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더시사법률> 독자분들 사이에서 ‘꼭 한 번 만나보고 싶은 변호사 1순위’로 늘 이름이 오릅니다. 먼저 스스로를 한 문장으로 소개하신다면, 어떤 변호사인지 그리고 지금까지 어떤 길을 걸어오셨는지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재심 사건을 주로 맡아온 변호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전남 완도군 노화도에서 태어나 노화종합고등학교를 졸업했고, 이후 목포대학교에 진학했다가 군 복무 후 복학하지 않아 중퇴했습니다. 서울 신림동에서 사법시험을 준비해 2002년에 합격,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뒤 지금까지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Q. 박 변호사님 이야기를 하면 ‘등대장학회’를 빼놓을 수 없는데요. 처음 장학회를 만들 생각은 어떻게 하신 건가요? 첫 재심 사건이 ‘수원 10대 소녀 상해치사 사건’이에요. 무죄 판결을 받고 보상금이 나왔을 때 아이들에게 “이 돈의 10%를 좋은 곳에 쓰자”고 했죠. 그리고 청소년 단체, 미혼모 시설, 세월호 피해자 단체 등에 후원을 했습니다. 그 이후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 등 연이어 무죄가 나왔는데 그분들이 저에게 “10%를 드리겠다”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그 돈을 다시 유가족이나 피해자 지원에 쓰고, 진범을 잡은 형사분께
현직에 있을 때 교정 인사 제도의 문제점에 대해 여러 곳에서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며칠 전 후배와 대화를 나누다 보니 아직도 개선된 점이 하나도 없는 것 같다. 근무평정을 잘 받는 요직에 있다가 업무 관련 비위를 저질러 징계를 받은 직원이 몇 년 지나지 않아 다시 같은 근무지에 배정되고, 승진시험까지 합격한다. 또 일선에서 부하 직원들을 데리고 새벽까지 술자리를 이어가던 사람이 본부의 요직을 돌아다니는 현실을 들을 때면 마음이 착잡하다. 교정의 날을 맞아 언론에서는 ‘수용자가 난동을 부리는 영상’, ‘교도관에게 주먹을 휘두르고 식판을 던지는 영상’ 등을 내보내며, ‘수용자 100명을 교도관 1명이 담당한다’는 기사들이 쏟아졌다. 그러나 정작 교정본부가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직원들을 위해 어떤 실질적 정책을 펼쳤는지는 묻고 싶다. 1990년대 C교도소의 야근 1개 부 인원은 약 50명이었다. 3부제에서 4부제로 전환되며 1개 부 40명 정도로 줄었고, 이후 근무 체계가 몇 차례 개편될 때마다 야근 인원은 계속 줄었다. 30여 년이 지난 지금은 1개 부 인원이 26명 내외로, 전체 야근 인력이 56명가량 감소했다. 전국 교정기관의 상황도 대체로 비슷하다. 그렇
형사전문변호사로서 법정에 서온 11년, 15000여건의 사건을 마주하며 가장 깊이 새겨진 감정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차가운 구치소 철창을 사이에 두고 의뢰인과 나누었던 절망의 무게, 그리고 마침내 석방이 선고되던 순간 법정을 가득 채우던 안도와 환희의 교차였다. 변호사의 일은 냉랭한 기록과의 씨름이지만, 그 끝은 한 사람의 인생과 그 가족의 삶을 뒤바꾸는 가슴 뜨거운 결과로 귀결된다. 형사소송법은 피고인이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주거가 일정하지 않거나 증거를 인멸할 염려 또는 도망할 염려가 있는 경우 구속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형사소송법 제70조(구속의 사유)). 법조문은 간결하지만, ‘구속’이라는 두 글자가 한 개인에게 가하는 무게는 상상을 초월한다. 사회와의 단절, 직장과 생계의 상실, 가족의 해체, 그리고 무엇보다 ‘범죄자’라는 낙인과 함께 무너지는 인간의 존엄. 이 모든 것이 판결이 확정되기도 전에 한 개인을 덮친다. 변호사에게 구속된 의뢰인과의 접견은 단순한 법률 상담이 아니다. 그것은 절망의 끝에 선 한 인간의 마지막 희망을 마주하는 일이며, 그의 무너진 삶을 법리라는 도구로 다시 일으켜 세우는 고된 과정의 시작이다.
