연방대법원은 Brown v. Plata(2011) 판결에서, “과밀수용이
최근 SNS와 메신저를 통한 아동·청소년 성 착취 사건이 급증하고 있다. 가해자들은 외모 칭찬으로 접근한 뒤 점차 성적 착취 목적의 사진이나 영상을 요구하는 ‘그루밍’(grooming) 수법을 사용한다. 상담 현장에서 만난 사례들을 보면 피해 청소년들이 비교적 쉽게 가해자의 요구에 응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청소년기의 발달 특성과 디지털 환경, 사회적 요인이 맞물려 나타나는 결과다. 청소년기는 타인의 시선을 과도하게 의식하는 발달 특성이 두드러진다. 이를 ‘상상적 청중’(Imaginary Audience)이라고 하는데, 이는 청소년들이 실제로는 그렇지 않더라도 마치 자신이 늘 다른 사람에게 주목받고 있다고 느끼는 심리적 현상을 말한다. 이 시기의 청소년들은 사소한 외모 변화나 말투, 행동까지 또래 집단이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래서 칭찬이나 인정은 단순한 호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그 결과, 외모에 대한 칭찬은 강력한 보상으로 작용하며 자기 존재감을 확인하는 수단이 된다. 이러한 심리적 특성은 가해자의 ‘너는 특별하다’는 조작적 언어에 청소년들이 쉽게 반응하도록 만든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가해자들이 청소년의 이런
한국의 형사사법 체계가 큰 전환점을 맞고 있다. 검찰의 수사권 조정으로 수사와 공소유지 기능이 분화되면서, 오랫동안 검사에게 집중되어 온 형벌 집행 권한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현행 「형사 소송법」과 「형의 집행 및 수용자 의 처우에 관한 법률」에 따라 검사가 형벌 집행을 지휘하는 현재의 시스템은 이제 시대적 요구에 부합 하지 않는다. 검사의 역할이 수사와 공소유지로 분화된 상황에서, 여기에 형벌 집행까지 담당하는 것은 권력 집중의 문제를 야기한다. 수사권 조정의 취지가 견제와 균형을 통한 형 사사법 체계의 선진화라면, 형벌 집행 권한 역시 이러한 방향으로 개편되어야 마땅하다. 더욱이 현대 교정행정은 단순한 구금에서 벗어나 재범 방지와 사회 복귀를 목표로 하는 전문적 영역이 되었다. 심리 치료, 직업 훈련, 사회 적응 프로그램 등 복합적 재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교정 전문가들의 판단과 권 한이 필수적이다. 검사가 이러한 전문 영역까지 지휘하는 현재 체계는 비효율적이며, 교정의 본래 목적 달성에도 한계가 있다. 미국의 약물법원(Drug Court) 제도는 우리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1989년 플로리다 마이애미-데이드 카 운티(제11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