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금형을 선고받고도 이를 납부하지 않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형사제도의 실효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벌금을 내지 못한 경우 노역장 유치나 지명수배로 이어지는 구조가 반복되면서 제도 개선 필요성도 함께 거론된다.
11일 인권연대에 따르면 벌금 미납으로 교정시설에 수용된 환형유치 인원은 2021년 2만 1868명에서 2022년 2만 5975명으로 늘어난 데 이어 2023년에는 5만 7267명으로 급증했다.
형법에 따르면 벌금형이 확정되면 원칙적으로 판결 확정 후 30일 이내에 벌금을 납부해야 한다.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법원은 벌금을 대신해 일정 기간 교정시설에 수용하는 노역장 유치를 집행할 수 있다. 노역장 유치는 벌금을 내지 못한 사람을 시설에 수용해 일정 기간 노역을 하도록 하는 제도다.
벌금은 재산형에 해당하며 집행시효는 5년이다. 다만 이 기간 동안 압류나 추심 등 강제집행이 개시되면 시효가 중단되고 다시 진행된다. 단순히 시간이 지났다는 이유만으로 벌금 책임이 소멸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검찰 집행 규정에 따르면 벌금을 완납하거나 노역장 유치가 집행되면 지명수배는 해제된다. 또 납부 연기나 분할 납부, 사회봉사 대체가 허가된 경우에도 수배 해제 사유가 된다.
이 같은 구조 속에서 벌금 미납 상태로 수배 중인 피의자가 다른 범죄로 검거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서울 구로경찰서는 새벽 시간대 음주운전 혐의로 20대 남성 A씨를 적발하는 과정에서 벌금 미납으로 수배 중이던 사실을 확인해 함께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차량이 비틀거리며 운전하고 러버콘을 치고 지나갔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A씨를 현장에서 적발했다.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이면 음주운전에 해당하며, 0.08% 이상이면 면허 취소 처분과 함께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0.08% 이상 0.2% 미만은 1년 이상 2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1000만원 이하 벌금, 0.2% 이상은 2년 이상 5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상 2000만원 이하 벌금이 가능하다.
한편 A씨를 신고한 B씨 역시 벌금을 납부하지 않아 지명수배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B씨는 과거 마약류관리법 위반 사건으로 벌금형이 확정됐으나 이를 납부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B씨에게 미납된 벌금을 납부하도록 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에서는 벌금형이 경제적 제재 수단이라는 점에서 미납 문제가 반복될 경우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벌금 미납이 노역장 유치나 수배로 이어지는 구조가 현실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점검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