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3대 마약왕’ 김형렬 징역 25년 아들 5년 법정구속

김형렬, 국내 마약 유통 총책으로 징역 25년 선고
동남아 마약 밀수의 최상선, 김형렬의 범행 전모

‘동남아 3대 마약왕’으로 불리며 국내 마약 밀수·유통의 최상선으로 지목된 김형렬(50)이 법원에서 징역 25년을 선고받았다.

 

27일 수원지법 제13형사부(부장판사 박정호)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향정)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형렬에게 징역 25년과 약물중독 재활이수 프로그램 8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또한 불법 수익 6억 8900여만 원을 추징하도록 했다.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형렬의 아들 김모 씨(25)도 징역 5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검찰이 각각 징역 40년(김형렬)과 15년(김 씨)을 구형한 데 비하면 감형된 결과이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마약 판매로 얻은 수익금을 가상화폐로 세탁하며 은닉했다”며 “범행 내용과 기간을 고려할 때 판결문에 기재된 불법 수익금을 초과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또한 “피고인이 상선으로서 범행을 주도하며 사회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아들 김 씨에 대해서도 “범죄수익 관리뿐 아니라 마약 거래를 충분히 인식한 상태에서 적극적으로 가담했다”며 공동 정범으로 판단했다.

 

김형렬은 동남아 마약 밀수·유통의 최상선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 ‘필리핀 사탕수수밭 살인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된 박왕열(46), 탈북자 출신 마약왕 최정옥(37)에게 대량의 마약을 공급한 인물이다.

 

박왕열은 필리핀에서 3명의 한국인을 살해한 뒤 탈옥해 텔레그램에서 마약 유통 조직을 결성한 바 있다. 수사기관은 박왕열이 이러한 행보를 보일 수 있었던 배경에 김형렬이 있다고 보고 있다.

 

김형렬은 2018년 베트남으로 출국한 뒤 텔레그램, 트위터 등을 통해 필로폰과 케타민을 대량 밀반입한 혐의를 받았다. 그는 2022년 7월 베트남에서 체포돼 국내로 송환됐으며, 검찰은 같은 해 12월 그와 그의 아들을 재판에 넘겼다.

 

결심 공판에서 김형렬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대부분의 혐의를 인정하고 있다”면서도 “박왕열과의 친분으로 계정을 공유했을 뿐 박왕열의 범죄까지 덮어씌워졌다”고 주장했다.

 

아들 김 씨에 대해서도 “아버지의 부탁으로 사건에 연루됐으며 마약 투약 사실은 없다”고 무죄를 요청했다.

 

김형렬은 최후 진술에서 “반성하지 않은 날이 없다”며 “너무 큰 죄를 지었고,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