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영 이혼 후 전남편 동의 없이 시험관 시술… 법적 공백 논란

시술 동의 주체는 여성 본인…
전 남편 동의 법적 요건 아냐

 

배우 이시영 씨가 시험관 시술로 얻은 배아를 이식해 혼자 임신 및 출산을 결심했다고 밝히면서, 이혼한 배우자의 동의 없이 이뤄진 배아 이식이 법적으로 가능했는지를 두고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한마디로 ‘규정 공백’인 셈인데 상당수 산부인과 병원에서는 시험관 시술 직전에도 본인과 배우자의 동의를 구하고 있다고 한다.


9일 의료계에 따르면 현행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생명윤리법)은 배아의 ‘생성’만을 규제할 뿐, 이미 만들어진 배아를 여성의 자궁에 착상시키는 행위에 대한 명확한 제한은 두고 있지 않다.


김재연 대한산부인과의사회장은 “이혼 여성은 전남편 동의 없이 시험관(체외 수정) 시술을 받을 수 있다.

 

시술 주체이자 신체적 결정권은 오직 여성 본인에게 있다”면서도 “매우 복잡하고 논란의 여지는 많은 문제로 보인다. 만약 전 남편이 반대했다면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법원은 생식의 자유 등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법조계 관계자들도 “혼인 중 생성된 배아를 이혼 후 착상한 것이라 해도 법적으로 남편의 동의를 요하는 명시 규정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씨가 혼자 양육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양육비 분쟁 가능성은 작지만, 친생 여부를 둘러싼 인지 소송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한빈 KHB파트너스 대표변호사는 “민법 제844조 제3항에 따라 이혼 후 300일 이내 출생 시 전 남편의 친생자로 추정될 수 있다”며 “이 씨가 3월경 이혼한 만큼 내년 1월 이전 출산이면 친생 추정이 적용된다. 이후 출산이면 인지청구가 필요하지만, 기각될 여지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3월 이혼 소식을 전한 배우 이시영 씨는 전남편의 둘째를 임신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 씨는 “현재 임신 중”이라며 “제가 이 자리를 빌려 먼저 말씀드리는 이유는, 앞으로 일어날 오해와 추측을 미리 방지하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라면서 이혼 후 임신 소식을 전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모든 법적 관계가 정리돼 갈 즈음, 공교롭게도 배아 냉동 보관 5년의 만료 시기가 다가오면서 선택해야 하는 시간이 왔고, 폐기 시점을 앞두고 이식을 받기로 결정내렸다. 상대방은 동의하지 않았지만 제가 내린 결정에 대한 무게는 온전히 제가 안고 가려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