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D: 변호사님 독자분들이 심신미약의 정의와 법원의 판단 기준을 궁금해합니다. 최근 감형 사례를 두고 적절성에 대한 논란도 많은데요.
이변: 네, 형법 제10조는 심신장애를 심신상실과 심신미약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심신상실은 사물의 변별능력이나 의사결정능력이 없는 상태로 형사책임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이고, 심신미약은 이러한 능력이 저하된 상태로 형을 감경할 수 있는 사유에 해당합니다. 법원은 의학적 감정과 범행 당시의 구체적 정황을 종합해 이를 판단합니다.
PD: 심신상실과 심신미약은 결과에서도 차이가 큰 것 같습니다.
이변: 정확히 말씀하셨습니다. 심신상실은 책임능력 자체가 부정되기 때문에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는 반면 필요에 따라 치료감호 등의 조치가 병행될 수 있습니다. 심신미약은 책임능력이 감소된 상태로 보아 책임은 인정하되 형을 감경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입니다. 다만 이는 반드시 감경해야 하는 사유가 아니라 법관의 판단에 따라 적용 여부가 결정됩니다.
PD: 조두순 사건 이후 법이 바뀌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음주나 약물로 인한 심신미약은 어떻게 달라졌습니까?
이변: 네, 2009년경 조두순 사건에서 법원은 피해자의 연령과 범행의 잔혹성 등을 가중사유로 보아 무기징역을 선택하고도, 범인에게 알콜중독 등으로 인한 심신미약상태가 인정된다는 이유로 형을 감경하여 징역 12년을 선고하였습니다. 당시 형법에 따르면 심신미약이 인정될 경우 반드시 형을 감경하도록 규정되어 있었고, 무기징역을 감경할 경우 최대 징역 15년을 선고할 수 있었기 때문인데요. 조두순 사건 이후로 특히 음주나 약물로 인해 범행을 저지른 경우까지 심신미약 감경 규정을 적용하는 것에 대해 비판이 컸고, 현재는 심신미약의 경우라도 반드시 감경해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법관의 재량에 따른 임의적 감경사유로 개정되었고, 음주나 약물로 인해 심신장애 상태에서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는 감경 규정을 적용하지 않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특히 성범죄와 관련해서는 심신미약을 쉽게 인정하지 않도록 법이 강화되었습니다.
PD: 현재도 법정에서 심신미약 주장이 많이 제기되나요?
이변: 형사재판에서 감경 요소로 고려될 수 있기 때문에 여전히 주장 자체는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다만 과거에 비해 법원의 판단 기준이 엄격해졌기 때문에, 객관적인 자료와 사정이 뒷받침되지 않는 경우에는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PD: 최근 판례 중에서 심신미약 주장을 인정하지 않은 사례가 있을까요?
이변: 네, 미국 국적의 한국계 남성이 2024년 1월경 마포구 골목길에서 남성을 칼로 찔러 중상을 입힌 사건인데요. 피고인은 주택가의 한 골목길에서 일면식도 없는 피해자가 타고 있던 차문을 두드린 뒤 피해자가 차에서 내리자 흉기를 휘둘러 상해를 입혔습니다. 재판과정에서 피고인은 심신미약을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징역 3년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요즘은 심신미약 주장이 예전보다 훨씬 엄격하게 다뤄지고 있다는 사례입니다.
이변: 심신미약 제도는 정신적 장애로 인해 판단능력이 저하된 경우 형사책임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기 위한 장치입니다. 다만 그 적용 여부는 객관적 자료와 구체적 정황을 바탕으로 엄격하게 판단될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제도의 남용을 방지하고 실제로 치료와 보호가 필요한 경우와 책임을 물어야 할 경우를 구별하기 위한 기준을 유지하는 데에도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