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광석·우국창·최하영 변호사 “수사권 조정 이후, 형사절차의 공정성 검증 더 중요해졌다”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형사절차의 구조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 제한, 수사기관 간 역할 분리, 구속 사건에서의 방어권 보장 문제 등은 최근 형사사법 논의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수사 단계에서 작성된 진술의 증명력과 재판에서의 증거 판단 기준이 달라지면서, 형사재판의 구조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음은 최광석, 우국창, 최하영 변호사와의 일문일답이다.


Q.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형사절차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A. 수사와 재판의 기능 분리가 이전보다 분명하게 드러났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로 볼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수사 단계에서 작성된 진술이 재판에서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구조였다면, 최근에는 법정에서의 증거 조사와 진술 검증이 중심이 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수사 단계의 기록에 의존하기보다, 재판 과정에서 증거의 신빙성을 다시 확인하는 절차가 강화되었고, 전체적으로 재판의 역할이 보다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Q.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이 제한되면서 재판 방식에도 변화가 있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실제로 어떤 영향이 있다고 보십니까?


A. 조서의 증거능력이 제한되면서 재판은 기록 중심에서 심리 중심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뚜렷해졌습니다. 수사 단계에서 작성된 내용만으로 판단하기보다는, 법정에서 진술의 일관성과 객관성을 직접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해졌고, 이에 따라 증인신문과 반대신문의 비중도 크게 확대되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재판을 형식적인 절차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사실을 검증하는 과정으로 강화하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변론의 방식과 준비 과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Q. 최근 구속 사건에서 접견 부족이나 소통 문제로 인한 불신이 계속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는 왜 반복된다고 보십니까?


A. 구속 상태에서는 외부와의 접촉이 제한되기 때문에 사건 진행 상황에 대한 정보 접근 자체가 어려운 구조가 기본적으로 존재합니다. 이 과정에서 충분한 설명과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당사자와 가족 모두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고, 그로 인해 불안과 불신이 커질 수 있습니다.

 

접견은 단순한 면회가 아니라 사실관계 확인과 변론 준비, 의사 전달이 이루어지는 핵심적인 절차이기 때문에, 이 부분이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으면 방어권 행사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결국 이러한 문제는 개별 대응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소통 방식과 절차 운영의 문제로 볼 필요가 있습니다.


Q. 형사사건에서 변호인의 역할에 대한 인식도 엇갈리고 있습니다. 현재 구조에서 변호인의 역할은 어떻게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십니까?


A. 변호인의 역할은 결과를 보장하는 데 있다기보다, 절차가 법에 따라 공정하게 진행되도록 만드는 데 있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수사 단계에서는 절차의 적법성을 점검하고 위법한 부분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재판 단계에서는 사실관계와 증거를 정리해 법원이 사건을 균형 있게 판단할 수 있도록 돕게 됩니다.

 

수사 기록이 특정 방향으로 구성되는 경향이 있는 만큼, 그 안에서 드러나지 않는 사정을 구조화해 제시하는 것도 중요한 기능입니다.

 

결국 변호인의 역할은 결과 자체보다 과정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데 무게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Q. 형사재판에서 동일한 사건이라도 결과가 달라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차이는 왜 발생한다고 보십니까?


A. 형사재판은 단순히 사실을 나열하는 절차가 아니라, 어떤 쟁점을 중심으로 사건을 해석하느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동일한 사실관계라도 어떤 부분이 핵심으로 설정되는지, 그 사실이 어떤 방식으로 설명되고 증거와 연결되는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재판은 고정된 결과를 전제로 진행되는 과정이 아니라, 증거와 논리를 통해 판단이 형성되는 절차라고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적 특성이 결과의 차이를 만들어내는 주요한 이유 중 하나입니다.


Q. 형사사법 시스템이 신뢰를 얻기 위해 가장 필요한 요소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A. 신뢰를 형성하는 데에는 일관된 기준과 설명 가능성이 핵심적인 요소로 작용합니다. 유사한 사건에서 동일한 기준이 적용된다는 경험이 반복되어야 제도에 대한 신뢰가 축적될 수 있고, 판단의 이유가 충분히 설명될 때 결과에 대한 수용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반대로 기준이 일관되지 않거나 설명이 부족하면 개별 사건에 대한 불만이 제도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결국 형사사법 시스템에 대한 신뢰는 제도의 형태보다, 그것이 실제로 어떻게 운영되고 어떤 방식으로 설명되는지에 의해 결정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