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동간 변호사 형사사법 구조 개편 논쟁, 핵심은 ‘권한 분산보다 운용의 실효성’

 

형사사법 시스템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수사와 기소 권한의 분리, 기관 간 견제 구조, 양형 기준의 일관성, 피해자 보호 문제 등 다양한 쟁점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최근 제도 개편이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현장에서 제도가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형사사법의 공정성은 단순한 구조 개편만으로 확보되기 어렵고, 제도의 실제 운용이 더 중요한 과제로 지적된다.

 

다음은 이동간 변호사와의 일문일답이다.


Q. 수사기관과 사법기관 사이의 권한 구조가 적절하게 작동하고 있다고 보십니까?


A. 현재 구조를 단순히 적절하다거나 부적절하다고 단정하기보다는, 설계된 제도가 실제로 어떻게 운용되고 있는지를 중심으로 볼 필요가 있습니다.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설치 등을 통해 권한 분산과 견제 장치는 일정 부분 강화되었지만, 제도의 변화가 곧바로 현장의 운영 방식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한계도 드러나고 있습니다. 기관 간 협조가 원활하지 않거나 책임 소재가 명확히 정리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도 이런 간극에서 비롯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새로운 구조를 만드는 것보다, 현재 제도가 의도한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를 점검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Q. 수사와 기소 권한의 분리가 형사사법의 공정성을 높일 수 있다고 보십니까?


A. 수사와 기소 권한을 분리하는 방향은 이론적으로는 충분히 설득력이 있습니다. 동일한 기관이 수사와 기소를 모두 담당할 경우, 수사 결과를 정당화하는 방향으로 판단이 기울 수 있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권한을 나누는 것 자체가 곧 공정성으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실제로 두 기관이 독립적인 판단을 하고 있는지, 상호 견제가 실질적으로 작동하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또한 수사 정보 공유가 원활하지 않거나 협조 체계가 미흡할 경우 사건 처리의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결국 제도 변화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각 단계에서 독립성과 책임성을 유지하려는 운영 문화가 함께 자리 잡아야 의미 있는 변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Q. 동일한 범죄라도 형량 차이가 발생하는 문제는 어떻게 보십니까?


A. 양형위원회가 설치되고 기준이 마련되면서 과거에 비해 예측 가능성이 일정 부분 개선된 것은 사실입니다. 다만 현재의 양형 기준은 권고적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재판부의 재량이 여전히 넓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유사한 사건에서도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는 경우가 발생하게 됩니다. 특히 디지털 성범죄나 신종 사기처럼 기준이 충분히 축적되지 않은 영역에서는 이러한 차이가 더 크게 체감될 수 있습니다.

 

결국 양형 기준의 적용 범위를 넓히는 것과 함께, 실제 재판에서 그 기준이 얼마나 일관되게 적용되고 있는지를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Q. 성범죄 사건에서 진술이 주요 증거가 되는 경우, 기소 판단은 어떤 기준으로 이루어집니까?


A. 성범죄 사건은 물적 증거가 제한적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진술의 신빙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핵심이 됩니다.

 

단순히 진술이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판단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진술이 얼마나 일관되고 구체적인지, 형성 과정이 자연스러운지, 객관적 정황과 충돌하지 않는지를 함께 살펴보게 됩니다.

 

또한 해당 진술이 법정에서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수 있을 정도의 증명력을 가질 수 있는지도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결국 기소 여부는 진술의 존재 자체가 아니라, 그 진술이 재판 과정에서 얼마나 설득력 있게 입증될 수 있는지에 대한 종합적 평가를 통해 결정됩니다.


Q. 피해자 보호 제도는 충분히 작동하고 있다고 보십니까?


A. 제도적인 장치는 지속적으로 보완되고 있지만, 현장에서 체감되는 수준은 아직 충분하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우선 피해자가 사건의 진행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운 구조에서는 절차에 실질적으로 참여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보 접근권 보장이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또한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반복적인 진술 요구가 이루어질 경우 2차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형식적인 보호 장치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로 피해자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식으로 제도가 작동해야 합니다.

 

더 나아가 재판이 종료된 이후에도 피해자의 회복을 지원하는 체계가 이어질 필요가 있으며, 절차의 종료가 곧 지원의 종료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형사 절차에서 소통 부족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A. 형사사건은 절차가 길고 복잡하며, 특히 구속 사건의 경우 당사자와 가족 간 직접적인 소통이 제한되는 구조적 특성이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사건 진행 과정이 충분히 공유되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불안과 오해가 커질 수 있습니다.

 

여기에 사건 관리 체계가 정교하지 않거나 업무가 과중한 경우에는 소통이 지연되는 문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결국 소통은 단순한 편의의 문제가 아니라 방어권 행사와 직결되는 요소입니다.

 

절차의 진행 상황이 투명하게 공유되고, 앞으로의 과정이 예측 가능하게 설명될 때 당사자의 신뢰도 함께 형성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