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한증’ 다시 불붙나… 동아시안컵 첫 경기, 한국 vs 중국

동아시아 축구의 최강자를 가리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이 7일 저녁 막을 올린다.

 

개최국인 한국은 같은 날 오후 8시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중국을 상대로 대회 1차전을 치른다. 이후 대표팀은 11일 홍콩, 15일 일본과 차례로 맞붙는다.

 

이 대회는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 일정과는 무관하게 열리는 비공식 대회다. 따라서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등 유럽파 선수들이 빠진 대신, K리그와 J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중심이 된 ‘실험의 장’이다. 26명의 엔트리 중 J리거 3명을 제외하면 모두 K리거들이며, 이 중 단 1명만 K리그2 소속일 만큼 국내 리그 주전급들이 대거 소집됐다.

 

하지만 단순한 평가전은 아니다. 1년 앞으로 다가온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열리는 실전 무대이자, 최종 엔트리를 향한 경쟁의 시작이기도 하다. 홍명보 감독은 “테스트라는 말은 이제 의미가 없다. 전쟁이 시작됐다”며 선수들에게 확실한 동기부여를 심어주고 있다.

 

첫 상대는 ‘숙적’ 중국이다. 중국은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 탈락한 뒤 브란코 이반코비치 감독을 경질하고, 20세 이하 대표팀을 맡고 있던 데얀 주르예비치 감독에게 임시 지휘봉을 맡긴 채 대회에 나선다.

 

전력 면에서는 한국이 앞선다는 평가가 우세하지만, 첫 경기 특유의 긴장감과 함께 중국이 동기부여 측면에서 오히려 매서운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은 2010년 동아시안컵에서 한국을 3-0으로 꺾으며 ‘공한증’을 깼다고 자평한 바 있다. 실제로 1978년 첫 맞대결 이후 30년 넘게 27경기 연속 무패(16승 11무)를 이어오던 한국은, 그날 경기에서 완패하며 충격을 안았다.

 

이후에도 한동안 양국 간 성적은 2승 2무 2패로 팽팽한 흐름을 보인 시기도 있었지만, 최근 5경기에선 다시 한국이 모두 승리를 거두며 주도권을 되찾았다.

 

이번 대회는 2019년 부산에서 열린 이후 6년 만에 한국에서 다시 개최되는 동아시안컵이다. ‘최다 우승국’인 한국은 통산 6번째 우승에 도전하며 안방에서 다시 정상에 오르겠다는 각오다. 일본과 중국은 각각 2회 우승 기록을 갖고 있다.

 

무더위 속에서 나흘 간격으로 총 3경기를 치르는 일정도 변수다. 체력 안배와 로테이션 운용이 불가피한 가운데, 홍명보 감독이 어떤 조합으로 첫 경기부터 승기를 잡을지 주목된다. 특히 마지막에 펼쳐질 한일전이 사실상 결승전 양상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은 만큼, 중국전의 결과와 내용은 전체 대회의 흐름을 좌우할 결정적 분수령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