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프런티어]수사 단계에서 구속된 당신에게

구속은 끝이 아닌 수사의 시작
수사 초기부터 변호사 동석해야

 

수사 중 구속영장이 청구되어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결국 구속되었다면, 수사기관과 재판부는 구속기간을 고려해 매우 신속하게 절차를 진행하기 시작합니다. 아마도 당신이 당황하고 있는 사이에 모든 일이 빠르게 진행될 것입니다. 바로 이 시기,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두 가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방어권의 주도권을 절대 놓치지 마십시오.


구속되었다고 해서 수사기관의 흐름에 그대로 휩쓸려서는 안 됩니다. 지금 이 시기는, 당신의 입장이 공식적으로 수사기록에 남는 마지막 시점입니다. 이때의 진술과 대응은 향후 재판 전반을 이끄는 기본 골조가 됩니다. 그러므로 단순한 해명이나 감정 호소로는 부족합니다. 전략을 세우고 대응을 해야 합니다.


이 단계에서 변호인은 단순히 법률적 조언만을 제공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수사기록이 만들어지는 바로 그 순간, 수사관과 검사 앞에서 당신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법적 방패입니다.

 

혼자서 대응하지 마시고, 반드시 수사에 변호인이 동석하게 하십시오. 변호인과 함께 충분한 논의를 거쳐 전략을 세우고, 진술 하나하나에 신중하게 접근해 수사기록을 함께 만들어나가야 합니다. 그것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방어의 시작이자, 재판 결과로 인해 얻게 될지 모를 억울함을 방지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첫걸음입니다.



둘째, 수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구속되었다고 해서 수사가 끝난 것이 아닙니다. 검찰은 지금 이 순간에도 당신과 피해자의 진술, 각종 증거자료, 정황 등을 종합하여 사건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한 번 정리하여 수사기록으로 확정된 내용은 이후 재판에서 쉽게 뒤집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여러분이 지나고 있는 지금 이 시점이 바로 그 수사기록을 만드는 결정적 시점입니다.


이 시점부터 변호인과 충분한 대화를 하십시오. 기존 수사에서 어떤 진술이 오갔는지, 어떤 내용이 충분히 설명되지 않았는지, 누락된 정황은 없는지 빠짐없이 공유해야 합니다. 수사 단계에서 방향이 없는 대응은 오히려 불리한 기록을 남깁니다. 전략이 없는 진술은 유의미한 방어가 될 수 없습니다. 지금은 시간을 아껴 의미 있는 대응을 해야 할 때입니다.


변호사는 마법사가 아닙니다. 이미 벌어진 사실을 지우거나 없던 일을 만들어낼 수는 없습니다. 만약 그런 능력이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변호사가 아니라 사기꾼입니다. 하지만 변호사는 당신의 억울함을 법정에서 논리와 증거로 설득하는 사람입니다. 그 역할은 사건 초기부터 수사기록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함께할 때 비로소 제대로 수행할 수 있습니다.


저희 구성원들은 최근에도 의뢰인과 수사 단계부터 함께한 여러 사건들에서 준강간, 강간치상, 아동성범죄, 불법촬영, 사기 등 다양한 혐의에 대해 전부 무죄 판결을 받아냈습니다. 이는 우연이나 단순한 행운은 아닙니다. 전부 수사기록이 생성되는 초기부터 철저히 대응한 결과였습니다.


수사기록은 단순한 서류가 아닙니다. 기록은 싸움터, 곧 전장(戰場)입니다. 이 전장을 처음부터 함께 밟아야만, 변호사에게도 피고인의 억울함이 선명하게 보입니다. 기록을 보면 전략이 떠오르고, 진술을 보면 허점이 드러나며, 피해자의 말에서 당신에게 혐의를 씌우기 위해 허위 또는 과장한 부분이 어디인지도 머릿속에 그려집니다.


형사 변호사는 억울한 사건을 보면 피가 끓고, 기록을 보면 머릿속에서 전략이 폭발하듯 떠올라야 합니다. 변호사가 열정을 가지고 법정에서 의뢰인을 열심히 변호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 이는 없을 것입니다. 발 빠른 대응으로 혹시 모를 일말의 억울함도 깨끗이 씻어내고 싶다면, 수사 단계부터 변호인을 선임해 대응하기를 권해드리는 바입니다.


선배 변호사들은 으레 사건에 과몰입하면 이 업계에서 오래 버티지 못한다고 충고합니다. 그 또한 맞는 말이고, 꼭 필요한 조언입니다. 그러나 저는 법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삶의 중대한 난관을 맞닥뜨린 억울한 의뢰인들을 보면 그 어려움을 어떻게든 해결해 드리고픈 열정이 솟는 것을 느낍니다. 그래서 후배들에게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억울한 기록 끌어안고 일하다 죽으면 천당 간다. 한 번뿐인 인생, 내일 죽어도 후회 없는 오늘을 살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