최근 법무부 교정본부가 ‘교정의 날’을 맞아 공개한 한 수용자의 난동 영상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며, 교정행정의 현실과 방향성에 대한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영상은 위협적인 상황 속에서도 질서를 유지하려 애쓰는 교도관들의 고충을 담고 있었고, 교정직의 위험성과 감정노동을 부각하는 데 일정한 효과를 발휘했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정작 그 영상 안에 담겨야 할 핵심적 메시지가 빠져 있다는 것이었다. 수용자의 극단적인 행동이 발생하게 된 심리적 배경이나 교정 환경의 구조적 문제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교도관은 교정시설의 질서를 유지하며 국가 공권력을 가장 밀접하게 수행하는 공직자다. 교도소라는 폐쇄적 공간 속에서 언제 돌발 상황이 발생할지 모르는 긴장 상태를 일상적으로 감내해야 한다. 수용자의 폭행, 자해, 협박 등 물리적 위협뿐만 아니라 극도의 감정노동과 정신적 소진 역시 교정직의 일상을 지배하고 있다. 교정당국은 이들의 노고와 위험을 충분히 인식하고, 이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그러기 위한 가장 본질적인 방법은, 근본적인 위험 요인을 사전에 줄이는 것이다. 영상 속 수용자는 충동적이고 과격한 행동을 보였지만, 그 행동의 이면에는 분노조절
Q. 안녕하세요. 사건 병합에 대해 질문 드립니다. 혐의가 투자사기인 것은 동일한데, 크게 A, B 그룹으로 나눴을 때 코인과 선물로 종목이 달랐고, A그룹에서는 2020년~2023년간 약 3억을, B그룹으로부터는 2023년~2025년간 약 2억의 투자금을 받은 식으로 시기가 3개월 정도만 겹치는 상황입니다. 사건이 따로 진행되는 중인데, 이런 경우 A와 B 따로 처벌받게 되는 게 맞나요? 병합되면 형을 더 적게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병합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사기 사건이 여러 갈래로 나뉘어 진행될 때,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이걸 다 따로 처벌받는 게 맞나요? 병합되면 형이 줄어들지 않나요?”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병합이 항상 유리한 것은 아닙니다. 병합을 통해 포괄일죄로 인정되면 한 번의 형으로 처벌받아 유리할 수 있지만, 반대로 피해액이 합산되면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특경법) 등 가중처벌 규정이 적용될 위험이 커질 수도 있습니다. ‘병합’과 ‘포괄일죄’는 다른 개념이기 때문에 먼저 개념부터 구분해 보겠습니다. ‘병합’은 절차상 같은 재판부가 여러 사건을 한꺼번에 심리하자는 요청일 뿐이고, ‘포괄일죄’는 실질적으로 여러
Q. 안녕하세요. 헬스장 환불 관련 분쟁으로 질문 드립니다. 저는 2025년 7월 21일 A짐에 회원가입하면서 스피닝 종목으로 6개월 비용을 결제했는데, 그 자리에서 6개월 치 63만원과 개인 사물함비 2만원을 별도로 결제했습니다. 그런데 6개월 중 한 달도 이용하지 못한 상황에서 개인사정이 아닌 업장 주인이 바뀐 관계로 갑자기 하루 전에 환불을 해주겠다고 통보받았습니다. B짐에 모든 권한이 양도된 것입니다. 그러나 여기 관리자가 6개월 중 한 달 치 이용이 아닌 2개월 치를 빼고 나머지를 환불해준다고 합니다(계약서에 3개월+3개월(서비스)이니 그렇게 준다고 하였으나, 처음 계약 당시 담당자가 계약서상 적혀있는 것만 그렇고 6개월 치를 돈으로 내는거라고 하셨음). 개인사물함도 카드결제했는데 서비스 처리로 되어있어 환불해 줄 수 없다고 합니다. 저는 최소한 6개월 중 5개월분은 돌려받아야 하고, 사물함 비용 2만원도 돌려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돌려받을 수 있을까요? A. 안녕하세요. ‘담장 너머 우체부’ 법무법인 JK 이완석 변호사입니다. 오늘은 조금 색다른 질문입니다. 하지만 누구나 한 번쯤 겪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되어 이에 답변해 보고자 합니다. 일
