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에 개를 그늘도 없는 옥상이나 밭에 묶어두거나 충분한 먹이와 물을 주지 않는 등 반려동물에 대한 최소한의 돌봄 의무를 위반하면 최대 1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지금까지 열악한 환경에서 동물을 키우더라도 실제 상해나 질병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동물학대로 처벌하기 어려웠지만, 앞으로는 피해가 발생하기 전에도 행정제재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5일 국회 등에 따르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지난 2일 전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동물보호법 개정안(대안)을 통과시켰다. 현행 동물보호법은 반려동물 소유자에게 최소한의 사육공간과 먹이 제공, 적정한 길이의 줄, 위생·건강관리 등의 의무를 두고 있다. 구체적으로 실외에서 동물을 키우는 경우 더위와 추위, 눈·비, 직사광선을 피할 수 있는 휴식공간을 마련해야 한다. 동물을 줄에 묶어 기를 때는 원칙적으로 줄 길이를 2m 이상 확보해야 하며, 줄에 엉키거나 목이 졸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적합한 먹이와 깨끗한 물을 제공하고 사육공간의 분변과 오물도 관리해야 한다. 문제는 이러한 기준을 지키지 않은 것만으로는 곧바로 제재하기 어려웠다는 점이다. 현행법상 사육·관리 의무 위반이 동물학대죄로 이
수용자 자녀들이 직접 기록한 삶의 이야기가 청소년 작가들의 시선을 거쳐 미술 작품으로 재구성된다. 아동복지실천회 세움은 오는 5일부터 11일까지 서울 한남동 1-5디자인랩에서 수용자 자녀 인식개선 전시 ‘seen again’을 개최한다고 3일 밝혔다. 전시는 세움의 지원을 받아온 수용자 자녀 당사자 청년 10명이 공동 집필한 에세이 ‘기억함의 용기: 나는 수용자 자녀입니다’를 바탕으로 마련됐다. 청소년 작가 28명은 에세이를 읽고 “나에게 감옥이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각자의 경험과 시선을 작품에 담았다. 회화, 드로잉, 입체, 설치, 영상 등 다양한 형식의 작품이 전시된다. 세움은 1-5디자인랩과 협업해 진행하며 두 기관은 2018년부터 수용자 자녀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이해를 넓히기 위한 전시를 이어오고 있다. ‘seen again’은 사회적으로 쉽게 드러나지 않았던 이들의 존재와 이야기를 ‘다시 바라본다’는 의미로, 부모의 범죄에 따른 편견을 넘어 이들을 독립된 한 사람으로 바라보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이경림 세움 대표는 “이번 전시를 통해 수용자 자녀를 부모의 잘못이나 편견의 시선이 아닌, 저마다의 삶과 이야기를 지닌 한 사람으로 마주하는 계기가 되길
아동·청소년 디지털 성범죄 사건을 다뤄 온 변호사와 심리 전문가가 디지털 공간에서 자녀를 보호하기 위해 부모가 알아야 할 예방·대응 방법을 소개한다. 도서출판 지평은 법무법인 청 곽준호 변호사와 이재호 한국중독연구교육원 원장이 공동 집필한 《디지털 위험에서 아이를 지켜내는 법》을 출간했다고 30일 밝혔다. 책은 아이들이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디지털 공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성범죄 위험과 피해 이후 필요한 대응을 심리와 법률 측면에서 설명한다. ‘진단’, ‘심리’, ‘법률’, ‘회복’ 등 네 부분으로 구성해 디지털 성범죄에 취약해지는 원인과 그루밍의 심리적 구조를 짚고, 신고와 수사·재판 절차, 관련 법률, 사건 이후 회복 과정까지 단계별로 다룬다. 특히 가해자가 아이에게 접근해 신뢰를 쌓은 뒤 심리적으로 지배하는 ‘그루밍’ 과정을 여섯 단계로 나눠 살펴본다. 각 단계에서 부모가 주의 깊게 봐야 할 신호와 피해 사실을 알게 된 직후 필요한 말과 행동을 실제 상담 사례를 바탕으로 안내한다. 저자들은 디지털 성범죄로부터 아이를 지키기 위해서는 위험 신호를 조기에 알아차리는 것뿐 아니라 피해 발생 이후 아이의 심리 상태를 살피고 법적 절차에 적절히 대응하는 과정까지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출판 과정에 활용되면서 책 제작과 판매에 머물렀던 출판산업도 ‘지식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26일 출판계에 따르면 하정우 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비서관은 전날 대한출판문화협회 특별강연에서 ‘AI 시대, 대체불가 대한민국 AI 전략과 출판산업의 변화 방향’을 주제로 출판산업의 역할 변화를 제안했다. 