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흔적 (목포교도소)

 

오늘도 여전히 태양은 솟았다


우리의 작은 일상들이 모여
커다란 삶을 만들어 낸다


부지불식간에 그렇다


내 삶도 그렇게 만들어졌고
너의 삶도 그렇다


일부러 사는 삶은 없다


시간은 내가 모르는 사이에 흘러흘러
여기까지 온 거다


우리의 시간도 그렇게 흘러
결국엔 넓디넓은 곳에서 만난다


결코 좁디좁은 이곳이 마지막이 아니며
시간의 한 흐름 속에 잠시 갇혀 있는 것뿐이다.


잠시 잠깐이면 된다


그리 길지 않은 시간 속에
우린 존재하고 함께하며
이곳에 있는 것뿐임을 절망하지 말라


희망을 품어라
살아 있음에 감사하며
숨 쉬는 것에 존재 가치를 느껴라


오늘


오늘이 있으매
당신과 나, 우리가 있다


우리가 사랑하는 태양과 햇살이
우리를 비추는 순간이


매일
시나브로 같이
나에게
너에게
우리에게
다가옴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