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변호사님, 소개 좀 부탁드립니다.
A. 저는 1996년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2001년 수원지방검찰청 검사로 임관했습니다. 이후 네 곳의 임지를 거치며 근무하다 2006년 의정부지방검찰청을 마지막으로 검사직을 마쳤습니다.
이후 법무법인 로고스에서 15년간 변호사로 일했고 2021년부터는 법무법인 테헤란에서 형사사건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Q. 수사기관과 사법기관 사이의 권한 구조가 현재 적절하게 작동하고 있다고 보십니까?
A. 적절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구조 자체의 문제보다는 설계와 운용 사이의 간극이 더 본질적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설치 등 최근 몇 년간 권한 구조에 상당한 변화가 있었습니다. 권한을 분산하고 상호 견제를 강화하려는 방향 자체는 맞습니다. 다만 제도가 바뀌었다고 해서 운용 방식이 곧바로 따라오는 것은 아닙니다. 기관 간 협조가 원활하지 않거나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지는 경우가 생기기도 합니다.
결국 지금 필요한 것은 추가적인 구조 개편보다는 현재 설계가 의도한 대로 작동하고 있는지를 냉정하게 평가하고 미흡한 부분을 보완하는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Q. 검사로 수사를 하던 시절과 변호사로서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에는 어떤 차이가 있다고 보십니까?
A. 검사로서 사건을 볼 때는 범죄 성립 여부와 증거의 충분성을 중심으로 판단하게 됩니다. 공소를 제기할 것인지, 법정에서 입증이 가능한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반면 변호사의 입장에서는 동일한 기록을 보더라도, 수사 과정에서의 절차적 적법성이나 증거의 취약 지점을 함께 검토하게 됩니다. 특히 피고인의 방어권이 충분히 보장되었는지,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의 증명이 이루어졌는지를 보다 엄격히 따지게 됩니다.
결국 같은 사건 기록이라도, 어느 위치에서 보느냐에 따라 강조점이 달라집니다. 이러한 시각의 차이가 형사사법 구조를 균형 있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Q. 검찰 개혁 논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수사와 기소 권한의 분리가 실제로 형사사법의 공정성을 높일 수 있다고 보십니까?
A. 이론적으로는 타당한 방향입니다. 수사와 기소가 같은 기관에 집중될 때 생기는 문제는 분명히 있습니다. 수사기관이 스스로 기소 여부까지 결정하는 구조에서는 수사 결과를 정당화하는 방향으로 판단이 흐를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분리 자체가 곧 공정성 향상으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더라도 두 기관이 실질적으로 독립적으로 판단하지 않는다면 구조만 바뀌는 것에 그칩니다. 또한 분리 과정에서 수사 정보의 공유와 협조가 원활하지 않으면 오히려 사건 처리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검사 출신으로서 솔직히 말씀드리면 권한 구조보다 그 권한을 행사하는 사람과 조직의 문화가 더 중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제도를 바꾸는 것과 함께 수사와 기소 각 단계에서 독립적이고 엄격한 판단이 이루어지는 문화가 자리잡혀야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동일한 범죄라도 사건마다 형량 차이가 크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현재 양형 기준이 충분히 예측 가능하게 작동하고 있다고 보십니까?
A. 어느 정도 예측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사실입니다. 양형위원회가 설치되고 범죄 유형별 양형 기준이 마련되면서 이전보다 형량의 편차가 줄어든 측면은 있습니다.
다만 현장에서 체감하는 현실은 조금 다릅니다. 양형 기준이 권고적 성격에 머무는 만큼 재판부의 재량이 여전히 상당한 범위에서 작동합니다. 같은 유형의 범죄라도 재판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는 경우가 없지 않습니다.
검사로 일하던 시절과 비교해도 양형의 일관성은 분명히 나아졌습니다. 하지만 디지털 성범죄나 신종 사기처럼 양형 기준이 아직 마련되지 않은 범죄 유형에서는 예측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지는 것이 현실입니다.
결국 양형 기준의 적용 범위를 넓히는 것과 함께 기준이 실제 재판에서 일관되게 작동하는지를 점검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성범죄 사건은 수사 단계에서 진술이 핵심 증거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검찰은 어떤 기준으로 기소 여부를 판단합니까?
A. 성범죄 사건은 물적 증거가 제한적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피해자 진술의 일관성과 구체성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출발점이 됩니다. 다만 진술이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기소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객관적 정황과의 부합 여부와 진술 형성 과정의 자연스러움 모순 여부 등을 함께 살펴보게 됩니다.
법정에서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수 있을 정도로 입증이 가능한지 즉 공소 유지 가능성도 중요한 판단 기준입니다. 수사 단계의 판단은 어디까지나 기소 여부에 관한 것이고 최종적인 유무죄 판단은 재판 과정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이 전제됩니다.
결국 기소 판단은 진술의 존재 여부가 아니라 그 진술이 법정에서 증명력을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한 종합적 평가라고 볼 수 있습니다.
Q. 형사 절차에서 피해자 보호가 강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제도적으로 어떤 보완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A. 검사로 일하면서 피해자가 절차의 중심이 아니라 주변에 머무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제도는 개선되고 있지만 현장에서 체감하는 변화는 아직 충분하지 않습니다.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정보 접근권입니다. 피해자가 자신의 사건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충분히 알 수 없는 구조에서는 절차에 실질적으로 참여하기 어렵습니다. 수사와 재판의 진행 상황을 피해자가 적시에 파악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합니다.
2차 피해 방지도 여전히 과제입니다. 수사 과정에서의 반복 진술 요구나 재판 과정에서의 피해자 신문 방식은 피해자에게 또 다른 상처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절차적 보호 장치가 형식에 머물지 않고 실질적으로 작동해야 합니다.
재판이 끝난 이후의 지원도 중요합니다. 판결이 선고되면 제도적 관심이 끊기는 경우가 많지만 피해자의 회복은 그 이후에도 계속됩니다. 법적 절차의 종결이 지원의 종결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형사사건에서 변호사와 의뢰인, 가족 간 소통이 원활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이런 문제가 왜 발생한다고 보십니까? 또 제도적으로 어떤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A. 형사사건은 절차가 길고 복잡하며, 특히 구속 사건의 경우 가족과의 직접 소통이 제한되는 구조적 특성이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진행 상황에 대한 정보가 충분히 공유되지 않으면 불안과 오해가 생길 수 있습니다.
또한 일부 사건에서는 변호사의 업무 과중이나 사건 관리 체계의 미비로 인해 소통이 지연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선임 단계에서 업무 범위와 연락 체계를 명확히 설명하고, 주요 절차가 진행될 때마다 정보를 공유하는 구조를 갖추는 것이 필요합니다.
결국 소통은 서비스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의뢰인의 방어권과 직결된 요소입니다. 예측 가능성과 투명성이 확보될 때 신뢰도 함께 형성된다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