하 전 수석은 출판사가 보유한 콘텐츠를 AI 기업에 제공하고 국내외에서 발생한 수익을 배분받는 협력 구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소설을 웹툰·게임·영화·드라마 등으로 확장하고, 관련 지식재산권(IP)을 공동으로 소유·관리하는 방안도 새로운 사업 모델로 제시했다. AI를 활용한 콘텐츠 제작 가능성에도 주목했다. AI 기술의 발달로 아이디어만으로도 일정 수준의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게 된 만큼 기존 출판 방식이 AI 시대에도 그대로 유효할 것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하 전 수석은 와일리와 앤트로픽의 협력을 AI 시대 출판산업의 변화 사례로 소개했다. 글로벌 학술출판사 와일리는 지난해 AI 기업 앤트로픽과 전략적 협력 계획을 발표하고 자사의 연구 콘텐츠를 AI 플랫폼에서 활용하는 시범사업에 나섰다. 앤트로픽이 개발한
여름철 진드기 매개 감염병인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이 사람뿐 아니라 반려동물의 건강까지 위협하고 있다. 발열과 식욕부진, 무기력 등 초기 증상이 장염이나 열사병과 비슷해 감염 여부를 조기에 구별하기 어려운 데다 예방백신과 특이 치료제도 없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23일 질병관리청과 농림축산검역본부 등에 따르면 SFTS는 바이러스를 보유한 참진드기에 물려 감염되는 인수공통감염병으로, 사람은 물론 개와 고양이 등 동물도 감염될 수 있다. 반려동물이 감염됐을 때는 발열과 식욕부진, 무기력,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혈소판 감소나 염증수치 상승 등 혈액검사상 이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실제 국내 반려견 SFTS 감염 사례를 분석한 연구에서는 감염된 개 가운데 발열과 식욕부진이 각각 57.1%에서 나타났고 무기력은 42.9%, 구토는 35.7%에서 확인됐다. 올해 발표된 서울지역 반려견 감염 사례에서도 염증지표 상승과 백혈구·혈소판 감소, 위장관 이상 등이 관찰됐다. 문제는 이 같은 증상이 장염이나 열사병 등 다른 질환에서도 흔히 나타나 초기에는 SFTS 감염 여부를 구별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예방백신이나 SF
경기도가 광복 80주년을 맞아 국내 반환을 추진한 안중근 의사의 유묵 ‘獨立’(독립)이 아직 일본에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도는 올해 말까지 일본 측 소장자와 협의를 이어가되 반환이 성사되지 않으면 광복회 경기도지부에 지원한 13억원의 반납 절차를 밟을 방침이다. 14일 경기도에 따르면 ‘독립’은 안 의사가 중국 뤼순감옥에서 직접 써 일본인 간수에게 건넨 작품이다. 조국 독립을 향한 안 의사의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적인 유묵으로 평가된다. 현재 일본인 간수의 후손이 소유하고 있으며 일본 교토 류코쿠대학이 위탁받아 보관하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해 광복 80주년을 맞아 유묵의 국내 반환을 추진했다. 지난해 9월 추가경정예산으로 13억원을 편성해 광복회 경기도지부에 민간자본보조 방식으로 지원했다. 전체 매입 비용은 약 26억원으로 예상됐다. 경기도 지원금을 제외한 나머지 13억원은 국민펀딩으로 마련할 계획이었지만 일본 측 소장자와의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아 펀딩도 시작하지 못했다. 경기도는 유묵 확보 가능성이 구체화되면 국민펀딩을 진행할 예정이다. 올해 말까지 반환 성과가 없으면 광복회 경기도지부에 지급한 지원금을 반납받아 처리할 방침이다. 다만 광복회
10일 오전 10시께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공항철도에서 하차해 제1여객터미널보다 비교적 한산한 터미널 안에서 고령층이 줄지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위층으로 향했다. 여행객들 사이에 섞여 있었지만 이들의 손에는 캐리어가 없이 핸드백과 비닐봉지를 들고 있었고 그 안에는 박카스 서너 병이 담겨 있었다. 이들을 따라가자 제2합동청사 문 앞쪽에 대청마루처럼 넓은 휴게공간이 나타났다. 한 명에서 세 명씩 무리를 이룬 어르신 9명가량이 곳곳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한쪽 벤치에서는 세 명의 어르신이 나란히 앉아 신문을 읽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30여 분 뒤 다시 찾은 휴게공간의 풍경은 달라져 있었다. 