형사재판을 하다 보면 때로는 사건의 결과보다 의뢰인의 ‘변화’를 증명해야 하는 사건이 있다. 이번 사건이 바로 그랬다. 필자를 찾아온 것은 의뢰인이 아니라, 의뢰인의 가족들이었다. 사건의 1심 판결이 선고된 지 며칠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가족들은 필자를 찾아와 간절하게 말했다. “다시 한 번 기회를 만들어 주세요.” 꽤 오랜 시간 면담을 통해 확인한 사건의 실체는 생각보다 무거웠다. 의뢰인은 평소 알고 지내던 피해자를 감금하고 강간을 시도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된 상태였다. 기록을 살펴보니, 1심에서 의뢰인은 감금 혐의만 인정하고 강간미수 혐의는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과 강한 처벌 의사를 근거로, 의뢰인의 태도를 ‘책임 회피’로 판단했다. 반성의 부재,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반성하지 않는 그의 대응이 판결을 더욱 무겁게 만들었다. 그 결과는 징역 2년의 실형이었다. 항소심을 준비하며 필자는 이 사건의 초점을 ‘사건’이 아닌 ‘사람’에 두었다. 형사재판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한 사실관계만이 아니다. 사건 이후의 태도, 반성, 그리고 피해자와의 관계 회복은 매우 중요한 사건의 열쇠다. 법은 냉정하지만, 그 냉정함 속
부산 지하철을 돌아다니며 여성들의 신체를 1295회나 몰래 촬영한 남성이 구속됐다. 단순히 성적 충동이 강하거나 일시적 일탈을 저지른 개인의 문제로만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도파민 중독’이라는 뇌의 학습된 함정이 숨어있다. 도파민은 흔히 ‘쾌락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쾌락을 느끼는 물질’이 아니라 ‘보상을 예측하고 추구하게 만드는 물질’이다. 즉 우리가 무언가를 얻을 때보다 “얻을지도 모른다”는 기대의 순간에 도파민이 더 많이 분비된다. 도파민은 결과가 아니라 탐색과 추구의 감정, 즉 ‘기대의 긴장감’을 강화시킨다. 이 남성의 경우도 성적 욕망 그 자체보다 “이번에도 들키지 않고 찍을 수 있을까?”라는 긴장감과 불확실성이 뇌의 도파민 회로를 자극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에게는 촬영의 성공이 곧 ‘보상’으로 연결되었고, 뇌는 그 경험을 기억해 반복 행동으로 강화했다. 그 결과 그는 성적 해소가 아닌 ‘은밀하게 성공했다’는 심리적 쾌감에 중독된 것이다. 도파민 시스템의 또 다른 특징은 ‘금기와 위험’이 결합될 때 반응이 더욱 강해진다는 점이다. ‘위험한 상황 속에서 성공할 때의 쾌감’은 단순한 쾌락보다 훨씬 강력한 신경학적 보상을 준다. 이 남성
요즘 해외에서 발생한 형사 사건에 연루되어 도움을 요청하는 상담이 부쩍 늘었다.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에서 형사 사건에 연루되는 경우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정리해 보았다. 세상에는 치안이 불안정한 국가가 많다. 관광객이 붐비는 지역이나 도심 한복판에서는 소매치기나 절도, 차량 털이 등 각종 범죄가 빈번하게 일어난다. 유럽이나 미국처럼 ‘선진국’으로 분류된 곳도 예외가 아니다. 우리나라나 일본처럼 비교적 치안이 안정된 몇몇 나라를 제외하면, ‘밤길에 안심할 수 없다’는 전제를 두고 행동하는 것이 안전하다. 물론 치안이 다소 불안한 나라라 하더라도 관광 명소 위주로만 이동한다면 위험이 그리 크지는 않다. 그러나 도시와 도시 사이를 이동할 때는 상황이 달라진다. 외진 지역을 지나게 되는 경우가 많고, 차량 고장이나 교통사고를 가장해 접근하는 범죄도 종종 발생한다. 특히 단독 이동이나 심야 이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유흥가에서도 경계심을 낮추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모르는 사람이 건넨 술에 약물이 섞여 금품을 빼앗기거나 숙소 위치를 노출해 2차 피해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정리하자면 해외에서 피해를 입지 않으려면 두 가지, 첫 번째는 도심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