처음보다 6개 무리가 더 늘어 돗자리를 펴고 자리를 잡았다. 돗자리마다 한 명에서 세 명씩 모여 준비해 온 음식을 먹거나 누워 휴식을 취했다. 이들이 공항을 찾은 목적은 여행이 아니었다. 친구와 함께 있던 서울 목동에서 온 A씨는 방문 목적을 묻자 “피서 왔어요”라고 답했다. 그는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오는데 보통 두세 시간 있다가 간다”며 “친구들과 떠들기도 하고 쉬기도 한다. 더위를 피하면서 친구들과 이야기하기에 적당한 곳”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서구에서 왔
9일 오후 경기 용인시 캐리비안베이. 수영복과 래시가드를 입은 피서객들이 튜브를 든 채 쉴 새 없이 물놀이 시설로 향했다. 파도풀에는 가족과 연인, 친구 단위 방문객들이 빼곡히 들어찼고 물놀이를 마친 사람들은 젖은 몸으로 그늘을 찾아 음료를 마시며 더위를 식혔다. 40도를 넘나들던 극한 폭염은 다소 누그러졌지만 한낮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워터파크에는 여름방학과 휴가철을 맞은 피서객들의 발길이 아침부터 이어졌다. 서울에서 연인과 함께 왔다는 한 방문객은 “밖에서 돌아다니기에는 여전히 너무 더운데 물에 들어와 있으니 훨씬 낫다”며 “휴가철이라 사람이 많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더 붐비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이를 데리고 나온 가족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부모들은 물에 들어가기 전 아이들의 구명조끼를 다시 조여주거나 손을 꼭 잡고 이동했다. 물놀이를 마친 아이들은 몸에 수건을 두른 채 간식을 먹었고, 일부 가족은 그늘 아래 자리를 잡고 잠시 더위를 피했다. 남양주 진접에서 부모와 함께 왔다는 현지오(12)군은 “아침부터 계속 물놀이를 했는데 아직 더 놀고 싶다”며 “밖은 더운데 물에 들어가 있으면 시원해서 좋다”고 말했다. 현군의 부모는 “방학 중에 아이
인도네시아 북수마트라주 카로군의 중심 도시를 벗어나자 도로 양옆으로 고추와 옥수수, 감자밭이 이어졌다. 굽이진 산길을 따라 피해지역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지붕과 나뭇잎 위에 내려앉은 잿빛 흔적이 눈에 들어왔다. 멀리 구름 사이로 모습을 드러낸 시나붕산은 해발 2460m의 거대한 능선을 마을 위에 드리우고 있었다. 길가에는 화산재가 뒤덮었던 낡은 주택과 장기간 사람이 살지 않은 듯 문이 닫힌 건물이 드문드문 남아 있었다. 밭에서 일하는 주민들은 오토바이와 작은 화물차에 농작물을 실어 날랐다. 이 지역 주민들에게 농사는 생계의 대부분이지만, 화산이 분화할 때마다 한 해 농사가 순식간에 잿더미로 변하는 일이 반복됐다. 시나붕산은 수백 년간 큰 활동이 없다가 2010년 다시 분화하기 시작했다. 2013년 이후 폭발과 화산재 분출이 되풀이되면서 주민 수천 명이 대피하거나 삶의 터전을 떠나야 했다. 2014년 분화로 16명이 숨졌고 2016년에는 화산재와 고온의 가스가 마을과 농경지를 덮치면서 7명이 목숨을 잃었다. 피해는 분화가 멈춘 뒤에도 끝나지 않았다. 화산재는 농작물과 식수원을 오염시켰고 주민들의 눈과 호흡기를 자극했다. 어린이들은 학교가 문을 닫을 때마다 안전지
지난해 전국에서 구조된 유실·유기동물이 10년 만에 10만 마리 아래로 줄었지만, 동물보호센터에 입소한 동물 10마리 중 4마리 이상은 보호자에게 돌아가거나 새 가족을 만나지 못한 채 자연사하거나 안락사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농림축산식품부의 ‘2025년 동물보호·복지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지방자치단체 동물보호센터에 입소한 유실·유기동물은 9만5685마리로 집계됐다. 동물별로는 개가 6만7384마리로 전체의 70.4%를 차지했다. 고양이는 2만6969마리로 28.2%였으며, 나머지 1332마리는 토끼와 페럿, 기니피그, 햄스터 등 기타 동물이었다. 구조된 뒤 기존 보호자에게 돌아간 동물은 1만685마리로 전체의 11.2%에 그쳤다. 새로운 보호자에게 입양된 동물도 2만4528마리로 25.6%였다. 반면 보호센터에서 자연사한 동물은 2만4545마리로 25.7%, 안락사된 동물은 1만6561마리로 17.3%였다. 자연사와 안락사를 합하면 전체 구조 동물의 43.0%인 4만1106마리에 달한다. 구조되는 유실·유기동물 수는 줄었지만 해마다 4만 마리가 넘는 동물이 기존 보호자나 새로운 가족을 만나지 못한 채 보호 과정에서 생을 마감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